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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곡 독창회를 열자

탁계석

우리 대학에서는 가곡을 다루지 않는다. 겨우 한국예술종합학교에 클래스가 개설되어 있을 뿐이다. 테너 임웅균 교수가 타 교수들과 싸우다시피 해서 만든 강좌다.

가곡에 예술성이 있다 없다를 논하기 전에 우리 음악에 대한 경시는 어디서 온 것일까. 왜곡된 엘리트 의식, 자신이 공부한 것만 지키려는 기득권 집착, 연구 미흡 등이 원인이 아닐까 한다.

그간 우리는 서양 음악을 통해 거의 모든 것을 경험했다. 타고난 재능 덕분에 국제적인 위상도 만들었고 세계의 관심도 끌었다. 이제 남은 일은 서양음악 일변도의 구조를 바꾸는 일이다. 인식의 변화가 선행되어야 하고 이를 유도할 수 있는 창작 능력과 시장 지배력을 갖춘다면 언제고 벽은 무너질 수 있다고 믿는다.

지금 가곡은 점점 청중으로부터 멀어지고 있다. 노래가 사라지는 사회란 그만큼 정서가 메말라간다는 반증이다. 이태리에만도 5,000명의 성악가가 머물고 있다고 하니 엄청난 자원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근자에 작곡가들이 중심되어 가곡 살리기에 나섰다. 지난주엔 세종체임버 홀에서 '테너 강무림 가곡 독창회'가 있었다. 청중의 반응도 뜨거웠고 가창력이 무르익은 성악가의 가곡에 사람들은 속으로 따라 불렀다. 사실상 우리 음악계는 가곡만으로 독창회를 꾸미는 것을 터부시 해왔다. 한마디로 수준이 낮다고 폄하해버렸다. 그러나 이제는 이런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 모르는 외국 가곡이 설령 예술적으로 좀 더 우수하더라도 원어를 알아듣지 못하는 답답함은 참을 수 없다. 청중에겐 이솝의 '두루미의 식사 초대'나 다를 바 없다.

앞으로 대학이 '가곡 독창회'를 실적으로 받아 주고 보다 예술성 있는 가곡이 불려 질 수 있도록 장려 정책을 펼쳐야 한다. 대학들이 위기라고만 외칠 것이 아니라 예술 현장을 살리는 작업에 동참해야 한다.

엊그제 2006년 문화 예술인들의 생활 실태 보고서가 나왔다. 전체 예술인 55%의 평균 소득이 100만원이하라는 통계가 말해주듯 예술가의 사회적 대접이 말이 아니다. 문화 소비자가 늘어나야 예술가들이 살 수 있고 그것은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는 문화 프로그램 개발하는데 있다. 이태리, 독일, 프랑스 가곡이 아무리 좋다 해도 알아듣는 우리 정서에 맞고 알아 들을 수 있는 가곡에 청중들은 더 박수를 보낸다. 음반도 만들고, 백화점 문화센터, 시, 군,구에 있는 문화 공간을 최대한 활용해 가곡 교실을 만들면 성악가들의 일자리 창출도 된다.

재미있는 것은 성악의 스타들은 모두 가곡을 불렀다는 사실이다. 그 옛날 테너 이인범 선생의 '희망의 나라로', 엄정행의 '목련화', 박인수의 '향수', 임웅균의 '밀양아리랑'이 스타 성악가를 만든 것이라면 가곡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가. 클래식 관객이 줄어든다고 걱정만 할 것이 아니라 다시 출발하는 마음으로 가곡 살리기 운동을 전개해야 한다. 작곡가들도 힘을 내어 시대정신에 맞는 좋은 곡을 부지런히 써서 우리의 정서를 살찌우게 해야 한다.

이제 평론가들도 나서서 가곡을 잘 부르는 성악가를 찾고 스타를 만드는데 힘을 보탤 것이다. 시중의 음반유통이 시원치 않지만 인터넷을 통해 보급 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또 가곡이 듣고 싶은 분은 '내 마음의 노래'(krsong.com)에 들어가면 무료로 들을 수 있고 악보도 구할 수 있다. 동네마다 가곡 교실이 만들어져 전국이 아름다운 우리 노래로 가득 찼으면 한다.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모두들 사는 게 힘들다고들 한다. 이런 때 일수록 작은 여유를 갖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함께 모여 노래하는 즐거움, 예술이 시민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란 것을 공직자들이 안다면 직장에도 가곡 교실을 개설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삶의 환경도 많이 달라지지 않겠는가. 어느 성악가는 몇 군데의 가곡 클래스를 운영하며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다고 한다. 당당하게 가곡 독창회를 여는 성악가들이 많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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