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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원재란 / 자본과 신체의 함수관계

강철

'오늘날 인간의 몸은 기능적 사물이자 기호의 집합체로서 자본의 지배로 인해 텅 비어버린 육체에 불과하다고 누군가 말했다. 그렇다면 허공에서 방황하는 기호화된 육체는 형식 덩어리에 불과하지 않는가? 그러나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주체성과 정체성의 위기 속에서 자신의 몸에서조차 자유로워질 수 없다. 나를 입증할 수 있는 가장 구체적이고 물질적인 근거로서의 나의 몸은 정체성 추적의 마지막 담보물이다. 소비사회의 물질적 풍요로움에 길들여져 강요된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한없이 가벼운 껍질로서의 육체 덩어리, 고통이나 절망, 분노나 희열도 없이 거세된 영혼이 허공을 부유하고 있는 것이다.' - 작가의 생각



<주택가 주변까지 노골적으로 뿌려대는 매춘 삐라는 여전히 불쾌한 존재이지만 갈수록 무감각해집니다. 그런 맥락에서 보면 원재란의 그림은 그다지 충격적인 이미지가 아닐 수 있습니다. 그보다 미스코리아 후보처럼 당당한 얼굴 표정이 오히려 당황스럽게 하고 있습니다. 자본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신체의 매매가 쉬워지고 인간성이 상실되는 경향은 당분간 어쩔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세상이 변하고 가까운 미래에 슈퍼스타 매춘부가 등장하여 야구선수보다 아무리 많은 연봉을 받아도 명예의 전당에 들어갈 수는 없는 것입니다. 어쨌든 10년 전 밤의 무법자가 던졌던 유혹의 몸짓이나 현재의 그것은 한결 같지만, 갈수록 거리낌없는 신체의 표정은 이 시대의 금력을 잘 말해주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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