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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조선통신사 세계유산 등재, 韓·日 공동 추진하자

새해는 여느 때처럼 밝아왔지만 현해탄을 감싸고 도는 불안감은 일본발(發) 한파 때문이다. 요즘은 아예 나라 밖의 세상과 담을 쌓을 모양새다. 여유는 사라지고 자기 보전만이 지상 과제가 된 일본을 이제는 한국이 이끌고 나가야 한다.

2008년부터 한·일 양국의 민간과 지방자치단체에서 조선통신사 행렬을 세계기록유산과 세계문화유산에 공동 등재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한류(韓流) 붐의 원조로 불리는 조선통신사 행렬은 임진왜란 이후 전쟁의 참화를 딛고 성실과 신뢰를 바탕으로 새로 만들기 시작한 양국 간 선린과 우호의 역사다. 조선통신사 행렬은 도쿠가와 막부 시대인 1607년에 시작하여 1811년에 끝이 났다.

조선통신사 행렬의 성공적 등재를 위해 시급한 것은 양국의 중앙·지방 정치 지도자, 역사 전문가, 중앙·지방 행정 단위들로 구성된 '준비·조정위원회'의 설립이다. 등재 심사 자료의 준비에는 많은 인력·시간·예산이 소요되기 때문에 한·일 간 당사자들이 작업을 분담하고 추후 일정 등을 논의하여 실행에 옮기는 것이 중요하다. 동시에 양국 시민들의 관심과 지지를 유도하기 위해 화해·선린·평화의 보편적 가치를 강조하는 슬로건을 공모하여 자발적인 관심과 참여를 유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 프로젝트에 관한 우려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한국은 대륙과 반도의 우수한 문화를 섬나라 일본에 전해주었다는 역사를 강조하는 반면 일본은 관광객 유치와 지방경제 활성화에 관심이 높다. 또 사람과 문화가 한반도에서 일본 쪽으로 움직였기 때문에 보존된 기록유산이 일본 측에 훨씬 더 많이 남아 있어서 등재 성공 시 발생할 이익도 일본 쪽에 더 많을 것이다. 이런 형평성 관련 사안도 미리 조율되어야 한다.

조선통신사 세계유산 등재에 관해서는 현재 낙관론과 비관론이 혼재한다. 하지만 현해탄을 사이에 두고 수천 년 동안 이어져 온 사람들 사이의 인연과 평화로의 염원을 가슴에 두고 공동 등재를 위해 양국이 함께 노력하는 그 자체만으로도 화해의 과정은 이미 시작이다. 2015년은 한일조약 50주년이 되는 동시에 조선통신사의 세계유산 등재 심사 결과가 확정되는 해이다. 비극적인 기억에 집중된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한국이 먼저 손을 내밀어 일본을 이끌어 보자.

- 조선일보 2013.01.24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3/01/23/201301230245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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