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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정신을 대변하는 미술제가 필요하다

김영호

 

<2012 광주비엔날레>가 66일의 일정을 마치고 지난달 막을 내렸다. 거의 같은 기간에 열렸던 <부산비엔날레>와 <서울국제미디어아트비엔날레>도 대장정을 마치고 평가가 진행되고 있다. 비엔날레는 2년마다 한 번씩 열리는 국제미술제로서 이제 단순한 미술계 행사를 넘어 지역의 문화적 역량을 저울질하는 잣대로 그 효용성이 증대되고 있다. 현대미술의 전위성과 지역의 문화유산을 활용하여 도시를 홍보하고 국제무대에서 문화적 이슈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관광유발과 시설투자, 고용 및 홍보 효과는 물론 지역 문화계와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큰 것도 비엔날레의 매력요소로 알려져 있다. 예로 2006년도 부산비엔날레는 지역경제파급효과를 510억원으로 산출했다. 무엇보다 비엔날레는 지역의 정신문화를 현대적 삶의 지평으로 솟구치게 하여 공동체의 자존감과 주체의식을 강화시키는 효과를 만들어내는데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비엔날레는 미술관과 같은 문화기반시설과는 다른 차원의 문화사업이다. 미술관이 하드웨어라면 비엔날레는 소프트웨어라 할 수 있다. 앞서 말한 광주와 부산 그리고 서울 지역에는 각각 시립미술관들이 운영되고 있으며 이와는 별도로 지역의 지리적 문화적 특성을 내세운 비엔날레를 개최하고 있다. 흔히 미술관은 지역의 미술문화를 활성화하는 문화발전소이며 비엔날레는 국제교류를 위한 체널이라 한다. 물론 미술관이라 해서 국제교류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비엔날레는 전 세계에서 초대된 다국적 작가들을 대상으로 사업이 추진된다는 점에서 상대적인 차별성이 주어진다. 오늘날 비엔날레는 다국적 네트워크를 통해 문화적 자산을 공유하는 국가적 장치가 되었다.

 

제주도의 문화예술 기반시설은 꾸준히 증가되고 있다. 또한 생태, 화산, 해양, 신화, 언어로 대변되는 문화적 자원 역시 세계인들의 주목을 이끄는 수준으로 인정되고 있다. 제주도립미술관을 비롯해 오백장군갤러리가 가동되고 있으며 서귀포종합문예회관 등이 도민들의 노력과 관심에 힘입어 건립이 추진되고 있다. 이제 이들 문화기반시설들을 전면적으로 활용할 정신동력의 생산시스템으로서 제주를 대표하는 미술제 설립이 검토되어야 하는 때가 되었다. 물론 제주도에서 열리는 미술제가 없지는 않다. 어제 막을 내린 <제주미술제>와 <4∙3미술제>가 그것이다. 그러나 한국미술협회 제주도지회가 주최하는 제주미술제는 조직과 체제의 측면에서 한계를 가질 수 밖에 없는 행사로 평가되고 있다. 한국화, 서양화, 조소, 판화, 공예, 디자인, 서예, 문인화, 학술평론 등 총 9개 분야의 작가 200여 명이 작품 1점씩을 모아 ‘종합 선물세트’식 전시회를 연다는 언론보도는 현실을 대변한다. 사정은 탐라미술인협회가 주최하는 4∙3미술제도 다르지 않다. 광주 민주화운동이 광주비엔날레를 통해 국제적 인권운동으로 확산 정착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제주 민중항쟁 정신이 제주의 문화이데올로기를 이끄는 견인차로 재평가 되는데 현재의 조직과 체제로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제주도는 내년도 예산편성내용을 발표하면서 세계 7대경관 브랜드화로 세계인이 찾는 제주를 육성하고 자연자원을 이용한 녹색성장도시를 조성하고 관광 활성화에 투자를 확대한다고 선언했다. 이와 관련해 제주도는 비엔날레가 지역의 미래성장 동력사업의 한 유형이라는 점을 인식해 실천방안을 모색할 때가 되었고, 제주의 대표적 미술제를 탄생시키기 위한 제주 미술인들의 통큰 열정과 추진력이 필요한 시기다. (한라일보, 월요논단, 2012.12.1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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