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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미술 13/공공미술이란 무엇인가(1)

심현섭

공공미술 13/공공미술이란 무엇인가(1)  

공공미술은 두 개의 의미체로 구성된다. 공공과 미술이 그것이다. 공공미술이 무엇인지를 살피기 위해 먼저 공공의 의미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국에서 공공(公共)은 “국가나 사회의 구성원에게 두루 관계되는 것”(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으로 영어의 퍼블릭(public)과 다르게 국가라는 개념을 명시적으로 공공과 연결하였다. 공공을 국가와 연결 짓는 개념은 공공의 것을 시민이 아닌 국가의 소유로 인식하는 그릇된 사고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으므로 시민사회로 변모한 현재로서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공공의 특성으로는 사회의 다수 구성원들이 공동으로 소유·사용·관리하는 것으로서 공유성, 다수의 구성원들에게 보편적 접근이 가능하도록 개방되어 있는 공개성, 다수의 구성원들에게 두루 영향을 미치는 것을 의미하는 공중성, 중앙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기업 등 공공기관과 관련한 행정성을 들 수 있다(김정수, 2009). 

공공성을 공공미술에 적용하면 다음과 같은 정의가 가능하다. 첫째 공공미술은 대중 모두가 소유하고 관리하는 미술이다. 둘째, 공공미술은 공공공간에 전시하는 미술이다. 셋째, 공공미술은 모든 대중이 평등하게 관람할 수 있는 미술이다. 넷째, 공공미술은 대중에게 공평하게 이익을 주는 미술이다. 다섯째, 공공미술은 공공기관의 지원(행정, 자금 등)으로 제작하는 미술이다.

일반적으로 공공미술은 형어 모순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이것은 공리적 측면을 강조하는 ‘공공(公共)’과 개인의 자율적 창작을 중시하는 ‘미술’이라는 용어가 결합하여, 공공의 이익에 기여하는 개인(개인들의 단체)의 창작물이라는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개인의 자율적 창작물인 미술은 그야말로 자율적인 개인에 의해 자유롭게 만들어지기 때문에 공공의 개입은 창작 이후 전시, 유통의 과정에서나 고려의 여지가 생긴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처음부터 ‘공공’이라고 하는 대상과 대중의 이익이라는 목적을 전제로 제작하는 공공미술은 ‘공공’과 연동한 여러 가지 문제들이 발생한다. 제작과정에서 맺는 공공과 작가의 관계, 작품 평가에 대한 공중의 강력한 주도권, 행정기관의 제작비 지원 제도 등의 문제가 공공미술의 형성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이와 같은 이유로 공공미술은 사회·정치·문화의 총체적인 복합체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인류가 사회를 유지하는 요소로 정치, 경제, 환경, 문화를 꼽히는데, 공공미술이 이러한 요소들을 함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술이 공공성을 고려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예술에 대한 인간의 본능적 욕구, 문화 향유권의 평등성 등의 이유가 있지만 무엇보다 미술의 기원이 공공성과 관계하기 때문이다. 미술의 기원은 선사시대 동굴벽화에서 찾을 수 있다. 벽화가 그려진 동굴이 모두에게 공개되었는지는 아직 논란 속에 있지만 벽의 그림이 전쟁, 사냥 등 공공의 이익과 관련한다는 점은 확실해 보인다. 이러한 공공성은 오늘에 이르기까지 여전히 미술과 함께 하고 있다. 시대에 따라 종교나 권력에 밀착하고 미술관으로 상징되는 미술제도에 안착하고, 자본에 종속되는 등의 부정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 성취 여부를 떠나 보편적 가치와 공동체의 이익을 추구함으로써 공공성을 실현하려고 지속적으로 노력해온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미술의 역사는 공공성이 미술의 존재 가치로서 서로 뗄 수 없는 관계에 있음을 증명한다. 따라서 공공미술은 미술의 한 장르라기보다는 미술 그 자체로서 자연스럽게 진화해온 결과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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