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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최수정 / 회화는 무엇이고 왜 그리는가,예술가의 고민이자 특권

강철

얼굴 있는 풍경(86)

“영화 ‘트루먼 쇼’에서 트루먼이 하늘과 바다라 믿었던 벽에 다가가 처음 발견한 건, 물감의 흔적이나, 바래진 이미지 아래 드러난 벽의 재질이었을 것이다. 과장되어 설정된 트루먼의 연극적 현실은, 사물들의 재료가 드러날 때, 그 신화적인 의미가 깨졌었다. 특정 맥락에서 추려져 분석, 조직된 이미지들은 페인팅 내부에서 환영을 만들거나 표면을 드러내며, 이질적 재료를 강조한다. 페인팅은 ‘표면’의 관점에서 2차원적인 뭔가 이지만, 실재 ‘공간’의 관점에선 삼차원성이 최소화된 오브제이기도 하다. 선별된 이미지들이 구축되는 페인팅 내부의 이차원적 환영의 공간과 페인팅이 놓이는 삼차원의 실제의 공간, 그 두 공간의 관계는 환상과 현실의 관계와 같다. 따라서 어떤 페인팅을 소스로 어떤 공간의 이미지를 만들 것인가가 개별 작업들과 프로젝트들을 구별 하게끔 만드는 기준이 된다.” - 작가의 생각



극단적 개념미술로 치닫기 전의 조각, 평범한 팝아트로 규정되기 직전의 회화, 현대적 요소를 교묘히 배합한 동양화 등, ‘경계’에 서 있는 미술은 언제나 관심의 대상이다. 그 이유는 사람의 인식의 영역에서 부딪히는 혼란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작품들은 첫눈에 모호하고 무료하게 보일 수 있지만 볼 때 마다 끊임없이 뇌를 귀찮게 하기 때문에, 롱런하는 예술이 된다. 실력 있는 작가들이 예쁜 미술을 만들어 당장 누릴 수 있는 단기적 효과를 몰라서 노리지 않는 것이 아니다. 이렇게 쉽지 않고 고민이 엿보이는 작품을 막상 대하게 되면 정작 표현 방법이 보는 이의 취향과 동떨어져도 결국 관심을 갖게 된다.

그만큼 예술적 고민은 내가 못하고 예술가만 할 수 있는 ‘지적 사치와 허영’의 영역이지만, 끝끝내 어떻게든 공유하게 되면 명품 구입하는 효과 그 이상이다. 그래서 근본적 고민을 끝없이 하는 작가는 평생 잊히지 않는다

- 최수정 작가는 2010년 베를린 베타니엔에서 전시하였고 국내외를 오가며 작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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