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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전시 속에서 아트아카이브 섹션 둘러보기 - 이중섭, 백년의 신화전

비평그룹A4





이중섭, 백년의 신화전 아카이브실 전경


‘최근 전시들에서 보이고 있는 아카이브 섹션에 대해 전반적으로 평을 해달라’는 원고청탁을 받았다. 이번 글에서는 전문적인 아트아카이브의 생산자(기관, 관련 연구인력 등)가 아닌 수용자(관람객)의 입장에서 이야기하고자 한다.

최근 전시를 기준으로 아카이브 섹션을 찾기 위해 몇 가지 사전 작업과 고민이 필요했다. 첫째, 아트아카이브와 관련된 미술전시를 찾는 것이었고, 둘째, 전시에서 아카이브 섹션과의 관계를 탐색하고, 셋째, 아트아카이브를 다루는 전시에 대해 다양한 논의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생각의 공유’였다.

첫째, 아트아카이브와 관련된 미술전시를 선정하기 위해 시의성과 대중성은 물론, 아트아카이브를 구축하고 있는 기관에서 진행하는 전시를 대상으로 두었다. 때마침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한국근대거장 이중섭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여 ‘백년의 신화 : 한국근대미술 거장전’이라는 제목으로, 현재 전시중인 ‘이중섭, 백년의 신화’전(6.3-10.3)(이하 이중섭전)을 선택했다. 

둘째, 전시에서 아카이브 섹션과의 관계를 탐색하면서 이중섭전은 공간구성부터 그가 거쳐 갔던 ‘시공간’을 따라 전시를 설계하고, 3층 마지막 세션에 아카이브 전시실을 두었다. 전시장 내 관람객도 많았지만, 아카이브실에서도 꽤 오랜 시간 공을 들여 자료를 살피고, 관련 이야기를 나누는 이들이 많았다. 이렇게 관심을 끌고, 내용을 탐색하고 싶게 만든 매력은 무엇이었을까? 

이중섭 사후, 늘 신화처럼 전해졌던 생애와 작품의 이야기는 아트아카이브를 통해서 하나씩 그 원류를 찾고, 지류와 줄기를 타고 올라와 지금 현재에 초점이 또렷하게 맞춰져, 21세기 현재화된 이중섭을 마주할 수 있게 해주었다. 왜 이런 작업이 탄생되었으며 어떤 사연이 어떻게 작품에 녹여졌는지, 예술혼을 불태웠던 그 흔적은 어떻게 되었는지, 그 당시 예술계와 어떠한 교류를 했으며 그 결과는 어디에 반영되었는지, 사후 그는 어떤 영향력을 전파했는지 등등 일일이 논거하기 힘들 만큼 폭넓게 제시된 이번 이중섭전의 감동은 신화가 아니라 오히려 힘든 현실을 살아낸 인간적인 작가, 그 예술의 원류를 확실한 출처를 통해 제대로 제시했기 때문이 아닐까?

그래서 셋째, 아트아카이브에 대한 다양한 논의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생각의 공유를 위해 이중섭전이 소환한 아트아카이브를 활용한 방식에 주목하게 된 것이다. 아트아카이브의 소장 출처를 보니, 개인 소장자는 물론 관계기관 등이 있었고 그중 가장 방대한 곳은 2013년 10월 개소하여 올해로 4년째로 접어든 미술연구센터이다. 

2016년 초 기준, 특수자료 약 130,310점의 아트아카이브를 소장하고 있는데, 이번에 출품된 소장품은 각각 기증자들의 이름을 붙여 특별컬렉션으로 다뤘다. 사진 자료의 경우 미술저널리스트 김복기가 국내 및 국외 작가, 평론가에게 수집한 자료를 기증한 ‘김복기 컬렉션’과 1920년대부터 현재까지의 이중섭 삽화·표지화, 전시인쇄물, 이중섭 평전 등은 미술사가 최열이 기증한 ‘최열 컬렉션’을 통해 많은 부분이 구성되었는데, 이미 미술연구센터에서 2014년 12월부터 2015년 6월까지 ‘한국미술 공부방 시리즈: 이중섭’전을 통해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은 이중섭의 자료들을 대중에게 소개하고 물리적인 한 공간에 자료를 집대성하여 정리·보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었다. 다만, 전시장에서 아트아카이브에 대한 상세설명이 부족하였고, 최종 인쇄물인 도록에서는 목록도 다뤄지지 않은 점은 매우 아쉽다.

아직은 아트아카이브의 활용이 소수의 대상에게 국한되어 있다. 일반인에게 그저 나열된 자료를 스스로 독해하게끔 부담을 줄 것이 아니라 다양한 접점의 방식을 좀 더 고민했으면 한다. 이 고민이 아트아카이브를 일반인들의 접근성을 높이고, 또 다른 프로그램개발과 지원으로 이어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매월 수많은 전시가 열린다. 이 새로운 전시들에서 아트아카이브 섹션은 어떠한 모습으로 나타날지 늘 기대가 된다


- 비평그룹 A4 한국아트아카이브협회 소속 비평그룹으로 아트아카이브 연구자들로 구성되어있다. 아트아카이브 운영에 대한 논의의 장을 열기위해 펜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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