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컬럼


  • 트위터
  • 인스타그램1604
  • 유튜브20240110

연재컬럼

인쇄 스크랩 URL 트위터 페이스북 목록

(34)박물관ㆍ미술관 건립 시대 이대로 좋은가

김달진

국립중앙박물관은 용산의 새 박물관을 2005년 10월 개관하는 것을 목표로 하여, 오는 4월부터 본격적인 이전 작업에 들어간다. 현재 경복궁 내에 있는 박물관은 2004 서울세계박물관대회(ICOM 2004 SEOUL)를 마치는 10월 18일부터 임시 휴관 할 예정이다. 인천 시립박물관도 리모델링을 위해 지난 3월부터 내년 9월까지 휴관한다. 인천시는 이 기간 중 현재 3개인 상설 전시실을 5개로 늘린다. 서울시는 한성백제박물관(가칭)을 2005년까지 건립기본계획을 수립하고 2006년 착공해 2008년까지 완공한다는 방침이다.


바야흐로 전국은 미술관시대

대전에는 대덕아주미술관이 유성 대덕연구단지 인근에 4월 개관한다. 이 미술관은 부지 9천900㎡로 지상 2층, 지하 1층의 현대식 건물(연면적 4천950㎡)로 우리 나라와 중국, 일본의 회화와 도자기, 조소, 역사유물, 생활품에 이르기까지 2만 여점의 각종 골동품과 작품 등이 전시관에 전시될 예정이다. 조선시대 대표적 화가 단원 김홍도가 성장하고 미술을 공부했던 곳으로 알려진 경기도 안산에도 대형 미술관 2개가 잇따라 들어선다. 안산시에 따르면 단원구 초지동 단원구청사 옆에 단원미술전시관, 인근 화랑유원지 야외극장 부지에 경기도립미술관이 각각 내년초 착공, 오는 2006년 상?하반기에 문을 연다는 계획이다. 안산시가 126억원을 들여 건립하는 단원미술전시관과 경기도가 300억원을 들여 건립하는 도립미술관은 지하 1층, 지상 3층, 연면적 2천500평 및 야외조각공원이 1만평 규모로 들어선다. 경기도는 현재 백남준미술관을 건립 중인데 도내에는 크고 작은 박물관이 58개에 이르며 곧 (사)경기도박물관협의회를 발족한다.

경상남도는 창원에 6월 경남도립미술관을 개관한다. 지난 2001년에 착공하여 지하 1층, 지상 4층으로 개관한다. 전라북도는 전주에 전북도립미술관을 9월에 개관 예정으로 최근에 관장 채용도 있었다. 대구에도 대구시립미술관을 설계까지 끝내놓고 난항을 거듭하다 드디어 예산 배정이 되어 부지 매입 조정 단계를 거쳐 금년에는 공사가 시작되리라는 전망이다. 전북도립미술관과 대구시립미술관의 위치가 도심에서 떨어져 접근성이 어려움을 미술인들은 지적하고 있다. 또 최근에 대전시와 고암의 고향인 홍성에서 이응노미술관 건립을 경합까지 보이다가 대전시가 협약을 체결했다. 건립장소는 대전시립미술관 인근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으며 내년 6월경 공사가 들어가 2007년초 개관전을 연다고 한다. 소장품도 제대로 없이 거창하게 박수근미술관, 이중섭미술관, ㅇㅇㅇ미술관을 내세워 실망시키기보다는 소박한 기념관을 만드는게 훨씬 걸맞다.


미술관 인재를 찾아라

작년 말 대전시립미술관장은 8개월 말에 도중하차하고 말았다. 2월에 서울시립미술관 학예부장은 광주비엔날레와 외국 전시회 큐레이팅 때문에 1년만에 사표를 냈다. 2월말 부산시립미술관장은 최초의 큐레이터 출신이 관장 임명을 받았지만 행정의 불투명과 비민주성을 내세워, 부산미술계는 선임을 반발하며 논란을 일으켰다. 지난 2월 한 달 동안 전라북도 도립미술관 관장과 학예사, 부산시립미술관 학예사, 서울시립미술관 전시과장 등 채용 공고가 줄을 이었다. 대전시립미술관 관장도 모집공고가 나왔고 4월에 접수가 있다. 보통 관장 임기는 2-3년으로 짧으며 업무파악 후 계획한 사업을 시행하려면 임기가 끝나는 셈이다. 미술관장은 외풍을 막아주고 뚜렷한 소신과 철학을 갖고 결단력있게 일을 추진해야 하는게 덕목이다. 또한 큐레이터도 이제 학교를 갓 졸업하고 큰 경험없이 일을 시작하는데 열정을 가지며 자기 연륜을 쌓아나가야 한다. 이제 미술관의 3대 요소인 건물, 작품 외에 미술관을 운영하는 사람이 강조되는 시점이다. 결국 좋은 미술관이란 사람에 의해 운영에 틀이 잡히고 성격이 굳어지고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건립보다 육성을

미술관 건립은 초대 문화부 이어령장관이 부르짖었던 박물관 1천개를 세우겠다는 정책, 그후 문화관광부 박지원장관의 1도 1미술관 시대를 열겠다는 선언에 힘을 입었다. 그동안 박물관의 등록 현황은 2000년대에 들어서서 2000년 35개, 2001년 53개, 2002년 25개, 2003년 29개처로 4년 사이에 142개처가 등록을 했다. 이 숫자는 작년말 총 289개 등록 박물관 중 1999년까지 등록된 147개처와 맞먹는 숫자이다. 우리나라는 몇 년 사이 광주비엔날레, 부산비엔날레, 서울국제미디어아트비엔날레,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경기도세계도자비엔날레,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대구국제비엔날레, 인천미디어아트비엔날레 등으로 한국은 비엔날레 왕국이 되어 버렸다. 여기서 어느 것이 집안잔치로 끝나지 않고 세계적인 비엔날레로 발돋음 할 것인지를 두고 보아야 한다.

인천시 동구가 국내 처음으로 설립을 추진 중인 달동네박물관의 개관이 차질을 빚고 있다. 이 박물관은 시ㆍ국비를 포함한 13억 5천만원을 들여 2002년부터 시작하여 외부공사를 끝내고 내부공사만 남긴 상태에서 동구의회에서 유물에 역사가치가 낮다는 이유로 운영비 1억 7,380여만원을 삭감해 개관이 1년이상 늦추어질 전망이다. 강원도는 도내 박물관 39곳이 있는데 올해부터 오는 2008년까지 5년동안 국비 45억원 등 모두 150억원을 투입해 연건평 1,500평 규모의 강원도향토사관을 건립 할 계획이었으나 중복투자 예산낭비 논란이 일어났다. 더구나 올해에도 동해시립박물관, 태백고생대자연사박물관, 속초미술박물관, 정선향토박물관, 화천향토민속박물관 등 8개 시ㆍ군립박물관이 건립 중이라고 한다. 도내 작은박물관 운영자들은 향토사관 건립비 150억원은 작은 박물관 100곳을 평균 1,500만원씩 10년동안 지원할 수 있는 엄청난 돈이라고 예산낭비를 지적했다. 또한 지방자치단체들이 거액을 쏟아부어 앞다투어 만든 각종 행사들이 실패하고 시설물들이 애물단지로 전락한 것이 문제되고 있다. 이런 일들은 눈앞의 행사나 이익, 치적에 급급해 충분한 검토와 장기적인 계획없이 추진하는 근시안적 전시행정이 빚는 결과이다.

미술관 건립은 다다익선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지자체의 어려운 살림살이에 쉬운 일이 아니다. 미술관은 당장 관람객이 들끓는 장소나 이벤트성 주목이 가능한 사업도 못된다. 결국은 미술관은 수익을 내는 것이 아니라 돈을 쓰는 곳이라는 이해가 있어야 한다. 잘못하면 각 도에 허울좋은 상징으로 세워진 문화예술회관 꼴이 되어 행정적 치적물로 전락 할 수 있다. 이 문예회관 대부분이 콘텐츠와 기획 인력부족으로 제대로 운영이 되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 1999년 이후 5조원을 넘게 쏟아붓고 있는 문화ㆍ관광지원사업이 제대로 굴러가지 않고 있어 감사원이 감사 중이며 심각성이 보도되었다. 대다수 박물관ㆍ미술관이 예산부족, 만성적자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존의 유수한 사립미술관도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작년에 자립형미술관네트워크를 구성하여 예산지원 등을 끌어내기 위해 활동 중이다. 더욱이 소장품도 없이 건물부터 먼저 세우는 하드웨어에 치중하는 서두는 행진만을 계속할 것인가? 이제 미술관은 현대미술 구심점으로 역할, 장기적인 작품 수장계획, 사회교육 장소로의 프로그램 개발 등 소프트웨어의 육성이 필요하다.




<

하단 정보

FAMILY SITE

03015 서울 종로구 홍지문1길 4 (홍지동44) 김달진미술연구소 T +82.2.730.6214 F +82.2.730.9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