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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가를 추천하다(7) 안성희

윤우학

안성희_환경적인 참견

주로 도시적인 문명이 지니는 틀짜임의 생활공간에 대한‘소극적인 비판’이 주된 테마가 되는, 일종의 의견제시 내지 건의의 현대미술이다. 점차 고도화되며 형식화된 채 효율성이 지배하는 비인간적인 다이너미즘에 대한 일련의 저항이라 할 수 있는 것으로서 도시의 배후가 갖는 시간성과 공간성에 대해 작가 자신의 섬세하고 예민한 감성적인 참견이 일상성 속에서 알게 모르게 상투화의 과정을 거쳐 천착되어버린 습관을 새삼스럽게 환기시키며 새로운 호흡을 가다듬게 하는, 약간의‘계몽’이 거기에 내포되어있는 작품이다. < 물론 이때의 계몽이란 종래의 대중적 일깨움과 같은 일방통행적인 의사소통의 관계는 결코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어린아이들의 천진난만한 놀이가 때로는 어른들에게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하는, 그러한 종류의 일깨움일 따름이다. 그래서 안성희의 작품은 어딘가 어눌하면서도 매력적이고 허술하면서도 기발한 측면이 엿보이는 작품이다. 마치 혼자 불평을 웅얼거리는 것처럼 소극적인 의견제시의 순간과 만나면 한 여름에 서늘한 바람을 탄 안개비를 얼굴에 맞는듯한 산뜻함을 느끼게 되고조그마한 즐거움이 한 편에 가만히 도사리고 있음을 알게도 된다.




사실 작가의 이러한 시도는 거창하고 대단한 것에만 눈길을 주는 우리의 편협한 시각상에도 뜻하지 않는 자극이 될 수 있다. 조금은 유치한 듯한 발상이 오히려 상투화된 사고에 좋은 자극과 새로운 실마리를 던져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뿐더러 그의이러한 시도가 마냥 유치하게 전개되지 않았다는 것은 그가 지금까지 이끌어왔던 작업의 내구성(?)만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다. 10년 넘게 그 것도 외국에서 까지(그는 한동안 런던의 대학에서 현대미술강사로도 활동했다.) 그러한 패턴을 이끌어가는 장기적인 구상은 섣불리 판단할 수 있는 것은 분명 아니다. 젊은작가의 단순 한 치기 형태의 작업에 식상한 것은 그 것이 지나치게 즉흥적일 뿐 아니라 내구성이없는 전개방식 때문이기도 했다는 것을 염두에 둔다면 이러한 기회에 이러한 영역의 작가를 추천하는 것은 평론가의 당연한 의무에 속할지도 모른다.

안성희의 작업은 이른바‘환경적인 참견’이라고 부를 수 있는 비정형적 양식의‘비판적미술’이다. 비정형적인 성향을 띄는 까닭에 일정한 틀이나 형식은 물론이고물질적인 결과조차 일정하지 않는 (매체자체가 다양한선택을 갖는다), 우리에게는아직까지도 익숙하지 않는 유형의작업이다.

안성희
1967년생, 홍익대 미술대학, 런던 첼시 컬리지 대학원 졸업, 런던 골드스미스 컬리지 리서치 팰로우. 국내 개인전 및 제4회 광주비엔날레, 런던, 서울, 맨체스터, 뒤셀도르프 등에서 외부 설치와 도큐멘테이션 위주로 작업. 현재 홍익대, 경원대 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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