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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人] 유원준 미디어아트채널 앨리스온 디렉터

류동현

이상한 넷 세상 속으로
류동현 _ 미술칼럼니스트

그를 인터뷰해달라는 청탁에 전화를 거니, 그는 방금 한국에 도착했다고 한다. '음, 무언가 인터뷰 기사가 나갈 운명이라는 것이 있다면, 바로 이런 것이겠구나.' 유원준 앨리스온바로가기 디렉터의 인터뷰는 이른바 절묘한 타이밍으로 성사되었다. 그는 오스트리아의 크렘(Crem)에 약 한 달간 체류했다가 오는 길이라고 했다.
한 마디로 기우일 뿐'오스트리아의 다뉴브 대학에 '미디어아트 역사'라는 과목의 석사 과정에서 공부하고 있다. 이 대학의 올리버 그라우(Oliver Grau) 교수가 쓴 같은 제목의 책을 커리큘럼으로 만들었는데, 이 책을 읽고 관심이 생겼다. 게다가 한 학기가 한 달 간 집중적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알고 국내 활동에 별 폐를 끼치진 않겠다 싶어 진학했다. 꽤 흥미로운 시스템이다.'
홍익대 예술학과와 동대학원 예술학과를 졸업했지만 그에게 배움의 욕구는 끝이 없어 보였다. 인터뷰 날짜를 잡고 어렵사리(장소를 찾기는 어렵지 않았다. 단지 초행길이라 그런 것이다) 찾아간 사무실에는 역시나 수많은 미디어아트 관련 자료와 책들이 구비되어 있었다. 그의 사무실 '더 미디엄'(The Medium)의 아카이브다.
그를 처음 본 건 2005년경이었다. 당시 근무하던 미술잡지에서 취재 차 아트센터 나비에 갔을 때 그곳에서 일하고 있던 그를 만났다. 그는 당시로서는 생소한 '웹 매거진'(이하 웹진), 그것도 미디어아트라는 특정 장르만을 고집하는 [앨리스온]을 창간한 직후였는데, 나에게 이 웹진의 의미를 꽤 상세하게 설명해 주었다. '의미는 좋지만 과연 이렇게 마이너한 장르만을 다루는 웹진이 오래갈 수 있을까'라고 우려했던 기억이 난다. 그 이후로 벌써 6년이 흘렀고, 앨리스온은 살아있는 유기체처럼 다양한 분야로 증식, 확장하면서 자리를 잡았다. 내 걱정은 한마디로 '기우'였다. 우리 미술계 언론의 척박한 풍토를 생각한다면-물론 어려움은 있었겠지만- 창간 7주년을 맞은 앨리스온은 한 장르만을 천착해온 뚝심과 비례해서 이제는 우리 미술계에서 중요한 포스트를 차지하게 된 것이다.
'2004년 12월 월간으로 창간했다. 홍익대 예술학과 재학 중에 수업 과정으로 전시기획을 하게 되었다. 《나비의 꿈》이라는 제목으로 전시를 풀어냈는데, 이때 미디어아트에 '꽂힌' 셈이다. 여러 미디어아트 작가들의 작품을 보면서 오롯이 감상자의 몫으로 남는 미술작품이 아니라 감상자와 상호소통하고 자유로운 공간구성이 가능한 미디어아트 장르에 관심이 쏠렸다. 건축과 공간에 관한 예술에 관심이 있었는데 미디어아트 또한 제 취향과 딱 맞았던 거다. 더 많은 미디어아트를 접하고 싶었는데, 여러 오프라인 잡지에서 미디어아트가 사진 한 컷으로만 설명되는 것이 성에 안찼다. 시간과 공간, 사진, 영상 등 편집이 자유로운 웹진을 통해 미디어아트를 보고, 또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싶었다.'

급격한 웹 환경 헤쳐 나가기사실 유원준은 미술을 처음부터 전공한 인물은 아니었다. 태어날 때부터 미술을 모태신앙으로 품고 나오는 수많은 미술인하고는 다른 것이다. 그만큼 고민하고 자기반성의 시간을 품었다. 대학에서 도시공학을 공부했지만 미술에 대한 열망이 워낙 강했던 그는 큐레이팅이라는 분야를 알게 되면서 홍익대 예술학과로 진로를 수정했다. 4학년 때 마샬 맥루한, 장 보드리야르에 심취했던 그는 심혜련 교수의 사회와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매체 이론' 수업을 들었고, 미디어아트에 대한 관심의 수위를 더욱 높였다. 그리고 유원준, 류임상, 이주연 등 6명이 에디터로 참여하는 [앨리스온]을 창간하게 되었다.
'지금은 12명이 에디터로 참여하고 있다. 시간이 흐른 만큼 좀더 원활하게 웹진이 운영되는 데 신경을 쓰고 있다. 특히 급변하는 웹의 환경에 맞추어 우리도 계속 진화를 하고 있다. 처음에는 월간이었지만 2009년 격주간을 거쳐 올해 4월부터는 주간으로 업데이트가 이루어지고 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웹진의 형식에 큰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고 전시 리뷰나 인터뷰, 해외 미디어아트, 커버스토리 등 8개 코너를 주 단위로 업데이트를 하면서 잡지의 연속성과 독자의 접근성이 활발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현재 1일 방문객 수는 2천 명 정도 된다.'
앨리스온은 루이스 캐럴의 소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따왔다. '이상한' 넷 세상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이야기하기 위한 채널이라는 뜻으로 지은 것이다. 단순히 웹진으로 운영하다가 2007년에는 사업적으로 확장을 시도해 예술전문케이블TV 채널인 예당아트TV와 손을 잡고 '앨리스온 TV'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그러나 2008년 국내 경기가 안 좋아지면서 프로그램이 없어졌다. 그 후에는 서울문화재단과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지원을 통해 '앨리스온TV' 2기, 3기를 제작했다.

'사실 경제적인 운영 면에서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웹진에 의한 수익모델이 아직 정리된 것이 없으니까. 그리고 웹 환경이 급격히 변화하면서 인터넷 유저들의 취향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뉴욕을 베이스로 활동하는 리좀바로가기, 영국 베이스인 '블라스트씨어리바로가기 를 참고하고 있다. 전략적으로 독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최신 IT정보나 뉴스도 소개하고 있다. [와이어드](Wired) 잡지처럼. 관련 사이트에 대한 링크도 걸어 더 직접적인 접근도 돕고 있으며 또한 단순히 읽는 아티클 외에도 앨리스온TV처럼 영상 서비스도 계속 진행되고 있다. 독자들의 요구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결과 지금은 페이지뷰(page view)도 많이 느는 등 독자들이 많이 방문하고 있지만 수익모델을 만들어 내는 데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 과거에는 웹진을 운영하기 위해서 모든 에디터들이 각자 따로 일을 가지고 있었는데(웃음). 그렇게 터프한(?) 과정을 거치면서 개인적으로는 이쪽 분야에 좀더 내밀하고 단단하게 적응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영광 원자력 발전소 아트프로그램 2010
국가대표급 미디어아트 채널로!지난 해 세밑에 그는 연희동에 기획사를 설립했다. 위에서도 언급한 '더 미디엄'이라는 이름의 이곳은 미디어아트와 관련된 다양한 사업을 기획하고 있다. 이를 통해 앨리스온의 수익모델을 모색하고 아트와 산업의 결합을 꾀하고 있다. 류임상 디렉터와 정세라 큐레이터와 함께 일하고 있다.
'미디어아트에 관한 모든 일을 한다고 보면 된다(웃음). 미디어아트 기획 전시, 미디어아트와 다른 산업계와의 연계, 아티스트의 지원과 발굴, 협업도 하고 있다. 또한 교육 프로그램과 아카이브도 운영하고 있는데 이곳에 사무실 외에도 여러 공간을 만든 것은 미디어아트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자유로이 모이고 토론하고 아카이브에서 자료도 찾아보고, 프로그램을 통해 교육도 하기 위해서다.
사업적으로는 지난해에 '영광 원자력 발전소 아트프로그램 2010'을 기획하고 서울예술지원박람회, 강동아트센터 미술장식품 프로젝트, 주안미디어아트센터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일단 이렇게 해서 얻은 수익이 앨리스온으로 다시 투자되고 있다. 이와 함께 미디어아트 저작권 에이전시를 통해 미디어아트 작가들의 작품 판매와 저작권 관리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
사실 미디어아트에 관한 판매나 저작권의 문제는 수년간 논의가 되어왔다. 수많은 복사본을(원본과 똑같은) 만들어낼 수 있는 미디어아트는 여전히 판매와 저작권 면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디어아트의 판매에 대한 논의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최근까지 정리된 것을 보자면 패키지(오브제)를 통한 판매, 리미티드 버전의 DVD형식으로 발매, 뉴욕의 미디어 작가들처럼 매니저(에이전시)를 통한 작품 관리 판매 등 3가지를 들 수가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여전히 이러한 판매 방식조차 어렵다. 늦었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저작권이 관리되면서 판매도 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싶다. 아마 미디어아트를 더욱 알리고 확산시키면 되지 않을까? 이 때문에 앨리스온이라는 매체가 더욱 중요해지는 것 같다. 앞에서 언급한 리좀이나 블라스트씨어리처럼 그 지역을 대표하는 미디어아트 채널이 되고 싶다. 미디어아트 채널의 국가대표라 할까? 여기에 또 앞으로 오프라인 매체까지 확산시켜 [앨리스온 페이퍼]까지 기획하고 있다. 국문과 영문을 함께 수록해 해외에 우리 미디어아트를 소개하는 창구 역할을 할 것이다.'
이렇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온'은 오늘도 넷 세상을 뛰어다니고 있다. 다양한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이를 멋지게 실현시키면서 말이다. 


필자소개
류동현은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마로니에북스 편집부의 기획팀장이자 미술칼럼니스트로도 활동하고 있다. 『인디아나 존스와 고고학』『만지작만지작 DSLR카메라로 사진찍기』『매지컬 미스터리 투어』(공저)『서울미술산책 가이드』(공저) 등의 저서가 있고 공역서 『고고학의 모든 것』이 있다. 전시《Sculpture spoken here展》과 《Retro展》을 공동 기획했으며, 개인전 《미술기자 Y씨의 뽕빨 111번展》을 열었다. indyyu81@gmail.com


-위클리@예술경영
http://webzine.gokams.or.kr/01_issue/01_01_veiw.asp?idx=740&page=1&c_idx=37&searchString=유원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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