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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제주의 아름다움과 독특한 자연에서 명화처럼, 제주현대미술관 변종필 관장

윤태석

변종필 관장



제주현대미술관은 21세기, 문화 예술과 관련 콘텐츠가 부각되는 시대를 맞아 제주도의 독특한 문화예술을 현장성 있게 소개하고 소통하기 위해 2007년 9월에 제주도립으로 문을 열었다. 이 미술관은 제주의 아름답고 독특한 자연환경이 잘 보전된 제주도 중산간 한경면 ‘저지문화예술인마을’ 중심부에 자리 잡아 관람객에게 문화예술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명화의 한 장면처럼 보여주고 있다. 

“비평가로서 자신의 전부를 예술 창작에 쏟고 있는 미술가들의 삶과 예술을 기록하겠다.”

『조선일보』 2009.1.6.
‘2009조선일보 신춘문예 미술평론 당선 수상 소감’ 중에서 

“예술에서 ‘진보’는 대중과 함께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대중을 창조하는 데 있다.라고 한 어느 시인의 말처럼, 예술에서 새로움은 그동안의 조형 어법과 다르게 발견된 시선으로, 대중에게 낯선 언어로 말을 거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트인컬쳐』 2023년도 3월호 
‘2023 제주미술의 현안과 제주현대미술관의 역할과 계획’ 기고문 중에서

각각 본인의 향후 행보에 대한 각오, 예술에 대한 소신을 진보라는 수식어를 덧대 밝힌 제주현대미술관 변종필 관장의 말이다. 
미술 이론가로서 미술관을 이끄는 책임자로서 미술에 대한 소신과 미술관 운영철학을 읽을 수 있어, 그를 직접 만나보거나 미술관에 가보지 않아도 그의 삶과 미술관이 어떻게 경영되는지를 짐작게 한다. 


장욱진탄생100주년기념 ‘100인 아티스트 미디어파사드전-백화점·百畵店’전,
2017,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변종필 관장은 두 번째로 미술관 관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첫 번째는 고 장욱진(1917-90) 화백의 유족들이 설립한 장욱진미술문화재단의 작품기증이 발단이 되어, 경기도 양주시가 조성한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이다. 변 관장은 이 미술관의 초대 관장으로 부임해 초기 미술관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안정화하는 데 이바지했다. 

특히, 장욱진 화백의 인생관이라고도 할 수 있는 심플(Simple)을 주제로 한 연례기획 ‘심플simple전’은 참여 작가와 일반인에게 장욱진의 삶과 작품관을 재조망케 하는 데 일조했다. 또한, 작가에게는 가장 기초적인 조형 어법인 드로잉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기 위해 대학생과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공모를 통해 전시로 연계한 ‘뉴드로잉 프로젝트’는 참신한 기획이었다는 평가와 함께 신진작가를 발굴·지원하는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다. ‘2015 일영터널 설치미술-어떤 장소(Some Place): 기억에서 기억으로’와 ‘2016년 야간경관활성화 프로젝트’는 경기도로부터 우수사업으로 선정되어 지자체 매칭 20억 원의 사업비로 세 차례나 ‘미디어파사드 프로젝트성 전시’를 개최했다. 이는 개관 초기에, 그것도 기초자치단체가 운영하는 공립미술관에서는 쉬이 보기 힘든 성과로 평가된다.
이와 더불어 미술관 주변에 있던, 야외 조각공원을 통합하는 혁신적인 운영을 통해 경제성과 효율성을 제고하고, 미술관의 새로운 관람객층을 개발하여 미술관 위상을 확립하는 데 매진했다. 이를 위해 행정시스템과 조직체계의 이해를 바탕으로 미술관의 모든 구성원 간 상호 유기적 관계를 형성하여 원만하게 미술관이 운영될 수 있도록 조직관리를 실행해 나아갔다.

공립미술관장 자리가 대단히 제한적이고 치열한 우리 미술관 계의 사정으로 볼 때, 변 관장은 비교적 이른 나이에 관장이 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단기 계약직이 일반적인 관장직의 임기 시스템으로 볼 때 벌써 10년 차를 맞고 있다. 이렇게 롱런 할 수 있었던 비결은 일찍부터 실무와 이론, 연구와 현장 경험을 풍부하게 쌓았던 데서 기인한다고 여겨진다. 재학 중 모교(경희대) 부설 연구소를 비롯해 문체부가 직접 또는 민간기구를 통해 수행한 각종 연구프로젝트에 일찍부터 참여하여 책임연구원 및 아트디렉터로 연구 및 연구물 발간 사업을 주도했다. 또한, 등록 박물관·미술관 국고지원 사업에서는 자문·운영 및 평가·실사 위원으로 활동하며 국내 박물관·미술관의 운영 실태를 파악하고 직무 관련 능력을 배양할 수 있었다.
이러한 실적들이 실무분야의 경력이었다면, 대학과 대학원에서 겸임과 객원교수, 강사를 역임하며, 20여 년 동안 박물관·미술관 학예사 특강, 전시기획 및 디스플레이, 현대미술비평 및 분석, 문화정책 및 미술관 교육, 한국미술사, 서양미술사, 논문지도 등의 강의경력은 학문적 성취와 직무 관련 연구·학술 능력을 겸비하는데 밑바탕이 되었다. 


‘뉴라이징아티스트-탐색자’전 (남다현 작품), 2022, 
제주현대미술관


변 관장은 장욱진미술관에 이어 2019년부터 제주현대미술관을 이끌고 있다. 제주현대미술관은 두 개의 기획전에 주력한다. 미술의 본질적 가치를 탐구하며, 혁신적이고 실험적인 작업에 매진하고 있는 신진작가들을 발굴·육성하기 위한 ‘ 뉴라이징 아티스트전’과 개인적 사유의 깊이와 다양성이 곧 우리 시대를 구성하는 미적 담론이자 경향이라는 방향에서 열고 있는 ‘지역네트워크 교류전’이다. 물론 국내외 경계는 없다. 소장품 수집을 통해 작가들의 혁신적이고 실험적인 창작활동을 지원하고, 미술의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넓혀가는 것에도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아울러 미술관은, 제주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들의 작품 수집으로 미술관 정체성을 확립하고, 같은 시대에 현대미술의 경계를 넓혀가는 데에도 주력하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제주시 서부권 저지문화예술인 마을의 활성화 여건 마련과 다양한 문화예술 수요 욕구를 충족하고,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문화예술 향유 공간 제공이라는 미술관 설립 취지를 현실화해 가는 과정인 것이다. 변 관장의 이후 행보가 더욱 바빠지겠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 대목이다.
변종필 관장은 2008년 ‘2008한국미술평론가협회 신인 평론가 당선’과 ‘2009조선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했다. 그는 시상식에서 “나에게 내일은 지금의 기쁨에 안주하지 않고, 정직하고, 올바른 가치관으로 묵묵히 정진하는 또 다른 첫날이 될 것이다.” (『조선일보』 2009.1.6. 수상 소감 중에서) 14년 전 그의 이 다짐은 지금까지도 올곧게 실행으로 이어지고 있다.


변종필(卞種弼, 1968- ) 
문학박사(미술사), 조선일보 신춘문예 미술평론부문 당선(2009), 한국미술평론가협회 미술평론공모 당선(2008).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초대(初代) 관장, 앤시연구소 부소장. 『아트비하인드(arte), 장욱진 단순함의 아름다움』(다림)지음, 『손상기의 삶과 예술』(사문난적), 『단색화 미학을 말하다』(마로니에북스) 공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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