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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 세계화를 위한 과제

임돈희

우리나라의 ‘아리랑’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될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 현재 유네스코 등재 과정은 회원국이 자국의 무형문화유산 후보작 신청서를 유네스코에 제출하면 6개국으로 이뤄진 보조심사국에서 일차 심사를 한다. 이 보조 심사기구에서는 각국의 후보작을 심사하며 ‘등재권고’ ‘정보 보완’ ‘등재 불가’ 등의 의견을 내놓는다.

이 보조 심사기구의 의견은 올해의 경우 12월 3∼7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정부간위원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보조 심사기구에서 ‘등재권고’한 후보작은 거의 등재로 통과되기 때문에 아리랑도 등재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의 아리랑이 유네스코 세계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는 것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아리랑은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민요다. 단순한 민요가 아니라 한국인의 정체성이고 한국인을 하나로 묶는 힘을 가진 민요다. 이 아리랑에 대한 한국인의 특별한 감정은 아리랑을 ‘또 하나의 애국가’라고 부를 만큼 각별하다. 이는 아리랑이 단순한 민요가 아니라 한국인의 특별한 역사적 경험과 사회적 상황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만약 아리랑이 없었다면 한국을 대표하는 민요를 우리는 선뜻 합의하기 어려울 것이다. 민요가 없는 나라는 없지만 모든 국민의 전폭적인 사랑을 받는 그런 민요를 가진 나라는 드물다. 따라서 아리랑이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다는 것은 한국인뿐 세계인들에게도 감동을 줄 수 있는 무형문화유산이라는 데 그 의의가 있다.

그동안 아리랑이 중국의 국가대표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기 때문에 중국이 우리의 아리랑을 유네스코에 등재하는 데 대한 우려를 나타내는 국민이 많았다. 심지어는 아리랑을 중국이 “뺏어간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었다. 중국은 한족과 56개의 소수민족으로 이뤄진 다민족 국가다. 중국은 무형문화의 국가대표목록을 작성할 때 한족의 무형문화유산뿐 아니라 소수민족의 무형문화유산도 포함시킨다.

중국 조선족의 무형문화유산도 중국의 대표목록으로 등재되고 있다. 아리랑도 그 중 하나다. 그러나 국가대표목록으로 등재됐다고 해서 그 목록이 유네스코에 등재되는 건 아니다. 현재 각 나라는 1년에 1개의 무형문화유산만을 유네스코에 등재 신청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중국 입장에서는 한족의 많은 무형문화유산을 제치고 아리랑을 등재 신청할 확률이 높지 않다. 따라서 이번에도 중국은 아리랑이 아닌 다른 무형문화유산을 신청했다.

아리랑이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다면 아리랑의 세계화가 이뤄져야 한다. 아리랑이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는 것은 세계화의 첫걸음이지만 등재 자체가 곧 세계화는 아니다. 세계화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치밀하게, 지속적으로, 다양한 측면으로 세계화 작업을 해 나가야 한다. 아리랑이 세계화에 성공한다면 아리랑이 한국인에게 감동을 주고 각별한 의미를 주는 것처럼 세계인에게도 아리랑이 그런 감동과 의미를 느끼게 할 것이다.

아리랑을 세계화하는 구체적인 예를 들자면 아리랑에 관한 좋은 학술자료를 만드는 것이다. 필자가 외국대학에서 강의를 할 때 가장 아쉬웠던 점은 한국문화를 소개하는 비디오 학술 자료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아리랑에 관한 훌륭한 학습자료가 나온다면 강의를 통해 세계인들에게 정확한 소개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또 하나, 아리랑 노래 자체만으로 세계인들에게 감동을 주기엔 한계가 있다. 나운규의 영화 ‘아리랑’으로 인해 아리랑에 더욱 더 각별한 감동을 느끼는 것처럼 세계인이 공감하는 인류 공동 주제를 가진 영화나 뮤직컬 등을 아리랑 음악과 함께 만든다면 아리랑이 세계인들에게 감동을 주고 사랑을 받는 노래가 될 것이다.

- 문화일보 2012.11.06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211060107313719100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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