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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김세중조각상 및 김세중청년조각상 심사평

김영호



2022년 김세중조각상 및 김세중청년조각상 심사평

김영호 | 중앙대학교 교수



김세중기념사업회와 김세중미술관이 주관하는 제36회 김세중조각상 및 제33회 김세중청년조각상 심사위원회는 박기원(1964년생)과 오종(1981년생)을 수상자로 선정했다. 심사에는 엄태정, 이용덕, 원인종, 이수홍, 김영호가 참여했다. 

심사의 절차와 방법은 심사위원 각자가 추천한 조각가들의 자료를 영상으로 함께 검토한 후 비밀투표와 토론의 방식을 순차적으로 겸하며 진행되었다. 김세중조각상에는 모두 6명이, 청년조각상에는 8명의 작가들이 추천되었다. 심사의 기준은 작가의 역량과 작품의 일관성에 중점을 두었고, 그동안 수상자가 특정대학에 편중되었다는 지적을 고려하며 심사에 임했다. 추천된 작가들 대부분은 나름의 개성적 조형 방식을 일관되게 유지하며 왕성한 활동을 전개해 온 조각가들이었다. 특히 청년조각상에 추천된 작가들의 수준이 한결같이 높아 한국 조각계의 미래를 밝게 해 주었다.

김세중조각상의 수상자로 선정된 박기원은 충북대 미술교육과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후 장르의 경계를 넘나들며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일구어 왔다. 1990년 중앙미술대전에 대상을 수상하고 2005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참여작가와 2010년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로 선정되면서 국내외의 미술계에서 인정받았다. 박기원의 작업은 전시장이나 미술관 공간 자체에 최소한의 변화를 시도하며, 장소가 지닌 원형적 여백과 그 에너지를 관객들에게 되돌리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철사, 투명비닐, 에어튜브, 플라스틱 거울, 먹물먹인 무늬목, 오일칼라로 붓질한 시트지 등의 재료와 LED 조명을 이용한 작가의 대형 설치작업들은 전통적 조각의 영역을 넘어 새로운 공간인식의 장을 펼쳐보이고 있는 점이 심사에서 높게 평가되었다. 
         
한편, 김세중청년상의 수상자로 선정된 오종은 홍익대에서 조소를 전공했고 뉴욕의 스쿨오브비주얼아트에서 순수미술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졸업 이듬해인 2012년부터 뉴욕, 베를린, 멕시코시티, 비엔나, 라이프니치, 마드리드, 싱가폴 등지와 국내의 미술관에서 다수의 개인전을 열었다. 작가는 다양한 국가에서 운영하는 레지던시에 거주하며 작업을 진행하면서 국제적인 무대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오종의 작업은 텅 빈 전시관 공간에 실, 낚시줄, 금속봉, 연필선, 아크릴판 등의 재료를 사용해 기하학적인 도형을 연출해 내는 방식이 주를 이룬다. 세밀하고 치밀한 선이 만들어내는 공간은 가상현실의 시각 체험을 선사하며, 여기에 사진과 오브제가 더해지면서 증강현실의 경험마저 안겨준다는 점이 주목되었다.  
 
이번 선정된 수상자 두 작가의 공통점은 주어진 공간의 본래 구조와 형태를 최대한 거스르지 않으면서 공간에 들어온 관객의 심리적 체험을 극대화시키는 단순하면서도 세련된 조형 방식에서 찾을 수 있다. 비워낸 공간을 새로운 가능성으로 충만하게 채워내는 두 작가의 작업에서 유기적 관계를 중시하는 현대조각의 또 다른 가능성과 무한한 잠재력을 발견할 수 있었다. 두 분의 수상을 축하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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