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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호섭 / 세상의 근원들

김영호

황호섭, ‘세상의 근원들’ 

2013.5.2-12 공아트스페이스

김영호(미술사가/중앙대교수) 

 

재불작가 황호섭 개인전은 평면회화의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1984년 파리장식미술학교 졸업 후 30여년 지속되고 있는 그의 캔버스 작업에는 붓이 필요가 없다. 그는 화면 위에 물감을 흩뿌리고 마르는 과정에서 물로 세척해 내는 기법으로 화단에 독자적인 위상을 견지해 왔다. 이번 개인전을 통해 새롭게 선보인 평면작업은 에어 콤프레셔의 바람으로 물감을 흩뿌리는 기법을 도입한 것이다. 이전의 작업이 ‘물의 회화’라면 금번의 작업은 ‘바람의 회화’다. 분사된 바람에 의해 흩어지는 안료들은 세포나 분자를 연상케 한다. 아니면 허공에 피어나는 꽃의 형상이자 우주공간에 부유하는 유기물들이다.

 

황호섭의 신작들은 생성하고 변화하는 생명체를 암시한다. 캔버스의 백색 공간에 부유하는 생명의 단위들은 서로 포개어지고 흩어지기를 반복하며 화면에 충만한 리듬감을 만들고 있다. 화면에 흩뿌려진 안료는 구리, 사금, 망간, 운모 따위의 광물성이 섞여있다. 그러므로 그의 화면에는 미세하고 신비로운 빛의 효과가 흔들린다. 황호섭의 평면회화는 공간과 여백 그리고 구성의 조합이라는 전통적 평면회화의 형식을 따르고 있다. 그러나 붓 없이 행해지는 그의 실험이 관심을 끄는 것은 작가의 세밀한 신체 작업과 명상적 사유가 어우러지면서 발생하는 울림 때문일 것이다. 




황호섭, Untitled, 캔버스에 아크릴릭, 125.5x205.5cm, 20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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