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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창조경제 핵심은 디자인이다

이순종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차기 정부의 운영목표인 ‘행복한 국가’를 만들기 위해 ‘창조경제’를 제안하고, 이를 구현하기 위한 소관부처로서 미래창조과학부를 신설한다. 미래와 창조를 강조하는 것은 당연하면서도 반가운 일이다. 리처드 플로리다는 그의 저서 『창조계급의 부상』에서 창조경제를 정의했다. 그것은 제조업과 서비스가 함께 역할을 수행하며, 혁신이 주도하고, 기업이 장기적으로 고객의 요구를 파악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경제다. 창조경제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사회·인적 자본과 함께 창조자본을 확충해야 한다.

 창조경제의 기반으로서 과학기술의 중요성은 새삼 재론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과학기술적 접근만으로는 고객의 요구를 파악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데 필요한 통합적 접근이 어렵다. 엔진은 기술자가 만들지만 고객이 감동하는 자동차를 만드는 것은 디자인이다. 쌀의 품질을 개선하는 것은 과학기술자의 일이지만, 즐거운 식탁을 창조하는 것은 요리사, 즉 음식 디자이너의 몫이다. 한국이 21세기 창조경제의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과학기술을 중시하는 만큼 고객연구와 디자인적 창의력의 융합을 강조해야 한다. 대니얼 핑크도 21세기를 창조시대로 규정하며, 그 중심 자원이 종래의 생산과 기술, 지식과 정보로부터 예술과 디자인으로 전환될 것임을 강조했다.

 예술과 디자인이 가치창조의 중심이 되어 가는 현상은 여러 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특집기사 ‘효율적 혁신’을 통해 애플을 그 대표적인 사례로 들고 있다. 애플의 R&D투자가 미국 내에서 81위, 즉 마이크로소프트의 5분의 1 수준에 지나지 않지만, 이를 신기술 개발보다는 디자인에 집중 투자함으로써 고객지향형 혁신을 이루었다고 평가하고, 미국의 미래창조와 혁신의 방향으로 제안하고 있다.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조셉 스티글리츠도 고객 만족을 위해 능동적이고도 인간중심적으로 디자인하고 바꾸어 나가는 애플의 혁신을 창조경제의 모범으로 평가했다. 한마디로 창조경제는 디자인 혁신을 통해 고객을 기쁘게 하는 것이라는 것이다.

 창조경제가 혁신을 주도해 고객의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것이 그 근본이라면, 가장 시급한 인프라는 창의력을 가진 다양한 집단들이 서로 소통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과학기술을 통합적인 미래 창조경제로 고도화하기 위해서는 21세기 창조경제의 핵심어 중 하나인 디자인 산업과 문화를 지원할 관련 인프라의 집적이 필요하다. 디자인계가 제안하는 창의디자인 비즈니스벨트가 바로 그것이다.

 창의디자인 비즈니스벨트는 다양한 혁신적 디자인산업이 입주하고, 새로운 창의와 디자인을 놓고 투자자와 디자이너가 만나는 전시와 워크숍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융합창의디자인연구소와 국내외 연구소들이 연결되고, 디자인지식정보원은 전 세계의 디자인지식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디자인 전문가만 있는 것이 아니라 디자인이 필요하거나 궁금한 과학기술자 또는 기업인들이 손쉽게 첨단 디자인을 만나고 아이디어를 나누고 거래할 수 있는 곳이다. 이곳은 창조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는 신산업의 용광로이자 디자인 산업의 플랫폼으로, 과학기술을 인간의 삶의 가치로 혁신하는 창조경제의 ‘실리콘밸리’다.

 창의디자인 비즈니스벨트가 창조경제에 효율적으로 기여하기 위해서는 각 부처에 비효율적으로 흩어져 있는 예술과 디자인 관련 기능을 국가 단위로 결집할 수 있어야 한다. ‘국가창의디자인위원회’와 같은 기구를 통해 통합적으로 관련 정책을 조정할 수 있는 거버넌스의 구축이 절실하다.


- 중앙일보 2013.02.21
http://joongang.joinsmsn.com/article/aid/2013/02/21/10350381.html?cloc=olink|article|defaul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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