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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아름다운 대한민국을 꿈꾸며

김정수



북촌의 멋진 한옥


우리나라를 여행하다 보면 시골 마을이 나 도시나 똑같은 풍경이 펼쳐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아파트들, 네모난 시멘트 상가들, 산이나 들이나 해변가나 거의 비슷한 모습들이다. 도시들은 서울의 모양새와 같고 시골 마을들은 서울의 변두리 같은 인상을 준다. 한마디로 그 마을과 각도시의 정체성이라곤 전혀 없는 전국 주거, 상업의 건물 동일화라 할 상황이다.

그나마 제주도에 남아 있던, 돌담이 빙 둘러싸인 제주도 특유의 집들마저 난개발로 인해 많이 사라져 버리는 지경에 이르렀다. 하기야 서울에서 전통의 숨결이 남아 있다는 인사동에도 전통 가옥을 거의 찾아볼 수 없으니 굳이 유럽이나 다른 나라를 들먹일 필요도 없다. 그 마을의 특색이 잘 보존되어 생활 풍습이 그대로 살아있다면 굳이 축제니 뭐니 별 요란 떨지 않아도 관광객들로 넘쳐날 것이다. 지방은 지방대로 서울은 서울대로 도시나 마을의 건축에 대해서 심의하는 기관이 있고 법들도 제정되어있을 텐데도 난개발로 건물들로 넘쳐난다.

유럽 같은 데선 오래전부터 시·구 등 행정기관에서 엄격하게 미관에 관해 잣대를 적용해서 아름다운 마을이 됐다는 건 익히아는 사실이고 파리의 경우 빨래 거는 것까지 규제한다. 상대적으로 우리나라는 미관 지구란 걸 만들어서 규제를 시작했지만 힘든 경제여건 때문에 엉망이 된 것도 있을 것이다. 충분히 이해한다. 내가 이야기하고 있는 건 이젠 여건이 어느 정도 충족이 되어 있는데도 난개발이 여전하다는 사실이다. 그 많은 규제 법률이 왜 난개발에는 잘 통하지 않는 것일까. 준주거지역이 너무 많고 쉽게 상업 지역화되어 마구마구 난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보존되어야 할 자연 녹지마저 규제가 많이 풀려 정부에서는 세금만 많이 거둬들이면 그걸로 끝인가 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개인의 사유 재산이라 여러 가지 어려운 상황이 만들어지겠지만, 마을이나 도시의 건축이나 미관을 담당하는 공무원들이나 관련 관계자들이 정말 미적인 감각이 전혀 없는 사람들로만 채워진 게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 때도 있다. 마을 축제니 뭐니 박물관이니 뭐니 해서 관광객 유치할 생각 말고 그 마을의 전통적인 건물, 생활 풍습, 이런 데 투자를 해서 관광객들이 들어서면, 아 여기는 이런 마을이지 그리고 이런 전통을 갖고 있지 음식은 이런 게 별미지 라고 자연스럽게 그런 생각을 하게 하여서 유지되는 게 더 효율적이라 생각된다.

어려운 일이겠지만 비전을 가지고 마을 주민들에게 여러 가지 사례를 들어 설명도 하고, 예산도 어느 정도 지원을 해주면,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을까. 서울 북촌 한옥마을을 생각해 보자. 처음엔 한옥으로 남아 있으면 개발이득이 전혀 없다고 주민들이 반대해서 힘든 상황들도 많았지만, 한옥 증·개축 보수 등에 금융지원도 하고 주민을 설득해서 지금은 아무런 축제나 행사를 하지 않더라도, 단지 한옥 마을을 보기 위해 국내외 관광객이 찾아오고, 생활공간은 공간대로 유지하며 부가가치가 엄청나게 많은 곳으로 변모하여, 땅값도 오르고 서울시의 좋은 자랑거리로 남게 된 사례를 봐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뭐가 좋고 뭐가 아름답지 못하다 이런 것쯤 들은 알 수 있는 눈들을 가지고 있다 본다. 그 많은 공무원 해외연수, 많은 유학생, 주민들의 해외여행, 이제 마을 마을 도시 도시 아름다운 특색 있는 곳으로 만들 수 있는 역량과 안목도 이제는 갖고 있다. 좋은 곳으로 만들자고 충분히 뜻이 모아 힘을 합치는데 예전처럼 무작정 반대할 시민이나 주민은 많지 않다고 생각된다. 

지금부터라도 도시마다 마을마다 특색 있는 건축물로 그곳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면 어떨까. 만약에 우리가 제주도에서 돌집을 실컷 볼 수 있고, 태백이나 정선 등에 가면 너와 마을을 많이 볼 수 있고, 안동을 가면 오래된 한옥을 즐겁게 볼 수 있다면… 얼마나좋을까. 언제쯤 우리도 스위스나 유럽의 지역마을처럼, 아름다운, 독특한 사진만 찍으면, 예술작품이 되고, 스케치만 하면 바로 작품이 되는 멋진 마을들이 생겨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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