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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오픈 스튜디오’의 천국, 뉴욕

이규현

이규현의 美국&美술(6)

아티스트들이 기획하는 홍보 행사가 도시의 인기 축제로

73 레오나르드 스트리트. CJ 콜린스의 작업실’

길을 걷다 보니 건물 바깥에 이런 안내문이 씌어 있다. 미술작품 6점을 인쇄해 만든 예쁜 포스터와 작가의 명함도 붙어 있다. ‘빨리 들어와보세요’ 라고 손짓하는 듯한 이 건물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안으로 들어가 2층으로 올라가니 CJ 콜린스라는 회화작가의 작업실 문이 활짝 열려 있다.
“어서 오세요.”
중년 여성인 작가는 작업실을 갤러리처럼 꾸며 놓고 웃으며 방문객들을 맞이 하고 있었다. 자신의 작품은 사방의 벽에 걸어 놓고 바닥에도 세워 두었다. 방 입구에 있는 서랍장 위에는 작품을 인쇄해 만든 2달러짜리 포스터와 작가 자신을 소개하는 자료를 놓았다. 종이나 캔버스 위에 자유분방한 드로잉을 하는 이 작가는 ‘토스트(Toast)’라 불리는 오픈스튜디오 프로그램에 참여해 나흘 동안 열심히 자신을 홍보하는 중이었다.

이 건물에서 나와 조금 더 가니 이번엔 ‘81 레오나르드 스트리트. 낸시 팬타이어의 작업실’이라고 붙어 있다. 자택의 일부를 작업실로 쓰는 이 작가는 넓은 집의 1층 거실을 행인들에게 활짝 열었다. 회화, 조각, 설치를 넘나들며 작업하는 이 작가의 대작들로 꾸민 ‘리빙룸 전시’엔 소파에 음료수까지 두고 심지어 집 화장실도 개방했다. 갤러리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분위기의 전시에 초청받은 관객들은 소파에 앉아 주스를 마시며 작품을 보고, 작가에게 이것 저것 질문도 하고 있었다.




작가 만나고 작품도 살 수 있어’
‘토스트(Toast, Tribeca Open Artist Studio Tour)’는 4월 마지막 주말을 낀 4월 23~26일 나흘 동안 맨해튼 남서쪽 트라이베카(Tribeca) 지역의 작가들 70여명이 동시에 작업실 문을 열어준 ‘아티스트 홍보 축제’였다. 트라이베카 지역에는 젊은 예술가들이 많이 모여 있다. 아티스트 수만 명이 작업을 하고 있는 뉴욕에서 관객에게 작품을 보이는 것도 경쟁이다. 작가 1명이 혼자 홍보하기엔 벅차지만, 여럿이 모이면 훨씬 재미 있고 볼만한 행사가 된다. 관객들 입장에서도 미술작가의 작업실을 마음대로 들어가보고 작가를 직접 만나는 흔치 않은 기회다. 갤러리전시처럼 그 자리에서 바로 작품을 살 수도 있다. 물론 큐레이터, 딜러, 컬렉터, 평론가들도 이런 행사를 돌아다니며 새로운 작가들을 찾아낸다. 그래서 뉴욕에서는 지역별로 작가들이 연합해 1년에 1~2회씩 하는 이런 오픈스튜디오가 끊이지 않는다. 로어 맨해튼 지역의 아티스트 20명의 작업실에서 4월 30일~5월 2일 열린 ‘워크 스페이스 오픈스튜디오 위크엔드’ 행사에는 미술 관계자들을 포함해 900여명이 다녀갔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오픈스튜디오 행사는 거의 매달, 아니 주말마다 열리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5월 넷 째 주말인 5월 22~23일엔 퀸스의 롱아일랜드 시티 지역 작가들이 기획한 오픈스튜디오(Long Island City Open Studios) 행사가 열렸다. 맨해튼에서 동쪽으로 강을 건너자마자 있는 이 지역 역시 임대료가 맨해튼보다 싸고 공간이 널찍한 큰 건물들이 많아서, 아티스트들의 작업실이 많다. 스튜디오 빌딩 12개가 동시에 문을 열고 관객을 맞이한 오픈스튜디오에서 관객들은 아티스트들이 작업하는 현장을 직접 볼 수 있었다.

뉴욕이야 미술대학들이 모여 있는 곳이니 학교에서 학생들을 위해 열어주는 오픈스튜디오도 물론 줄을 잇는다. 하지만 학교 문밖을 나온 뒤 전업작가로 뛰어든 아티스트들이 지역별로 뭉쳐서 기획하는 오픈스튜디오는 좀 더 전문적인 행사다. 인기 있는 오픈스튜디오는 이미 도시의 중요한 문화 축제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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