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컬럼


  • 트위터
  • 인스타그램1604
  • 유튜브20240110

연재컬럼

인쇄 스크랩 URL 트위터 페이스북 목록

(8)공동체예술과 장르혼융으로 확장하는 큐레이터, 박성현

김준기



박성현 큐레이터의 키워드는 예술의 공동체성과 장르간 융복합이다. 예술의 공동체성 회복은 그가 화이트큐브를 벗어나기 시작할 때부터의 화두이다. 특히 그가 추구하는 공공미술과 공동체미술은 모뉴멘트 중심의 물질형식과는 다르다. 
그는 철저히 공동체와 동행하고 협업하는 공공미술로서의 공동체 기반의 예술(Community based Art)을 추구한다. 또 하나의 키워드는 다원예술이다. 그는 시각예술이론을 공부했지만, 장르간 융복합으로 자신의 관심사를 더 넓은 영역으로 펼쳤다. 수많은 음악과 퍼포먼스, 문학, 춤 등 다장르, 다매체의 예술가들과 교류하면서 그는 열린 예술의 가능성을 현실화하고 있다.

“예술가들의 자발적인 창작행위를 유도하고, 대안적인 창구를 마련하는 교두보 역할을 하는 것이 제 일의 시작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장르간의 매칭 작업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폐쇄적으로 제각각 진행되는 각 장르간 활동들을 엮어내는 일이죠. 그리고 이것보다 더 중요한 건 시민들과의 만남입니다. 예술의 문제를 풀기위해서는 시민의 삶 속에서 해답을 찾아야합니다. 예술가들만의 만남으로는 답이 안 나와요.”

그는 미술관이나 상업화랑 등 기성의 미술문화공간 큐레이터들과는 다른 모습의 큐레이터상을 만들어 가고 있다. 그는 대기업 회사원의 지위를 털고 광주라는 도시의 마력 속으로 빠져들었다. 그는 국가단위 공공미술 프로젝트의 첫 번째 기획자들 가운데 한 사람이다. ‘아트인시티 2006 : 중흥동프로젝트’가 그것이다. 광주시 북구 중흥동 3동의 동네 골목과 노인정, 텃밭, 공터 등에서 열린 ‘하늘공원프로젝트’다. 그는 재개발지역으로 묶여 점점 쇄락해가는 마을의 곳곳을 예술작품으로 새롭게 환기하는 작업을 추진했다. 그것은 마을을 미술품으로 장식하는 일만이 아니라 기억을 아카이빙하는 것까지 나아갔고, 커뮤니티 공간을 꾸려 주민과 소통하고 그들의 삶 속에 다가서는 일을 시작했다. 

2008년 광주비엔날레 큐레이터로 참가한 그는 대인예술시장프로젝트를 통해 커뮤니티아트로 손꼽히는 사례를 만들어냈다. 대인시장과 예술의 만남. 그것은 표피적인 만남이 아니라 그 속에 스며들어 시장상인들과 예술가들이 시민과 함께 삶을 꾸리는 현장 속의 예술이었다. 2009년에는 5개 도시의 대안공간들을 초대해 레지던시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다른 도시의 대안공간들을 초청해 대인시장에서의 커뮤니티아트와의 연계를 시도했다. 레지던시와 전시, 프린지공연 등을 꾸리며 그는 다장르 융복합 실험을 실행했고, 재래시장과 연계한 문화예술교육프로그램, 매미시장, 워크숍, 세미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시장사람으로 살았다. 이어진 ‘아트로드프로젝트’도 시장 속의 큐레이터, 길 위의 큐레이터 박성현의 일이고 삶이었다.

그의 새로운 실험은 마을 속의 큐레이터다. 광주 지산동에 새롭게 문을 연 ‘푸른길 문화공간 신시와’는 마을사람들과 함께 사는 삶 속에서 예술을 꽃피우려는 새로운 마을예술 프로젝트다. 그것은 광주 도심을 가로지르는 폐선부지를 되살린 푸른길의 한 구역에 한옥을 개조한 문화공간이다. 공공기관과 일하면서 일정기간동안에 성과를 내야하는 압박감에 시달리기도 했던 그는 성과주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마을로 들어갔다. 정량적 평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관 주도 예술프로젝트에서 벗어나 보다 자유롭고 지속적인 삶과 일을 만들기 위함이었다. 예술로서 마을사람들과 함께 사는 일이다. 화이트큐브 전시에서 공공미술로 진화한 그는 삶과 일이 일치하는 공동체 속의 큐레이터로 한 걸음 더 깊게 다가서 있다.

그는 홍익대 예술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예술학과를 수료한 후 롯데화랑 전시기획자로 일했으며(1995-2008), 2006년 아트인시티 중흥동프로젝트 디렉터를 맡았다. 이후 광주의 다원예술매개공간인 매개공간미나리 디렉터(2008-2010)로 일하면서, 2008년 광주비엔날레 복덕방프로젝트 큐레이터로서 대인예술시장프로젝트를 추진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후 광주 궁동일대의 예술의 거리에서 <아트로드프로젝트>(2010-2011)를 추진했다. 2013년부터 광주 지산동에 ‘푸른길 문화공간 신시와’를 설립해 마을 속 예술을 실행하고 있다.

하단 정보

FAMILY SITE

03015 서울 종로구 홍지문1길 4 (홍지동44) 김달진미술연구소 T +82.2.730.6214 F +82.2.730.9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