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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자연이 작품의 일부가 되는 전시장

이규현

이규현의 美국&美술(9)
 조각 전용 미술관 많은 미국
자연이 작품의 일부가 되는 전시장
- 연구·교육활동도 끊이지 않아



뉴욕 스톰킹 아트센터 50주년
‘우리의 전시장은 하늘과 땅.’맨해튼 북부인 뉴욕 업스테이트에
있는 유명한 조각 공원인 스톰킹 아트센터(Storm King Art Center)
가 내세우는 문구다. 2㎢(약 60만 평) 넓이의 들판과 언덕, 연못을 손대지 않고 그대로 둔 이 야외 전시장에는 120여 점의 대형 조각 작품이 날 것 그대로 놓여 있다. 리차드 세라의 차가운 금속판이 잡풀 우거진 들판을 날카롭게 찌르며 땅에 꽂혀 있고, 앤디 골즈워디의 돌담은 구불구불 담을 쌓으며 나무 사이사이에 벽을 만들고 있다. 마치 자연에 무슨 이변이 생겨 만들어진듯 태연하면서, ‘ 자연’과 ‘인공’사이의 묘한 긴장과 조화를 꾀하는 작품들이다. 들판 위에, 언덕 꼭대기에, 숲속에 띄엄띄엄 그냥 놓여져 있다. 알렉산더 칼더, 이사무 노구치, 솔르윗, 데이비드 스미스, 루이즈 브루주아즈, 앤디 골즈워디, 마야 린, 리차드 세라, 백남준 등 세계적인 현대미술가들의 작품 120점은 녹록하지 않은 컬렉션이다. 말이 조각 공원이지, 걸어서 다 다니기 힘들어 공원 내에서 트램이나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감상해야 할 정도로 널찍하게 벌어져있다. 작품 옆에서 오리떼가 꽥꽥거리는 자연 그대로의전시장이다.



이 전시장은 볼트와 너트를 만드는 회사인 ‘스타 익스팬션(Star
Expansion Co.)’의 공동창업자인 랄프옥덴과 피터스턴이 1960년에
세웠다. 올해 개관 50주년을 맞아 특별전도 하고 있다. 장소특수적성격이 강하고, 전시되는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작품자체의 덩치도 큰 현대조각에 딱 어울리는 전시장이다.

땅이 넓고 기금 기부자도 많은 미국. 여기에는 평범한 미술관에는
들어가기 어렵거나 어울리지 않는 현대조각을 전문으로 전시·보존하는 미술관들이 있다. 접근성도 나쁘고, 전시된 작가나 작품의 대중성도떨어지는데, 관객은 늘 많다. 작품전시에 그치지않고 연구·교육활동을 쉬지않고 하는것도 인기비결이다.
뉴욕 퀸스에는 일본계 미국 조각가인 이사무 노구치(1904 -1988)의 작품을 보존·연구하는 노구치미술관이 있다. 마당 넓은 공장 건물을 개조한 이 곳은 미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면 한번쯤은 꼭
가보는 인기장소다.



텍사스 말파의 도널드 재단 미술관
텍사스 말파에는 미국 미니멀리즘미술의 대가 도널드 저드(1928 -
1994)가 만든 치나티재단(Chinati Foundation)이 있다. 저드뿐 아니라 저드가 주로 활동하던 60년대와 70년대 주요 작가들을 함께 전시하고 연구하며, 아티스트 레지던시 등 교육프로그램을 활발하게 운영한다. 1.4㎢넓이의 사막 땅에 지은 미술관이다. 공항에서 3시간이나 걸리는, 접근성이 그리 좋지않은 곳이지만, 널찍하고 조용하고 깨끗한 환경을 마음껏 누릴 수 있기 때문에 도널드 저드는자신의 작품을 전시하기에 딱 좋은 곳이라고 생각했다. 치나티 재단은 실내 외를 다 사용하는 전시장인데, 실내도 야외처럼 널찍하고 자연 조명을 실컷 받는다. 존 챔버린, 댄 플레이븐, 올덴버그, 로니 혼, 리차드 롱, 칼 안드레 등의 작품 115점을 위한 최적의 전시장인셈이다.
세계 어느나라보다 ‘미술장사’가 활발하고 상업적인 미술이 번듯
하게 잘 되는 미국이지만, 한편에는 이런 면이 있다. 잘 안 될것같은’ 조각이 마음껏 펼쳐 보일 수 있는 공간이 있고, 교육·연구활동이 굴러갈 수 있도록 기금이 걷히며, 이를 행복하게 즐기는 일반인 관객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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