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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리준 / 욕망의 표현은 감동적 예술이 될 수 있을까

강철

얼굴 있는 풍경(87)

“바쁘고 빠른 삶을 사는 현대인은 현실에서 벗어나 활력소를 찾아 잠깐이라도 자연으로 도피하고 싶어 한다. 그러다 보면 식물원을 찾거나 작은 분재를 가까이 둔다. 특히 대자연의 풍경을 축소해 만든 분경은 도시인을 염두에 두어 생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이런 인위적 분경에서 기운생동 (氣韻生動)을 느끼거나 ‘자연과 교감’하기란 어렵다. 가짜 풍경이라도 만들고 가까이 두어 대자연을 소유하려는 인간의 욕망을 반영한 분재, 나는 그 분경을 웅장한 사진 작품으로 재현하여 더 크고 놀라운 대자연으로 만들고 싶었다. 의도적으로 자세를 낮추거나 장시간의 관찰 등의 행위를 통해 클로즈업한 파인더 속의 나만의 분경은 또 다른 자연으로 창조되어 또 다르게 소유되고자 한 것이다. 대자연을 소유하려는 현대인의 욕망, 그리고 그 욕망 이상을 채울 수 있는 표현은 이 작품 시리즈의 핵심이다.” - 작가의 생각



대다수의 작가는 천재가 아니기에, 처음부터 대단한 감동을 보여주기 어려운 법이다. 그래서 피가 한참 더운 젊은 날의 작품 속에서는 ‘위대한 숙성’보다는 ‘감각과 아이디어’가 눈에 띄는 이유도 그러하다. 특히 인간의 욕망을 다루는 작품은 신선한 충격을 주기는 하지만, 그것이 감동까지 가려면 철학과 연륜이 필요한 듯하다.

그래서인지 반짝 스타가 아닌 오랜 기간을 맞선 예술가의 흔적이란 참으로 깊이가 남다르다. 그래도 어찌되었든 주류 미술 을 흉내 내지 않은 리준 작가는 무엇보다 남다른 작품 세계로 첫 단추를 채웠다는 점에서 잠재력이 크다 하겠다. 그래서 언젠가 욕망의 표현이 큰 감동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 리준 작가는 2011년 4월 갤러리175에서 첫 번째 개인전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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