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컬럼


  • 트위터
  • 인스타그램1604
  • 유튜브20240110

연재컬럼

인쇄 스크랩 URL 트위터 페이스북 목록

(10)김주현 / 포스트미니멀리즘작업에서이코페미니즘으로확장

김홍희

이 작가를 추천하다(10)


김주현은 남다른 미학적 이념과 조형적 비전을 갖고 꾸준히 자신의 작품세계를 일궈가는 작가이다. 초기의 미니멀 조각에서 근자의 <에코브릿지> 프로젝트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조형세계를 생태, 환경 등 인문·사회·과학적 관심으로 확장시키며 심화시켜 나가는 과정에서 작가의 미학적 진지함과 인간적 성실성을 엿볼 수 있다.

작가의 초기 작업은 얇은 종이, 함석판과 같은 평면적 재료를 쌓아 올려 만든 입체물이거나 그 재료들을 경첩으로 이어 만든 설치작업이다. 동일한 크기의 재료를 수직적으로 쌓아 올리거나 수평적으로 연결, 확장시키는 이 <쌓기>와 <경첩>연작은 분명 반복적 조형원리에 입각한 미니멀리즘 작업이다. 그러나 사각형으로 커팅된 종이나 함석판의 축적, 또는 결합이 만들어낸 결과물은 직선이나 사각을 탈피한 곡선형의 유기체, 또는 유사 생명체적 형태이다. 육중한 재료로 기학학적 형태를 만드는 무기체적 미니멀리즘 조각에 비하면 김주현의 작업은 재료사용이나 형태면에서 미니멀리즘으로 범주화될 수 없는 특유의 감성을 내포하고 있다. 이 점이 작가의 작업에서 여성성을 발견하게 하고 미니멀리즘에서의 여성적 영역이라는 이슈를 제기하는 대목이다.

2004년 이후 작가는 유기체적 형태의 <쌓기>, 특히 세포분열을 환기시키는 <경첩>의 연장선상에서 동일한 크기의 나무토막을 쌓아올린 구조체 <생명의 그물망>을 발표하고 있다. 세포 분자에서 종, 개체, 자연, 우주에 이르기까지 모든 유기체는 같은 근원의 물질을 갖고 있다는 현태물리학 이론을 반영하듯, 작가는 동일한 단위의 반복적 결합으로 나와 타자, 나와 자연, 나와 우주를 연결하는 인터랙션의 의미를 가시화한다. 현재 준비중인 <에코브릿지>는 인간과 동물이 왕래하고 식물이 자라는 범우주적 생명의 다리로서 작가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개체들의 인터랙션에 의존하는 생태 시스템을 은유하는 동시에 인간과 환경의 미래적 비전을 발현시킨다. 초기 미니멀리즘 조각이 담보하던 젠더의 차원이 이제 이러한 탈구조주의적 포스트미니멀리즘 작업에서 이코페미니즘으로 연결, 확장되고 있다.








하단 정보

FAMILY SITE

03015 서울 종로구 홍지문1길 4 (홍지동44) 김달진미술연구소 T +82.2.730.6214 F +82.2.730.9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