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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기업의 정치자금 문화기금 되어야 나라가 산다

탁계석

기업 돈의 명예회복이 필요한 때
‘짜고 치는 고스톱’이란 말을 모르지 않을 것이다. 우리 국민들은 이제 정치인과 기업인들의 짜고 치는 게임에 넌더리를 내고 있다. 해방 이후 역대 정권을 거치며 정치가들은 한결같이 기업 돈을 받아 정치하는 관행을 만들어 왔다. 실세들의 불법 선거 자금 연류는 ‘역할’과 ‘자리’의 관계가 빚어낸 인재(人災) 다.
2003년 신문 1면을 장식한 ‘돈 빌라’는 최고의 설치 미술이었고 ‘차떼기’는 최고의 행위예술이었다. 인간의 욕망을 이처럼 처절하고 적나라하게 표현할 작가가 또 있을까.
씁쓸하게 퇴장하거나 너무 쬔 햇볕을 퇴색시키느라 컴컴한 동굴에 갇힌 이들을 보면 그래도 민초들은 착한 행복에 위안을 느낀다.

정치권력 집중은 후진국 증후군
흔히 나라의 힘이 지나치게 정치에 집중화되면 후진국이라 한다. 합리성이 정착된 나라에선 오히려 정치가보다는 예술가가 더 빛나고 당연히 대접을 받는다. 그런데 이 땅은 전업 작가일수록 살기가 핍박스럽다. 거꾸로 가는 나라의 요소들을 두루 갖추고 있는 것이다.
그래도 오세훈 의원처럼 한참 잘 나갈 분이 내가 죽어 나라를 구한다면 하고 ‘어둠의 의원’들을 향해 한 몸 불사르는 것은 희망이다. 문화 예술판도 이런 發光體(발광체)가 있어야 하는데 철지난 외투 인 냥 공개 임용 제도에 합법적 불법이 숨어들어 직무유기를 부추긴다. 다 짜고 치는 결과는 비슷하게 나타난다. 그래서 뽑은 단체장의 무능을 누가 책임지나.

파워 오브 원의 위력
거꾸로 파워 오브 원의 위력을 보자. 가평의 남이섬 이야기다. 70-80년대 학창시절을 보낸 사람들은 남이섬으로 소풍을 갔다. ‘캠핑’ 이란 말이 생겨났을 즈음 남이섬은 멋진 데이트 장소였다. 그러다 대기업이 참여한 자연농원(에버랜드)이 생기고 각종 현대화된 위락시설이 앞 다투어 생기며 남이섬은 잊혀진 섬이 되고 말았다. 개인의 힘으로 막대한 투자 설비를 따라갈 수 없었기 때문이다. 30여 년의 세월이 지나고 새로운 패러다임이 생겼다. 역설적으로 환경과 자연이 미래 산업의 핵심이 되었다. 그러나 이를 발견한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혜안이 있었다. 현재 사장직을 맡은 캐릭터 디자이너이자 동화작가이기도한 강우현 이란 인물이다. 그의 남이섬 꿈 역시 숱한 우리의 왜곡된 문화 구조와 현장에서의 사투 끝에 얻어진 아이디어요 드라마 ‘겨울연가’는 그의 땀에 날개를 달아 주었다. 첫 해 26만에 불과했던 관광객이 지난해 80만을 넘었다. 올해는 100만이 넘을 것이라 한다. 가평 일대 음식점 등 지역 경제가 살아났다. 문화에 文자도 관심 없던 지자체가 발 벗고 나섰다. 서로 투자를 하겠다고 논쟁을 벌였다. ‘가평’이냐 ‘춘천’ 이냐의 경계 싸움을 벌여 결국 춘천 시로 편입되었다.




문화 없는 지자체 경제난 민원 심화될 것
상대적으로 유치찬란한 러브호텔을 방치한 지자체들은 관광 수입을 얻지 못한다. 도로의 매연과 먼지만 마시게 될 것이다. 필자가 자주 지나는 양평 강상면도 뒤늦게 ‘문화거리’로 지정 되었지만 볼게 없는 그야말로 비문화 꼴불견 거리임을 자랑하는 꼴이 되고 말았다. 늘 불 꺼진 군민회관도 군민의 세금이 세고 있을 텐데 말이다. 망가지기는 서종면도 마찬가지다. 90년대 무너미의 강변 추억을 가진 이들은 개발논리에 신음하고 있다. 그래도 서종에 가면 서종 갤러리가 있어 배정혜전을 볼 수 있었으니 그나마 작은 위안이다.

민간 문화재단 설립 봄이 올 것이다
이를 확대하면 기업과 문화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명품 러시와 해외 쇼핑 욕구는 소비 수준의 향상에 따른 필연이다. 이제 본격적인 문화 마케팅이 펼쳐져야 하고 문화이지미가 없는 기능성 광고는 설득력이 없다.
때문에 기업이 정치와의 관계를 절연하고 정정당당한 국제 경쟁 게임에 나서야 한다. 따라서 문화는 더 이상 시혜의 대상이 아니다. 머지않아 민간 문화재단 발족이 봇물 터지듯 할 것이다. 이제 문화는 공공에서 민간으로 이양되고 있고 또 그래야 한다. 나의 현장 감각에서 멀러서 문화의 봄이 오고 있음을 느낀다.


- 사진제공 : 배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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