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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덕호의 보물읽기]26. 요지연도(瑤池宴圖)

장덕호

  
26. 요지연도(瑤池宴圖)(경기도박물관 소장ㆍ경기도 유형문화재 제192호)
 

요지연도는 중국의 주나라 목왕(穆王), 또는 전한(前漢)의 무제(武帝)가 서왕모(西王母)의 거처인 곤륜산(崑崙山)의 요지(瑤池)에서 연회를 베풀었다는 전설을 그린 그림으로, 환상적인 곤륜산 요지에서 아름다운 여신 서왕모와 지상의 인간이 만나 연회를 즐기는 장면을 8폭 병풍으로 그린 것이다. 

제1폭에서 제8폭까지 파노라마식으로 스토리가 이어지는 구성으로 이러한 형태는 궁중에서 애호한 병풍화로서 화면 구도나 포치법, 각 도상에서 십장생도와 같은 궁중회화와 관련성이 있어 요지연도는 주로 동궁의 처소에 베풀어졌다고 한다. 

화면은 험준한 곤륜산의 암벽과 함께 3천년에 한 번 열린다는 복숭아와 소나무, 괴석, 사슴, 학, 공작 등에 둘러싸여 궁녀와 시종을 거느린 채 각각 잔칫상 앞에 앉아 있는 서왕모와 주나라 목왕이 중심이다. 이들은 제4폭과 제5폭에 그려져 있는데, 봉황과 선녀들의 주악과 가무를 감상하며 여흥을 즐기는 모습이다. 

제3폭의 아래쪽에는 목왕이 끌고 왔다는 8마리의 준마와 수레가 있다. 요지연도에 나타나는 그림의 소재들은 하나하나 모두 설화와 관련이 있는 것이다. 그림은 전체적으로 진채를 조화롭게 사용하고 있어 화려하고 세밀하다. 화면 전체에는 ‘장수(長壽)’의 상징적 의미가 내포된 인물과 반도(蟠桃 복숭아)를 비롯한 각종 동식물들이 고루 배치되어 있다.

특히 파노라마식 화면 구성은 독특하면서도 웅장하고, 구도는 안정적인 특징을 지니고 있다. 청록의 채색기법을 사용하였는데, 청록과 적색의 대비를 통하여 강렬하면서도 차분한 효과를 보인다. 전체적으로는 통일된 색감으로 조화를 이루고 있어 유명화가의 작품으로 추정되며, 현전하는 많은 요지연도 중 최고의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요지연도는 탄생 축하와 혼인용 및 축수용 병풍으로 많이 그려졌던 그림이다. 전통사회에서 탄생, 혼인, 회갑은 삶의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녔고, 잔칫상 주변에 둘러치던 그림인 요지연도는 요지의 신선들처럼 불로장생하기를 바라는 염원에서 자주 등장하던 화재(畵材)이다. 즉 옛 사람들은 제약된 현실에서 벗어나 요지 같은 신선세계에서 살고 싶어했다. 이 그림은 그런 염원을 반영하고 있다.


-경기일보 2012.9.13

http://www.kyeonggi.com/news/articleView.html?idxno=607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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