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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혁급물살 올라탄 국립현대미술관

이규현

김윤수 전(前) 관장해임이후 조직개편등‘술렁’
내년 개관40주년…“변화시급”한 목소리


국립현대미술관이 개혁의 급물살을 탔다. 내년이면 개관 40주년을 맞는 국가 대표 미술관이지만 그 동안 제 구실을 못한다는 비판을 받아 왔고, 최근 곪은 상처가 하나하나 터지면서“환골탈태 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미술관 안팎에서 쏟아지고 있다. 개혁의 계기는 김윤수(72) 전(前) 관장이 7일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전격적인 계약 해지(해임) 통보를 받은 것이었다. 실마리는 마르셀 뒤샹(1887~1968)의 작품‘여행용 가방’이 제공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이 2005년 이 작품을 구입할 때 밀수를 해 김 관장이 관세법 위반으로 기소유예됐고, 작품 수집 및 관리 규정을 위반해 국가공무원법과 계약직 공무원 규정을 어긴 점이 문화관광부가 제시한 해임 이유다.




하지만 실질적인 해임의 배경은‘미술관의 후진적인 운영’이라는 데에 별 이견이 없다. 해임 직후 김 전 관장은 반박 기자회견을 가졌지만, 언론의 반응은 이미 싸늘했다.“ 김 관장은 민망해서라도 스스로 물러나는 게 마땅하다.”(중앙일보“) 좋은 전시를 기획해서 미술계에 화두를 던지고 우리 사회에 미술 붐을 일으켜야 할 국립현대미술관이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관장은 이 모든 항목에서 실망스러웠다는 것이 미술계의 중론”(조선일보).“ 미술관장 계약 해지 파문이 장기화돼 국립미술관이 계속 표류할 경우 피해를 보는 건 결국 대한민국 미술계와 국민”(헤럴드경제)…… 언론과 여론은 김 전 관장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고,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 잠시 시끄러웠던‘색깔공방’도 며칠을 가지 못하고 수그러들었다.




“외부 경영전문가 영입돼야”의견도
국립현대미술관은 경복궁(1969년) → 덕수궁 석조전(1973년)을 거쳐 1986년 과천에 자리를 잡았다. 과천으로 이전한 지 20년이 넘었고, 내년이면 국립현대미술관 개관 40주년을 맞는다. 하지만 최근 5년 동안 주목 받는 기획전시도 별로 없었고 관객 수는 2000년 85만명에서 작년 43만명으로 반토막났다. 유료관람객은 연간 20만 명 수준이었다. 국내외 미술계의 다른 분야가 대박 터뜨리는 동안 유독 혼자 뒷걸음을 쳐서 더 두드러졌다. 과천의 교통 사각지대에 고립돼 있는데다가 지리적 약점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은 것도 비난의 대상이 됐다. 최근 몇 년 동안은 관장의‘코드’와 관련한 정치적 공방만 시끄러웠다.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사들은“관장과 직원들이 감사를 받는 지난 1년 여 동안은 아예 전시기획을 제대로 하는 게 불가능했다”고 고백한다. 결국 개관 40주년을 앞두고 국립현대미술관의 성적표는 형편 없는 참패로 결론 났고, 참패의 고름을 짜내는 역할을‘여행용 가방’이 한 셈이 됐다.
국립현대미술관은 김 관장 해임 이후 개혁의 요구를 더욱 강하게 받고 있다. 우선 미술관 내부 직원들에 대한 인사변동이 시작됐다. 문화관광부 관계자는“미술관의 개혁을 위해 대폭적인 조직 개편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차기 관장을 놓고 지금까지 관행을 벗어나 아예 미술계 외부에서 경영전문가가‘구원투수’로 영입돼야 한다는 의견도 일고 있다. 미술평론가 최열씨는“국립현대미술관이 후진적 으로 운영되고 관객 동원에도 실패 했는데 이런 미술관을 우수기관으로 선정을 했던 문화관광부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술계에서는“국립현대미술관의 개혁은 국가의 미래가 달린 일” 이라며 초미의 관심을 보이고 있다. 미술관 내부에서도 개혁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이미‘이미지 전략 수립’에 대한 외부 용역을 맡긴 상태다. 미술관 모습 바로 찾기, 역할 재정립, CI 개편 등에 대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다. 개편 작업을 맡은 용역사측은“미술전문가들을 인터뷰한 결과, 주로 국립현대미술관의 정체성 찾기 문제, 서울로 이전해 오는 문제, 운영의 경쟁력을 높이는 문제 등을 꼽았다. 개선방안은 모두 달랐지만 대체로 국립현대미술관이 크게 바뀌어야 한다는 점에는 공통적 의견이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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