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과정에서는 <현대미술의 불쾌함> « L’abject et le dégoût dans l’art contemporain »이라는 주제로 논문을 썼다. L’abject 은 <비열한>, <비천한> 이라고 쉽게 번역 될 수 있지만 좀 더 자세한 번역은 <무엇인가가 일상적이지 않아서 멀리 던져버리고 싶은 마음에서 유발된 행동을 의미하는 형용사>이다. Le dégoût 는 <불쾌함>, <혐오>로 번역되지만 이 단어를 중심단어로 쓴 이유는 칸트의 goût (아름다움의 판단기준)에 반대되는 dégoût로서, 판단하기 어려운 현대미술에 대한 일반인들의 반응으로서, 눈에보이는 생물학적인 불쾌감 (두려움, 잔인함, 더러움, 슬픔….) 을 작품에 이용하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잘 포장되어서 숨어있는 사회적인 폭력의마취상태, 하나의 물건으로 소비되는 인간성들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작가들의 작업에대한 표현으로, 단순히 추(laid)에대한 접근이 아닌 개념을 느낌화하는 인간심리에대한 접근으로서…. 여러가지 뜻을 담고있는 단어선택이였다.
나의 박사 논문은 아름다움의 반대개념으로 통용되는 추함에 대한 성찰이다. 미와 추를 느끼는 심리적,사회적기준, 인간심리의 매커니즘, 판단기준을 만들어 주는 사회적 합의, 미적 감정과 도덕 감정(sentiment esthétique/ sentiment éthique)사이의 관계, 18세기부터 최근 21세기까지 정의되어진 아름다움과 추함에 대한 기준 비교분석, 그리고 마지막으로 예술세계안에서 불편하고 거부되어진 표현방법을 굳이 사용해 가면서 작가가 하고싶은 이야기는 무엇인지, 이러한 표현방법의 한계와 발전가능성에 대해서 생각을 풀어 나갔다.
총 4장으로 구성된 논문은 다음과 같이 요약 될 수 있다 : 1장 ; 불쾌함(le dégoût)에 대한 의미적 분석, 필자가 정의하는 개인적 생각, 하나의 개념이 사회적으로 정의되어서 인간 행동에 미치는 영향, 아름다움/양호한것/선한것(Beau/Bon/Bien)의 차이와 공통점 분석. 2장 ;인간의 감정중의 하나인 불쾌함에 대한 분석. 즐거움/불쾌함/초월(plaisir/déplaisir/ dépassement)에 관한 연구. 숭고함/카타르시스/기대되어진 즐거움에 대한 반대작용으로서 불쾌함(Sublim/catharsis/dégoût)에 대한 연관성과 차이점, 지식과 믿음이 인간감정에 미치는 영향. 3장 ; 불쾌함에대한 역사적인 흐름정리와 미술에서 나타난 현상(16세기-21세기), 신성함과 금기 그리고 위반(sacré/tabou/transgression)에 대한 철학적, 심리학적 분석과 그에따른 미술작품들 연구. 4장 ; 현대미술에서 볼 수 있는 여러작품들을 분석하면서 칼 호젠크란츠(K.Rosenkranz)의 정의에따른 3가지 아름다움(긍적적인 미/부정적인 미/ 초월-beau positif/beau négatif/dépassement) 에 관한 연구. 추함에 대한 미학(l’esthétique du laid)을 정립한 호젠크란츠는 칸트와 더불어 아름다움에대한 논의에서 언제나 비교분석되는 사람이다.
동전의 앞과 뒤는 서로 반대되는 개념이 아니라 하나를 이루는 두 축이다. 같은 관점으로 추함의 분석을 통한 아름다움의 재정립은 이시대에 미술에서의 아름다움이 어떻게 정의 될 수 있는지에 대한 미술의 역할에 대한 질문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