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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5)새 국립현대미술관에 바란다.

편집부

9월 초 새로 국립현대미술관장이 임무를 시작하는데 전문가들에게 의견을 들어 보았다.

조직 관장과 학예직들의 역량이 필요
국립현대미술관은 1월부터 기업체 성과 경영방식을 일부분 도입한 책임운영기관이 되었다. 학예실을 팀별로 쪼갰고, 학예직 간부의 계약직 전환, 성과 관리제 등도 추진중이다. 관료주의와 무사안일에 빠져 관객 서비스와 전시기획에 소홀했다는 자성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한다.

정작 미술판에서는 이 미술관의 뜻깊은 조직 혁신을 미술관 개혁의 전범으로 받아들이는 이들을 만나기 어렵다. 많은 미술인들은 그곳을 늪이라고 말한다. 언론은 외면하거나 날선 비판만 한다. 혁신 과정과 모양새가 문제라고들 한다. 책임운영기관 도입을 전후해 개혁 동력인 관장과 학예사들 사이의 갈등이 유례없이 표면화한 탓이다. 관장은 올초 학예직들이 자기 발목을 붙잡는다고 공개적으로 비난했고, 상당수 학예직은 지금도 뒤에서 관장과의 소통 단절과 행정직 전횡을 푸념한다.

기자는 직제 개혁 와중에 관장과 학예사, 행정직들의 멤버십 역량이 소진된 것처럼 비치는 현실이 두렵다. 학예사들이 같은 건물의 관장과 얼굴 보기를 꺼리며 행정직에 대한 불신감또한 더욱 커졌다는 말들이 나온지도 꽤 됐다. 홍보자료 만들기보다 꼬인 관계의 해법을 내놓는데 새 관장과 학예사들이 얼마나 정신력을 집중할 수 있을까. 새 관장 취임 뒤 ‘독불장군’‘콩가루 조직’ 따위의 비아냥이 더이상 들리지 않기를 바라는 미술인들은 아직도 많다.
노형석│한겨레 문화부기자


<전시 한국현대미술사를 조명하는 전시
국립현대미술관은 우리의 현대미술에 관한 한 심장부와 같은 역할을 하는 곳이다. 그래서 온몸의 피가 들어가고 흘러나와 다시 순환하듯이, 늘 생기와 신선함을 유지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자면 큐레이터들이 늘 바쁘게 국내외 현장을 둘러봐야 할 터인데 현 실정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역사적 사실과 현장에 밝지 못하면 오류를 낳게 된다. 이를 방지하자면 사안에 따라 그 분야에 정통한 인사를 초빙하는 초빙 큐레이터제를 활용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기획 예산을 대폭 늘려서 외국의 영향력있는 작가도 초청하고, 한국 현대미술사의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 그룹이나 개인을 조명하는 전시도 자주 열었으면 한다. 최근의 한 여론조사에서 사립미술관에 뒤쳐진 결과(3위)는 국립현대미술관의 약화된 위상을 보여주는 것 같아 마음이 안타깝다.
윤진섭│한국미술평론가협회 회장



작품소장 학예직원의 결정권한을 단계화
따지고 보면 국립현대미술관의 작품소장을 둘러싼 문제의 상당부분은 예산과 전문성에 관련된 문제다. 미술관 측이 얼마 전 작품수집 규정을 개정하면서 ‘미술사에 남을 작품’을 엄선하겠다고 했는데, 문제는 이러한 작품을 누가 어떻게 선택하느냐 하는 것이다.

작가의 입장에서는 국립현대미술관에 자신의 작품이 소장되는 것이 명예로운 일이며 화상 입장에서는 연간 50억이 넘는 작품구입비에 구미가 당기지 않을 수 없으므로 작품을 판매하기 위해서 동원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구사할 것이다.

지금까지 작품소장 과정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주로 공정성, 예술성, 그리고 작품의 정적 가격과 진위문제였다. 그런데 이 문제들은 모두 하나로 귀결된다. 궁극적으로 국립현대미술관의 작품소장은 내부의 학예직원들의 권위와 전문성을 바탕으로 추진되어야 하며 이 과정에서 혹시 있을지도 모르는 잡음을 차단하기 위한 학예직의 윤리성을 강화하여야 한다. 참고로 작품소장에 있어서 학예직원의 경험과 전문성의 정도에 따라 결정권한을 단계화하는 것도 외국에서 실행되고 있는 방법이다.
하계훈│단국대 주임교수, 국립현대미술관 운영자문위원

<교육 학습센터로서의 미술관 실천의지
앞으로 국립현대미술관이 변화의 시점에서 사회적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교육 부분에 있어 지향해야 할 점으로서 두 가지를 제안하고 싶다. 첫째는 미술관 운영의 전반적인 차원에서의 교육 기능의 문제이다. 이는 단순히 몇 몇 교육프로그램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미술관 경영 환경 변화에 따른 근본적인 문제이다. 지식사회, 평생학습사회에 부합되는 미술관의 새로운 운영 모델로서 ‘학습센터로서의 미술관’을 구현해야 한다. 소장자료의 활용, 전시 주제 및 방법, 해석, 홍보 방식 등 국립현대미술관의 모든 활동이 총체적으로 이용자들에게 어떠한 교육적 체험을 주고 있는가를 이용자 관점에서 점검하고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다.

둘째로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교육프로그램’을 통한 교육적 역할이다. 다양한 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프로그램의 질적 수준을 더욱 높여가는 한편, 교육 자료의 개발과 보급(특히 온라인을 통한)에도 초점을 두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미술관 교육 전문인력의 대대적인 확충이 시급하다. 결국 이들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학습센터로서의 미술관에 대한 내부의 합의와 적극적인 실천 의지가 중요하다고 하겠다.
양지연│동덕여대 큐레이터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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