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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김복기 [아트인컬처] 발행인

김노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미술잡지인 [아트인컬처](Art in Culture)의 김복기 대표를 만났다. 미술잡지의 수준을 높이는 것을 꿈꾸며 잡지에 관한 한 아직도 배가 몹시 고프다는 김 대표는 우리 미술계의 지난 30년간의 변화과정을 미술현장에서 직접 취재하고 증언해 왔다. 김 대표는 28년간 한국미술계의 대표적인 매거진인 [계간 미술] [월간 미술]의 편집장으로 또 [아트인컬처]를 창간해 젊은 미술과 국제미술환경에 대한 적극적인 기획과 대안을 제시해왔다. 최근 기획전 《동방의 요괴》 등을 통해 아트저널리즘의 한계를 뛰어넘어 미술현장 문화기획의 주체로 변신하고 있다.
더 좋은 잡지를 위해 젊은 작가들을 주목하다
김노암 [아트인컬처]가 창간한 1999년은 새로운 밀레니엄을 앞두고 미술계에 대안공간 등이 우후죽순 생기면서 뭐 좀 해보자는 분위기였다. [아트인컬처]의 창간 당시 여러 가지 캐츠프레이즈가 있었다. 당시의 마음은 어땠나?
김복기 ''미술로 세상을 바꾼다'' ''새 시대의 눈, 살아 있는 미술저널'' 등이 밖으로 드러내는 [아트인컬처]의 구호였지만 내 개인적으로 볼 때는 자기반성이었다. 나 자신이 한군데 오래 있다 보니 타성에 젖기도 하고 미술을 바라보는 시선이 고정되기도 했다고 생각한다. 90년대 말 [월간 미술]은 경쟁자가 없었다. 물론 다른 잡지에서 보면 기분이 안 좋겠지만. 어째든 긴장이 많이 떨어졌고 좀 나른한 상태였다.
김노암 당시 [월간 미술]이 현대미술, 해외동향을 소개하는 중요한 창구역할을 했는데 1999년 [아트인컬처]가 생기면서 경쟁구도가 되었다.
김복기 기존 잡지들과 다른 차별화 전략이 무엇이겠는가. 더 좋은 잡지를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더 좋은 잡지에 대한 논리가 필요하다. [월간 미술]은 현대미술을 다루면서 전통미술, 근대미술 등도 함께 다뤘다. [아트인컬처]는 근대나 전통미술을 제외하고 젊은 미술, 동시대미술을 하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역시 국제무대의 작업을 시차 없이 같이 가져가보자 하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젊은 작가들을 소개하는 ‘뉴 페이스’나 젊은 비평가들을 발굴하는 ‘뉴 비전’ 등을 기획했다. ‘뉴 페이스’는 그 후 《동방의 요괴》기획전으로 발전했다. 그런데 국제성의 경우 우리가 해외에 나가 노력해서 확보했다기보다는 비엔날레 문화가 성장하는 등 미술환경이 변화하면서 자연스럽게 해외와의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확보된 측면이 있다.
김노암 주위 큐레이터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국제적이란 말이 더 이상 무의미하다고들 말한다. 혹자는 국제적이라는 의미가 서로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이 만나 학습하고 경험을 공유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국제화’의 의미나 인식이 바뀐 것 같다.
김복기 그렇다. 그런 환경변화가 [아트인컬처]의 목표와 자연스럽게 맞았다. 어째든 [아트인컬처]는 내용이나 형식면에서 가능한 실험을 했다. 또 잡지계의 평도 좋았다. 디자인이나 컨텐츠에서 젊어졌다.
연론인과 경영자의 딜레마? “잡지는 신뢰”
김노암 공감한다. 밀레니엄 이전 우리 미술계가 공유하고 있었던 어떤 정신적인 분위기, 문화로서의 미술에 대한 인식이 때론 좀 무겁기도 하지만 당시 시장이라고 할 만한 환경이 없는 상태에서 작가수는 상대적으로 많았고 또 일간지나 잡지에서 미술에 대한 기사의 비중도 컸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IMF와 2000년대 이후 미술시장이 성장하면서 미술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도 많이 바뀐 것 같다.
김복기 1995년 이전에는 상당히 무겁지만 좀 진지한 구석이 작가들이나 비평가들에게 있었다. 그러나 비엔날레 문화가 시작되면서 비평가건 작가건 한탕주의가 나타나기도 했다. 가령 거칠지만 좋은 의미의 이념적 대립도 와해되어 버렸다. 이제는 어떤 사람과도 목적을 위해서는 함께할 수 있다는 식의 문화로 변한 것 같다. 정신적인 부분이 좀 순결을 잃고 가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런데 이런 과정에서 양적으로는 상당히 팽창되어 있는데 표면적인 화려함은 늘어났는데, 잡지도 마찬가지고, 실제로 내용적으로는 깊이와 폭이 그렇게 성장한 것 같지는 않다.
김노암 비평이나 담론의 문제인가?
김복기 그렇다. 비평의 깊이, 역할 등에서 할 말은 해야 하는데 할 말을 하지 못하는 점에서는 상당히 후퇴한 것 같다.
김노암 딜레마가 있을 것 같다. 언론인이면서 경영자이지 않나. 예를 들어 광고주와의 관계에서 균형을 맞춘다든가 경영의 지속성 측면에서 볼 때 가장 고민스런 부분 아닌가?
김복기 내 개인적으로는 회사경영과 편집, 컨텐츠의 문제에서는 그렇게 큰 갈등은 없다. 물론 경영자로서는 갤러리에 가서 사교생활도 해야겠지만, 기자를 해서 그런지 익숙치 않다. 오히려 그런 일 대신, 물론 백퍼센트 그렇다고 하긴 어렵지만, 가능한 기사를 냉정하게 쓰려고 한다. 그렇게 하는 것이 신뢰를 만들어 가는 데 필요하다고 본다. 경영이란 제품을 바라보는 최종 소비자의 심리를 읽는 것이라고 본다. 언제든지 원칙적인 것, 원칙대로가 중요하다. 언론이란 것이 객관성을 잃으면 신뢰의 문제가 생겨서 오래 못 간다.
“잡지의 역할 지면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김노암 [아트인컬처]의 여러 기획 중 젊은 미술은 구체적인 실천과 성과가 있다.
김복기 해외에서도 그렇고 미술이 젊은 쪽으로 많이 내려왔다. 국제 미술시장이 확대되면서, 특히 아시아를 포함해서, 미술 자체도 마치 한 블록처럼 변했다. 그러한 과정의 중심에 중국미술이 있다고 본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한국이나 아시아가 세계 중심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있었다. 그러한 생각에서 [아트인아시아]를 2007년에 창간했다.
김노암 아시아 현대미술이 새로운 시장으로 독립적으로 성장해가는 시기에 중국, 일본과 함께 세계미술에 수동적으로 편입된다는 인식과 함께 한국이 현대미술의 이니셔티브를 상실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었다. 미술시장이 커지면서 아트페어가 많이 있는데 프레스존에 가면 우리나라만 영어서비스가 안 되었다. 해외에서 한국의 현대미술신에 대한 정보를 접할 통로가 거의 전무한 상황이었다. [아트인아시아]가 이런 점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리라고 본다. [아트인아시아], 《동방의 요괴》 등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계획인가?
김복기 《동방의 요괴》전은 아시아권의 기획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중국, 일본 등 아시아권의 신진작가 데뷔 무대, 교육, 축제 등 전방위적으로 키우려고 한다.
김노암 그것은 아트저널리즘의 영역을 벗어난 기획과 활동인 것 같다. 그에 맞는 조직과 구조가 필요한 것 같다.
김복기 책의 형태를 벗어난 종합일간지에서 종합적인 문화사업을 하듯이 잡지 밖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많이 있다. 그것과 같이 가야 힘도 생기고 효과도 있다. [아트인아시아]의 경우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세계에서 아시아라는 이름을 걸고 활동하는 저널은 [아시아퍼시픽]을 빼고는 별로 없다. 그런데 잡지의 역할이 지면 안에서만은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김노암 2006년에 상업갤러리, 미술관, 대안공간, 정부기관, 저널 등 관계자들을 인터뷰 했더니 미술시장이 좋아지는 것에 대해서는 환영하나 그럼에도 무엇보다 기준과 비평이 필요하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하더라.
김복기 ‘뉴 비전’도 실제로 교육기관 역할을 가지려고 한다. 논문 형식보다는 짧을 글을 많이 받아서 1차로 젊은 작가들을 젊은 평론가들과 연결하는 것이다. 과제도 내고 트레이닝도 하려고 한다. ''뉴 비전''도 그냥 공모가 아니라 하나의 비평으로 교육 프로그램으로 나아가려고 한다.
“오래했지만 여전히 나는 너무 재밌다”
김노암 미술문화가 발전하려면 전체적인 미술시장이 더 커져야 한다고 본다. 또 시장이 커지면 커질수록 비평이나 기준이 필요해지는데, 미술이 양적으로 확대되는 상황에서 중심잡기가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미술저널리즘이 점점 더 중요해진다고 본다. 김복기 대표는 개인적으로는 미술언론인으로서 27년이 되었고, 11년간 [아트인컬처]를 운영했는데 앞으로 어떤 비전을 갖고 있는가?
김복기 오래했지만 여전히 나는 너무 재밌다. 미술동네가 언제나 새로운 사람들과 사건들로 흥미롭다. 늘 새로운 잡지를 만든다는 생각에 결코 지루하지 않았던 것 같다. 문화나 세상 또는 역사는 어떤 소수가 이끈다고 생각한다. 정신문화로서 미술문화를 지키고 싶고, 그러려면 언제나 긴장이 있어야 하고, 계속 비판적인 시선도 가져가고 싶다. 그래야 신뢰를 만들 수 있다.
김노암 미술현장에서 미술언론의 첨병이자 중심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인터뷰에 응해 주신 점 감사하다.


필자소개
김노암은 서울에서 나고 자라 회화繪畵와 미학美學을 전공하였다. 미술현장에서 전시기획자로 활동하며 그림과 글로 시절을 보내고 있다. 현재 대안공간 아트스페이스 휴를 운영하며 미술웹진 [이스트 브릿지], KT&G 복합문화공간 상상마당의 운영과 기획에 참여하고 있다. (사)비영리전시공간협의회 대표이자 본지 편집위원.

-위클리@예술경영
http://www.gokams.or.kr/webzine/03_data/03_01_veiw.asp?idx=513&page=1&c_idx=37&searchString=김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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