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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아미타불과 모나리자

유인화

서울사이버대학에 가면 건물 한쪽 벽을 장식한 세 남녀의 부위별 사진이 눈에 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당대의 우리 예술’을 제목으로 다빈치의 명작 ‘모나리자의 미소’, 6세기께 삼국시대의 목조 미륵 반가사유상(半跏思惟像), 고려불화 ‘수월관음도(水月觀音圖)’ 등 세 주인공의 눈, 코, 입, 손을 확대한 사진들이 동서양의 공통어인 ‘미소’를 강조하고 있다. 학교 측은 ‘모나리자의 미소’(1503~1506년)가 세계적으로 유명하지만 그보다 오래된 미륵반가사유상의 넉넉한 미소(6~7세기)야말로 ‘은은함과 신비함’에 있어 견줄 만한 아이콘이 없다고 설명한다.

미륵반가사유상은 제목이 상징하듯 로댕의 조각품 ‘생각하는 사람’과 ‘모나리자의 미소’를 아우른 득도의 미소를 담고 있다. 미륵이 부처 열반 56억7000만년 후에 출현할 미래의 부처로 정의되는 만큼 고즈넉한 미소의 깊이를 상상하기 힘든 게 사실이다. 미소를 머금은 모나리자의 모습도 아직까지 연구가 활발할 정도로 호기심의 대상이다. ‘모나리자의 미소’는 보는 사람의 심리상태에 따라 슬픈 미소가 되기도 하고 기쁜 미소로 보이기도 할 만큼 신비로운 작품이다. 얼굴 표정은 우리 마음을 나타내는 거울이라는 말처럼, 그림 속 모나리자의 입을 가리고 눈을 보면 정색하고 있지만 눈을 가리고 입을 보면 미소짓고 있다는 해석도 있다. 심리학자 에드 디너는 저서 <모나리자의 미소>를 통해 모나리자의 얼굴에 담긴 83%의 미소와 17%의 슬픔이 균형을 이뤄 명작으로 완성된 것처럼 일반인도 17%의 부정적인 요소를 포용해야 성공적인 삶을 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9일 국립중앙박물관이 이탈리아 로마 국립동양예술박물관에서 발굴한 14세기 고려불화 ‘아미타 내영도(阿彌陀 來迎圖)’는 아미타불이 시선을 아래로 낮추고 오른손을 내밀어 죽은 이를 극락세계로 맞이하는 장면이다. ‘엄청난 보물’로 평가받는 그림 속 부처는 극락세계에서 중생을 위해 자비를 베푸는 부처답게 온화한 표정을 짓고 있다. 일본 130여점, 미국·유럽 20여점, 한국 10여점 등 세계적으로 160여점에 불과한 고려불화는 은근과 끈기의 민족 정서를 상징하는 한국의 ‘역사’이다. 그러나 고려불화뿐이겠는가. 해외 20여개 나라에 반출된 후 ‘미소’와 ‘표정’을 잃어버린 14만여점의 한국문화재를 다시 한번 되돌아볼 시간이다.

- 경향신문 2013.01.11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301102133425&code=99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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