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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미술판 북스타트 운동이 필요하다

정형탁

지난 4월, 예방접종을 위해 보건원을 찾는 1세 미만의 유아에게 책을 선물하는 북스타트 운동(대표: 도정일 교수)이 시작되었다. 영국의 작은 도시에서 10여 년 전에 시작한 이 운동은 현재 12개국으로 퍼진 상태다. 사실 이런 운동이 국내 미술판에서도 시작되어야 한다, 고 생각한다. 11월호 월간 <아트인컬쳐>지 프리즘란에 ‘바코드를 붙인 도록’을 만들자는 정민영의 글이 실렸다. 동감한다. 그러나 필자 여기서 한걸음 더 나가자고 제안하고 싶다. 정민영은 미디어_시티 서울, 광주비엔날레, 부산비엔날레 등 굵직한 미술행사의 도록에 바코드를 붙여 도록으로서의 가치를 살리자고 말했다. 필자는 여기서 더 나아가 작가의 개인전에도 바코드를 붙일 것을 제안하고자 한다.
이는 소위 한국의 미술, 그것도 한국의 당대 미술, 또한 작가 개인의 정보를 공유하고 축적하는 가장 기초적인 정보사업이다. 어디 그 뿐인가. 편집 방향만 달리 하면 ‘어렵다’고 말하는 현대미술을 대중들에게 아주 쉽고 재미있게 전달할 수 있다. 김달진 소장처럼 개인이 직접 발로 뛰어다니며 정보를 수집하지 않더라도 개인전 정보를 컴퓨터로 조회 할 수 있고 도서관에서도 열람할 수 있게 된다.
덕원갤러리에서는 다빈치 출판사와 함께 지난 10월 재개관전 참여 작가인 고낙범, 최태훈, 김태준의 작품과 시인, 소설가, 미술평론가, 큐레이터의 글을 묶어 “Contemporary Artists Series'라는 책으로 냈다. 물론 국내에서 이러한 시도가 처음은 아니다. 시공사에서 한국의 55명의 중견작가를 뽑아 만든 ‘아르비방’, 그 이전에 금성출판사에서 ‘한국현대미술대표작가 100인선집’이라는 시리즈물도 있었다. 그러나 이 시리즈물들은 모두 중견급, 마스터급 작가고 편집에서 기존의 도록 형식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래서 최근 눈빛 출판사가 국내 사진전을 책으로 묶고, 궁리출판사가 대림미술관과 협업하여 ‘대림이미지총서’를 내고, ‘모란미술관작품집’을 아트북스에서 만드는 건 의미있는 일이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예술의 전당도 자체 출판팀을 만들든지 책으로 도록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유통을 시켜야 한다. 외주 발주로 계약되어 진행된 도록은 바코드도 없고 일관성도 없다. 판형도 전시마다 다르고-외주 회사의 디자이너가 바뀌기 때문에-전시 컨셉과도 어울리지 않는다. 유통도 미술계 내에서고, 전시가 끝나면 주소가 없기 때문에 영원히 사라져 버리고 만다.
대중들이 미술과 소원하다고 말만 할 게 아니라 대중적인 컨셉을 가지고 접근을 시도해야 한다. 사라져 없어지는 도록으로 소비할 게 아니라 바코드 붙인 책으로 만들자. 전시를 책으로 만든다는 것은 지금, 여기 한국의 미술을 차근차근 정리하는 일이지만 대중들과의 소통을 위한 가장 쉽고도 파급력이 큰 의미 있는 일이다. 미술판 북스타트 운동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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