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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김종길, 샤먼/리얼리스트 큐레이터

김준기



“총체적 상황으로서의 마당을 제시하고 싶다. 켜켜이 쌓여있는 현대사의 사건과 응어리들을 풀어내는 살풀이판이자 신명나는 놀이판으로서 예술현장은 그대로 현대판 샤먼 굿이다. 나는 그 판을 묶어서 또 다른 미술굿판을 만드는 큐레이터 샤먼이다. 따라서 나의 일은 무당짓거리다. ‘샤먼/리얼리즘’은 이러한 나의 생각을 담은 화두라 할 수 있으며, 자연, 지역, 현장, 행동, 사회 등은 화두를 풀어내는 주제어들이다.”

그는 큐레이터와 비평가 정체성을 한 몸에 담고 있다. 최근에 출간한 그의 저서 『포스트민중미술 샤먼/리얼리즘』은 큐레이터 김종길의 생각을 정리한 비평서다. 그는 샤머니즘과 리얼리즘이라는 화두를 안고 그것을 비평과 전시의 영역에서 실천해왔다. 대표적인 전시프로젝트로 ‘경기, 1번국도’(2007.11.10 - 2008.1.23)가 있다. 경기도 지역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을 중심으로 경기도를 관통하고 있는 1번국도의 역사성과 장소성 등을 재해석한 전시프로젝트다. ‘언니가 돌아왔다’(2008.10.1 - 2009.1.4)와 ‘악동들, 지금여기’(2009.10.17 - 2010.1.3), ‘1970-80년대 이후 한국의 역사적 개념미술 : 팔방미인’(2010.12.24 - 2011.3.20) 등은 포스트민중미술과 여성미술, 개념미술 등을 정리한 기획전시다. ‘유신40년 : 유체이탈’(2012.11.10 - 11.25)은 대통령 선거국면을 맞은 2012년에 열린 6부작 연속기획전으로서 유신시대를 비판적으로 성찰하는 기획전이었다.

1990년대 후반 이후 새로운 세대의 리얼리즘 미술은 ‘민중미술 : 모더니즘미술’의 대립구도와는 다른 흐름을 만들어왔다. 김종길은 이러한 경향에 주목하여 그것을 비평활동과 전시기획으로 이어왔다. 민중미술아카이브는 연구자, 비평가, 큐레이터 김종길에게 소중한 씨앗이다. 그는 현실과 발언 30주년을 맞아 전시기획과 출판에 참가했다. 이어서 임술년 30주년 아카이브를 추진해왔고, 올해부터는 두렁 30주년을 맞아 아카이브를 추진하고 있다. 그가 민중미술 초기의 소그룹활동에 주목하는 것은 동시대미술을 갈무리하는 포스트민중미술의 뿌리를 찾아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나아가 그의 사유와 실천은 리얼리즘 담론을 넘어서는 샤먼/리얼리즘론으로 진화했다. 리얼리즘 미술운동의 성과를 동시대미술담론으로 연결하는 것과 더불어 지난 시대의 조직미술운동의 한계를 넘어서 이 시대의 예술실천을 헤아리는 비평가/큐레이터 정체성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지역, 현장, 행동 등은 김종길의 핵심주제어들이다. 그는 경기도 지역의 바깥미술회나 충남 공주의 야투 등 자연미술 활동가들에 대한 조사연구와 비평 및 기획에 직간접적으로 연계활동을 해왔다. 또한 그는 경기도 평택 대추리에서의 현장예술 활동을 비롯해서, 서울 용산, 콜트콜텍, 그리고 최근의 제주도 강정마을에 이르기까지 사회적 갈등의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행동예술에 대한 조사연구를 바탕으로 아카이브전시를 꾸리고 비평활동을 해왔다. 특히 그는 제주도를 자신의 비평지구대로 정하고 꾸준히 제주지역의 예술활동을 연구해왔는데, 10여 년째 이어온 제주 4.3미술 연구를 토대로 제주와 오키나와와 타이완에서의 학살을 연계하는 기획전시 ‘오키나와 타이완 제주 사이 : 제주의 바다는 갑오년이다!’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그는 큐레이터의 일을 조사연구를 통해 역사를 갈무리하는 데 묶어두지 않고 동시대 사회의 장에서 실천하는 행위자로서 역사를 만드는 것으로 확장하려고 한다. 이런 맥락에서 그는 ‘행동하는 지식인으로서의 큐레이터’다.

김종길(1968- )은 큐레이터이자 비평가이며 미술이론/정책 연구자로 활동하고 있다. 대학 학부시절의 연극활동을 배경으로 희곡과 미술비평, 미술(관)정책 등 다양한 영역의 연구와 글쓰기를 병행해왔으며, 미술관과 그 바깥에서의 기획으로 미술현장 큐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2000년부터 모란미술관 큐레이터로 일했다. 2003년부터 경기문화재단 전문위원으로 활동하기 시작했고, 2006년부터 2012년까지 경기도미술관 큐레이터 및 교육팀장으로 일했다. 현재는 경기문화재단 정책개발팀장을 맡고 있다. 수상경력으로는 김복진미술이론상(2011), 한국박물관협회 올해의 큐레이터상(2011), 월간미술대상 전시기획부문 장려상(2010), 이동석전시기획상(2009), 한국미술평론가협회 신인평론상 수상(2005) 등이 있다. 현재 한국큐레이터협회 교육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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