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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변시재 / 섞이고 닮아가지만 여전히 불편한 공존

강철

얼굴 있는 풍경(93)



“이제껏 나는 그것을
나의 삶의 구석의 작은 배경으로 생각했다.
그것은
나의 삶의 일부
아니 중요한 부분으로 차지한 것을
깨달은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은 그것과 함께 하고 싶다.
내가 조금 양보하고
그것도 나에게 조금 가까이 와야 할 것 같다.
조금씩… 조금씩…
그러면
우리는 생명력을 가질 것이며
타인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아름답고 조화로운 것을 만들어 낼 것이며
그것 속에는 생명력을 지닌 새로운 에너지가
또 다른 생명을 만들어 낼 것이다.”
- 작가의 생각



공사장을 가리기 위한 가림막, 펜스에 관한 그림과 시다. 회화 뿐 아니라 다양한 장르와 복잡하고 어려운 작업을 소화하는 작가답다. 작가에게 펜스는 도시의 수술을 시도하는 치유 공간이고, 또한 새로운 구조물을 만들기 위해 준비 공간이며, 자연을 파헤치는 파괴 공간이이기도 하다. 이러한 생성과 소멸을 무작정 막을 수도, 그렇다고 당연하게 허용할 수도 없는 애매한 상황이다. 상반된 성질의 것이 어쩔 수 없이 하나의 공간에 존재하는 순간이다. 작가는 도시와 자연이 한 공간에 이상적으로 존재하게끔, 상상력과 감성을 동원하여 시각적으로 재현했다. 현실세계에서는 위대한 건축과 조경이 경계를 메우려 맹활약해왔지만, 궁극적인 공존에 도달하기는 어렵다. 선과 악, 유와 무, 나와 남 등 인간에게 주어진 다양한 상반된 요소는 섞이고 닮아가지만 불편한 공존은 엄존한다. 그 근거로 작가처럼 이상에 다가가 미리 엿보려는 예술가들이 동서고금 속에 늘 있었기 때문이다.

- 변시재 작가는 2011년 10월 서교예술실험센터에서 6번째 개인전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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