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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예술의 진실과 거짓

송평인

영국의 위작(僞作) 화가 톰 키팅은 미술학교를 나와 그림 그리는 기술이 뛰어났지만 독창성은 없었다. 그는 렘브란트 고야 등 대화가들의 작품 2000여 점을 위작하다 영국 더타임스 미술전문기자의 끈질긴 추적에 꼬리가 잡히자 “내가 만든 위작으로 돈을 번 것은 화상들일 뿐, 내가 직접 위작을 판 적이 없다”고 변명했다. 위작임이 드러나면 가격이 폭락하는 게 보통인데 그의 위작은 오히려 수집가를 자극했다. 그가 사망하자 가격은 폭등했다.

 

 

▷청력 상실에도 클래식을 작곡해 현대의 베토벤으로 불린 한 일본 작곡가의 사기 행각이 드러났다. 사무라고치 마모루라는 이름의 이 작곡가는 곡의 구성과 이미지만 제안하고 나머지는 한 대학의 작곡전공 강사 니가키 다카시에게 맡겼다고 한다. 이 대리 작곡가의 항변이 키팅과 비슷하다. “18년 전 사무라고치로부터 오케스라트용 음악을 작곡해달라는 의뢰를 받고 곡을 제공했을 뿐이고, 사무라고치가 100% 자신의 작품이라고 세간에 발표했다.”

 

▷사무라고치가 18년 전 그에게 작곡을 부탁한 ‘교향곡 제1번 히로시마’는 유튜브에서 들을 수 있다. 누군가는 거기에 ‘이 음악이 좋다. 누가 썼건 그건 문제가 아니다’라는 댓글을 달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클리셰(상투적인 곡)의 연속일 뿐, 교향곡이라고 할 수 없다”고 달았다. 내 감상으로 말하자면 음… 말하지 않는 편이 좋겠다. 다만 사무라고치가 동일본 대지진 희생자를 위로하기 위해 작곡했다는 ‘피아노 소나타 2번’을 지난해 요코하마에서 초연한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그 곡을 치면서 어떤 느낌을 가졌을지 궁금하다.

 

▷예술 분야의 사기는 묘한 데가 있다. 미국 영화감독 오슨 웰스는 헝가리 출신의 위작 화가 엘미르 드 호리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진실과 거짓’을 만들었다. 거기 이런 대화가 나온다. 드 호리가 “모딜리아니는 일찍 죽었기 때문에 남긴 작품이 적습니다. 내가 몇 점 보탠다고 해가 되지는 않습니다”라고 말하자 웰스는 이렇게 답한다. “아름다워요. 하지만 그렇다고 그걸 예술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동아일보 2014. 02. 08

http://news.donga.com/3/all/20140208/606558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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