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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이정웅 / 성공과 사랑 또는 정복과 번식

강철

얼굴 있는 풍경(74) 이정웅

“서점에 가보면 수많은 책들의 주제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사랑, 또 하나는 성공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토록 집착하고 애착하는 주제 중 하나가 어린 시절 내게 찾아왔다. 많은 문학이 청년기의 사랑을 순수하고 아름답게 묘사하고 있다. 문학 속 이야기는 긴밀한 사건들과 흥미를 이끌어 낼만한 경험들을 엮어 우연과 필연을 통해 개연성을 이끌어 낸다. 하지만 실제 우리 삶은 그러한 문학의 사건들처럼 흥미롭진 않다. 그들이 아름답게 생각하는 경험조차도 극히 단편적이거나 식상한 사건일 경우가 허다하다. 하지만 각자의 경험에 대한 동경할 수 있는 추억, 즉 필터를 통해 포장할 수 있다. 소유 혹은 쟁취를 달성하지 못했을 때 그 느낌은 긍정적일 순 없다. 하지만 시간이 흐른 뒤 술안주거리가 되었을 때 그 경험에 대해 감정이라는 것은 더욱 부드러워진다. 시간이라는 과정에 있어서 달관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고행이 따르겠지만 말이다. 쟁취를 못하고 실패를 했지만 그것은 결과를 가지고 생각을 하지 않는다. 비록 달성하지 못하고 실속이 없었던 허무한 것이었을지라도 그러한 우매했던 시절의 자신을 사랑하기 때문에 앞서 말한 포장은 더욱더 효과적으로 자리 잡게 된다. 그림을 그리는 것은 이것과 같다.”
- 작가의 생각




현대인이 모여 있는 군중 속 누군가 생리작용이 발생하면 다들 웃게 되는 데, 그 이유는 사람이 동물보다 차별된 존재라는 암시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인간이 아무리 인문학적 포장을 해도 생물학적 본능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 힘없는 수컷은 암컷에게 거절당하고, 힘센 수컷이 필요 이상의 암컷을 거느리는 ‘동물의 세계’는 오늘날 사람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성공과 사랑’을 다룬 TV드라마나 ‘정복과 번식’을 찍은 동물 다큐멘터리는 그 속성이 별반 다르지 않은 것이다. 주로 수컷끼리 다투는 전쟁, 폭동, 스포츠 등보다는, 암수가 서로 어우러지는 로맨스를 그리는 예술작품이 훨씬 매력적으로 보인다. 그 이유는 근육보다 마음이 보이는, 즉 덜 동물적인, 더 사람 냄새가 나서일 것이다.

※ 이정웅 작가는 2010년 초아살롱 공동작업실에서 작업하며, 16번지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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