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컬럼


  • 트위터
  • 인스타그램1604
  • 유튜브20240110

연재컬럼

인쇄 스크랩 URL 트위터 페이스북 목록

(84)아티스트의 태도

류병학

기자에게 ‘기자정신’이 요구되듯, 작가에게는 ‘작가정신’이 그리고 비평가에게는 ‘비평(가)정신’이 필요하다. 지난 <온라인 미술비평>에서도 말했지만 비평은 무엇보다 ‘자기 시각’이 있어야 한다. 월간지 독자들은 죽이 되건 밥이 되건 필자 나름의 판단과 비판적 시각이 있는 텍스트를 읽고 싶어한다. 비판기능을 상실한 월간지는 언젠가 도태될 것이다.
- 미술세계 2004년 6월호 류병학의 <밥이 되건 죽이 되건, 자기만의 비판적 시각을 키워라> 중에서

1968년 바르트(R. Barthes)는 독자의 탄생을 위해 ‘저자의 죽음(The death of the author)’을 선언했다. 같은 해 에코(U. Eco)는 수천 년 전부터 반복되어져 온 질문인 ‘누가 말하는가?(Wer spricht?)’, 즉 ‘주체’에 대해 하나의 가설을 세운다. 만약 주체가 자유로운 사람이 아니라 노예라면, ‘누가 말하는가?’라는 질문은 초인의 철학(der Philosophie der Uebermenschen)이 노예의 철학(die Philosophie der Sklaven)과 대립되는 이데올로기적 질문이 되는 셈이다. 에코의 주체 문제를 1969년 프랑스 철학회의에서 <저자란 무엇인가?(Was ist ein Autor?)>라는 주제로 푸코(M. Foucault)는 “누가 말하건 무슨 상관이 있는가?(Wer Kuemmerts, wer spricht?)”라는 무관심 속에서 동시대적 글쓰기에 대한 근본적이고 윤리적인 원칙을 탐색할 것을 당부한다. 푸코에게서 주체(작가)는 남아있다. 물론 푸코(주체)는 자신의 역할을 박탈하지만, 그는 언술행위 속에서 주체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고 본다.
<도대체 필자는 무슨 까닭에 서울아트가이드 ‘나의 발언’이라는 대문에 <아티스트의 태도>라는 문패를 달고 한 물간 주체 논쟁을 줄줄이 사탕처럼 나열해 놓은 것일까? 나의 발언? ‘나’ 는 다름 아닌 ‘주체’가 아닌가? 두말할 것도 없이 여기서 말하는 ‘주체’ 는 바르트와 푸코가 말한 ‘저자’로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아티스트’에도 적용될 수 있다. 바르트가 말한‘독자’나 에코가 말한 ‘노예’는 미술의 ‘관객’, 즉 ‘타자’를 뜻한다. 이를테면 주체는 타자 없이는 무의미하다, 즉 주체는 이미 그리고 항상 타자를 전제한다고 말이다. 따라서 필자는 주체라는 ‘존재론’보다 주체와 타자의 ‘관계론’에 주목한다.


자기 철학이 있어야한다
필자는 유럽과 한국을 오가며 적잖은 작가들을 만났다/만나고 있다. 필자가 작가의 작업실을 방문하여 작품에 대해 논의할 때 종종 묻는 말이 있다. 왜 미술(작품제작)을 하느냐? (작품을 통해) 관객에게 무엇을 전달하고자 하는가? (기술적 측면에서) 어떻게 표현한 것인가? 오늘 필자는 첫 번째 질문, ‘왜 미술(작품제작)을 하느냐?’에 대한 아티스트의 태도에 관해‘나의 발언’을 하고자 한다. 따라서 필자는 이곳에서 ‘아티스트의 태도란 무엇인가?’라는 질문보다 차라리 아티스트가 자신의 태도를 지니기 위해 기본적으로 무엇이 필요한가를 언급하고자 한다.




흔히 아티스트를 ‘새로운’ 작품을 제작하는 사람들로 이해한다. 근데 이전의 작품과 다른 ‘새로운’작품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당연히, ‘자기 시각’이 필요하다. 아니, 자기 시각 없이 어떻게 이전의 작품과 다른 ‘새로운’ 작품을 제작할 수 있단 말인가? 근데 그 ‘자기 시각’은 어떻게 탄생하는가? 남들이 ‘개똥철학’이라고 하더라도 ‘자기 철학’이 있어야 ‘자기 시각’을 지닐 수 있지 않은가? 아니, 자기 철학이 없는데 어떻게 사회나 정치 그리고 문화를 보는 자기만의 관점이 생기겠는가? 따라서 아티스트는 죽이 되건 밥이 되건 자신만의 ‘개똥철학’을 지녀야만 할 것이다.
그렇다! ‘개똥철학’이 없는 아티스트는 아티스트가 아니다!

Attitude of Artist
Generally, we understand artists create new. What do artists need to create new thats different from previous? Of course, self perspective. How can artists create new without self perspective? How is the perspective born? People might say it is nonsense, but dont you think self perspective is from own philosophy? Without own philosophy, how can they have their point of view about the politic, society, and culture. Therefore whatever artist think, they should have their own perspective. Right! Without nonsense, artist is not an artist because nonsense is also the part of their own philosophy.
- Ryu, Byoung-Hak



류병학씨는 1991년 독일 슈트트가르트 국립예술대학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현재 독일에 거주하며 미술비평과 전시기획을 병행하고 있다. 2006년 부산비엔날레 바다미술제 전시감독을 역임 하였고, ‘이것이 한국화다’(아트북스, 2002), ‘리빙퍼니처’(아침미디어, 2002) 등의 저서가 있다.



하단 정보

FAMILY SITE

03015 서울 종로구 홍지문1길 4 (홍지동44) 김달진미술연구소 T +82.2.730.6214 F +82.2.730.9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