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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서상익 / 일상과 상상의 간극, 연극의 완성

강철

얼굴 있는 풍경(95)

“일상, 우리는 이 단어를 접하는 것만으로도 건조함과 무료함을 느낀다. 모든 공간과 물질을 단지 관찰의 대상으로 놓고 본다면, 그건 분명 딱딱하고 건조하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일상 속에 축축하게 젖어들어 생활한다. 그 일상을 단순히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이다. 반복되는 공간과 사건들 속에서도 우리의 끝없는 상상은 또 다른 세계로 반응한다. 그래서 공간과 사건들은 매번 똑같이 반복될 수 없는 것이다. 우리는 단순히 가시적이고 물질적인 세계에만 존재하고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상상이 공존하는 또 다른 세계, 혹은 두 세계의 경계에서 살아가고 있다. 난 회화의 공간 속에서 이 두 세계를 공존시킴으로써 진정한 일상을 보여주고자 한다. 그리고 그 속에서 나의 존재를 확인하고 보여주고자 한다. 나의 작업에 있어서 회화는 일상과 상상이 함께 공존할 수 있는 새로운 연극의 공간이다. 난 회화의 공간에 두 세계를 공존시킴에 있어서, 다소 사진적인 사실감에 의존하여 표현한다. 상상과 일상과의 긴장감을 위해 사진이 갖고 있는 ‘존재의 증명’을 강하게 이용하는 것이다. 회화의 공간에서 나만의 세계를 완벽하게 만들어내고자 하는 욕구와 편집증의 해소이기도 하다.

어쩌면 내 작업의 가장 근간이 되는 핵심은 강한 자기애와 나의 삶에 대한 애착일 것이다. 이런 작업의 특성은 초현실주의 회화와 많은 연관성을 가지기도 한다. 하지만 초현실주의가 무의식의 세계와 물질세계의 가치질서를 ‘파괴’하는데 집중한 반면, 난 두 세계의 ‘공존’과 ‘경계’에 집중하고 있다. 그리고 무의식과 상상은 분명히 동일한 부분이 아니라 교집합과 여집합을 갖고 있다. 나에게 가장 좋은 그림은 은밀한 내러티브를 지닌 감각적인 시각의 자극이다.”
- 작가의 생각



지극히 작은 일상이 상상이라는 연극으로 둔갑하는 순간, 인간은 풍요로워진다. 작가의 개인적 표현이라 100% 공감하기는 어려울지 몰라도, 확장된 시공간으로 유혹하는 화폭에 눈길이 가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이 공허한 자기 세계의 메아리가 아닌 것은 매우 구체적인 상황을 사진처럼 그려냈기 때문이다. 집중력이 뛰어난 묘사력으로 뚜렷이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을 그려내니 상상의 꼬리에 꼬리를 무는 형국이다. 상상을 이야기하면서도 어설픈 추상으로 도망가지 않는다. 처음부터 관객에게 군림하지 않고 동일한 출발선을 제안하지만, 결국 보여줄 것은 다 보여주는 일방적 쇼로 끝난다. 평등이 배어있는 자신감, 연극의 감동이 커질 수밖에 없다<- 서상익 작가는 2010년 11월 인터알리아 아트컴퍼니에서 2번째 개인전을 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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