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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참여정부 ‘문화’ 기대할 수 있을까

탁계석

우리나라에서 프리랜서의 존재 방식은 결코 쉽지 않다. 자유기고가, 화가, 독립 음악가, 작가 등이 자신이 일한 최소한의 값은 받아야 하는데 전혀 그렇질 못하다. 두뇌가 좋아 고시 패스한 사람들이 수십 년간 문화를 이끌어 왔는데 왜 상황은 점점 악화일로에 있는 것일까. 얼마 전 어느 시간 강사의 자살은 남의 일 같지 않다.

그간 강도 높은 비판과 개혁을 주도해왔다고 자부하는 필자 역시 참여정부에 들어와서는 의욕이 꺾여 쉬고 있다. 그래서 아트가이드에 글을 쓰면서 적어도 한 주에 한, 두 번 화랑에 들린다. 화랑에서 듣는 클래식은 연주장에서 듣는 음악과 다르지만 신경 쓰지 않는 음악이 오히려 즐겁다. 모든게 직업이 되면 괴로운 법이다.

그간 비평그룹 21세기 문화광장은 줄기차게 문화 개선을 요구 해왔다. 조금씩 변하긴 했지만 아직 본질에는 이르지는 못하고 있다. 아이디어가 부실하고 실천할 수 있는 자율적인 환경이 미흡하기 때문이다.

자화자찬이 아니라 개혁을 화두로 내세운 참여정부에 일조하는 뜻에서 그간 21세기 문화광장이 주도한 세미나 주제들을 다시 요약해 본다. 독자들 가운데는 언뜻 언뜻 스치는 장면이 있을 지도 모르겠다.

1996년 6월 발족 후 첫 세미나로 ①‘열린 음악회가 이대로 좋은가’를 주제로 했다. 도하 신문들이 일제히 문화면 톱기사로 올려 급기야 KBS가 해명성 긴급 특집 방송을 편성했던 기억이 새롭다. 비판 후 기자들이 뽑은 가장 좋은 프로그램이 연말에 가장 나쁜 프로그램으로 추락했다.



<1997년 7월 ②‘공연장 및 예술단체의 합리적 운영’ 세미나로 세종문화회관 민간위탁의 물꼬를 터 결국 1999년 7월 법인화로 전향했다. 그러나 법인화 1기 세종문화회관은 제대로 방향을 잡지 못해 노조와의 극심한 갈등을 겪었다.

1998년 1월 19일엔 ③‘IMF 문화 불황 극복‘ 세미나로 새해 벽두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2월 7일엔 ’ 문예진흥원 구조 개선안‘을 발표 했다. 수억원 퇴직금 문제로 진흥원이 논란이 되었고 적지 않은 간부들이 진흥원을 떠나기도 했다 .그리고 99년 1월 ④‘문화예술기관 및 국ㆍ공립 단체 평 가제 도입 세미나’를 개최, 문화기관에 평가라는 거부 반응이 있었지만 예술단체, 문화기관 등 에 비판은 결국 이후 평가제 도입은 현실화 시켰다.

그리고 2000년 ⑤ ‘국민의 정부 문화 어디로 가나’ 에서 상업 논리로 문화가 위기를 맞을 것이라 예고했다. 결국 증액된 문화 예산 1%는 예술계 전체를 더욱 심한 고통의 협곡으로 몰아갔다. 지원은 늘었다지만 오히려 작품성은 이전보다 떨어졌다.

그리고 ‘참여정부’에 또다시 당시의 사람들이 더 깊숙이 요직을 차지했다. 필자는 이제 보다
더 나은 현실 개선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그러나 솔직히 본질을 짚어야 하고 유연성과 다양 성을 갖춰 시행착오를 되풀이하지 않았으면 한다.

마음을 비우고 그림 속에 음악을 듣는다. 고독한 화가의 그림 속에 감춰진 내면의 가슴을 본 다. 지난 정권은 문화 상업 논리가, 이번엔 노조의 힘 논리가 문화를 힘겹게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 없지 않다. 누구든 자리에 있을 때 좋은 일 해주기 바란다. 자리는 누리는 것 이 아니라 봉사하는 것이다. 결국 누리는 ‘한 때’가 지나면 ‘감방’으로 마감하는 한국형 권력 말로의 비통스러움을 생각해서라도 높은 자리에 있을 때 박수를 받을 수 있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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