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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어느 노 예술가와의 만남-장 떼시에(JEAN TESSIER)씨의 소망

김상채

파리는 다시 평상심을 찾고 사람들은 일상으로 복귀했으나 지난 여름 적게는 2주에서 5주간의 바캉스는 일반인들 뿐만이 아니라 예술인들에게도 재충전의 기회를 갖기에 충분한 시간 이였을 것이다. 필자 또한 이번 바캉스 기간에 몇몇의 한국 작가 뿐만이 아니라 많은 프랑스 작가들의 아틀리에를 탐방하는 것으로 이번 여름은 특별한 시간을 보낸 듯하다. 특히 파리 외곽에 위치한 고암 이응노의 생전 마지막 예술혼의 현장을 방문했을 때의 감동은 여전히 뇌리에 강하게 남아 있다. 더욱이 올해가 고암 탄생 100주년이기에 꼭 한번 가보고 싶었던 곳 이였는데 다행이 박인경 여사의 배려로 고암의 예술현장을 꼼꼼하게 돌아 볼 수가 있었다. 이것이 인연이였을까?. 어느날 지인의 소개로 우연히 만나게 된 프랑스 예술가의 작업실을 방문 했다가 깜짝 놀라고 말았다. 그는 고암에게서 동양화와 서예를 배웠고, 그리고 자신이 가장 존경하는 스승이 고암이라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는 73세의 쟝 떼시에(Jean Tessier)씨, 그는 고암을 통해서 접하게 된 한국 예술의 아름다움에 대해서 한국인 못지 않은 해박함과 열정을 가지고 있었다. 1931년 태생으로 도예가, 조각가, 화가, 서예가, 연극 연출가, 시인 등 다재다능한 떼시에씨는 도예가로 예술에 입문해서 이제 고희를 넘긴 나이지만 여전히 한국의 서예와 도자기에 심취해 있는 프랑스 예술가이다.
그가 1985년에 트르와 지역에 위치한 티보 샴페인 문화원에서 열린 도기-자기-서예 전 전시회 도록에서 고암은 그를 다음과 같이 평가하고 있다
'내가 알기로는 프랑스의 일상 속에 예술 도자기는 깊게 파고 들었다. 장 떼시에씨는 바로 이 운동에 많은 기여를 했다. 요즈음 또다시 그의 서예는 우리를 놀라게 한다.'
도자기 공장을 운영했던 선친의 영향으로 첫 입문을 도예로 했지만 그의 예술적 능력은 미술 뿐만이 아니라 문학과 철학분야까지 넘나들었던 예술가이다. 그는 초기에 도예가로서 왕성한 작업과 예술적 성공으로 프랑스 도예계에서 명성을 얻었지만 쉼없이 또 다른 쟝르에 도전하는 끼를 보여주었다. 결국 도예가로서 방문한 일본에서 접하게 된 서예와 동양 예술에 매료되어 1975년경 세르뉘쉬 박물관의 동양 미술학교에 등록을 하면서 고암과 첫 인연을 맺었다고 한다. 언젠가 일본에서 서예 전시회에 참석했는데 많은 일본인들이 그의 서예를 보면서 '당신의 작품 속에는 완벽한 자유가 넘쳐 난다' 했을 때 그는 깨달았다고 한다. 배우는 동안 한번도 합리적인 방법론을 말해주지 않고 끊임없이 따라서 하도록 강요했던 고암의 깊은 철학을 비로서 이해했다고 한다. 혹독한 훈련과 끊임없는 반복 이였지만 무심 속에서 어느 날 얻게 된 자유분방함 , 어렴풋이나마 동양 예술정신의 실체를 느꼈다고 한다.








한국작가와의 교류희망

두 번에 걸친 작가와의 만남으로 감히 이 작가를 다 이야기 할 수는 없지만 그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한국 예술에 대한 열정을 확인할 수가 있었다. 필자가 이 작가를 언급한 것은 프랑스 예술인을 만난 간단한 소회와 더불어 한국작가와 프랑스 작가의 만남, 혹은 한국 예술과 프랑스 예술의 만남을 주선해 보고자 하는 소망에서 시작되었다. 떼시에씨는 일본 도자기에 관한 많은 글들을 쓰고 일본 도자기에 대해서 특강을 하면서 한국 도자기나 미술에 관한 책들은 찾아 볼 수 없어서 안타까웠다고 한다. 결국 한국 도자기에 관한 특강 마져도 자신이 해야 했기 때문에 한국도자기에 대한 공부를 스스로 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특히 2001년에는 한국에서 열렸던 세계도자비엔날레에 참석하면서 처음으로 직접 확인한 한국 예술과 도자기의 우수성에 감동했다고 한다. 70이 넘은 인생의 황혼기 이지만 마지막 소원은 다름 아닌 한국 작가와 자신이 서로 맞교류를 통해서 상대문화와 예술을 체험해 보는 것이다. 한국 작가가 프랑스에 온다면 3개월 정도 자신의 아틀리에와 숙소를 제공하고, 자신도 한국작가가 3개월 정도 숙소와 서예를 배울 수 있는 장소를 제공했으면 하는 것이다. 한국 작가가 도예가라면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하게 모든 것들이 갖추어져 있어서 아주 유용할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도예가가 아니라도 크게 어려움이 없이 작업 할 수 있도록 모든 편의를 제공하겠다고 한다. 부디 이 노 예술가의 한국 서예의 현장 체험이 실현되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더불어 한국작가 역시 프랑스에서 짧지만 작업 기회를 통해서 좋은 결실이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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