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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안국미술상 심사평

김영호


제2회 안국미술상 심사평 



김영호 | 심사위원장, 중앙대 명예교수

안국미술상은 국내 3대 비엔날레인 광주비엔날레, 부산비엔날레,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의 본전시에 초대 출품한 작가를 대상으로 선발되는 미술상입니다. 또한 국내에 거주하는 작가들에게 제한적으로 주어지는 미술상이라는 점도 특이사항입니다. 이러한 점에 미루어볼 때 안국미술상은 비엔날레라는 기본적 검증 절차를 통과한 작가들을 대상으로 추진되는 상이자, 국내에 거주하며 국내의 미술 문화 형성에 영향을 끼치는 작가에게 주어진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하겠습니다. 국내에는 수많은 미술상들이 시행되고 있는데 이러한 제한점은 다음과 같은 미술상의 기능성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우선 비엔날레가 지닌 실험성과 동시대성을 반영하는 작품이 선택될 가능성이 높고 두 번째, 비엔날레의 파급력에 힘입어 그 실험성과 동시대성이 우리나라 현대미술의 현실과 미래비전을 세우는데 기여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쉽게 말하자면 수상작가의 역량은 이미 비엔날레를 통해 인증된 작가이자 미술상은 그 역량에 다시 한번 스포트 라이트를 비춤으로써 대중적으로 확산시키는 동력원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모두 5명으로 구성된 안국미술상 심사위원회(김영호, 김형숙, 김희영, 선승혜, 최정은)는 3개의 비엔날레를 참관한 후 각각 3인의 작가를 추천하였고, 주최측은 수합된 작가들을 대상으로 예비심사를 진행해 수상후보자 명단을 7명으로 제시했습니다. 본 심사가 진행되기 전 예비심사 과정에서 해외거주 작가(영주권자)들 5명이 탈락 되었음을 보고 받았습니다. 해외 거주 작가들 중에 훌륭한 작품들이 탈락된 것은 아쉬운 대목입니다. 
심사의 방법과 기준을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심사 방법은 1차 심사에서 3순위를 정하고 다시 2차 심사를 거쳐 최종 수상자를 선정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심사 기준은 비엔날레의 주제나 성공여부에 대한 평가와는 별개로 삼았으며 작가의 작품 역량에 비중을 두었습니다. 결국 제2회 안국미술상 심사기준은 작품 주제와 형식의 참신성과 실험성에 방점을 두면서 작가의 작품 경향이 향후 한국 현대미술계에 끼칠 영향력을 고려하였습니다.
              
1차 심사를 거쳐 3순위에 올라온 작가들은 이끼바위쿠르르(서울), 장지아(광주), 전현선(서울) 입니다. 모두 자신의 고유한 조형 언어를 통해 지속적인 실험을 전개해 온 작가라는 점이 인정되었습니다. 이끼바위쿠르르는 출품작 <땅탑>은 흙을 빚어 세운 3개의 정방형 입체물로 미술관 정면 뜨락에 설치되어 장소 특정성에 의한 기념비적 효과를 거두고 있으며, 겹겹이 쌓아 올린 흙의 층위와 더불어 시간성과 물질의 이동 그리고 역사성 등의 메시지를 생산하고 있는 점이 높게 평가되었습니다. 장지아의 출품작은 12명의 여성 퍼포머가 12개의 바퀴에 올라타 페달을 밟는 퍼포먼스 작업을 10년이 지난 시점에서 재해석하고 설치 작업으로 재구성해 내놓았습니다. 여성이라는 주체의 주권과 그 사회적 시선에 대한 성찰을 시도해 온 작가의 세계관이 잘 드러내고 있으나 기존의 작품 컨셉과 형식을 재현한 점이 아쉬움으로 지적되었습니다.   
 
심사위원회에서는 제2회 안국미술상 최종 수상자를 전현선으로 정했습니다. 전현선은 이번 비엔날레의 본전시에 대형 회화 작품 <이 선을 넘어도 돼>(캔버스에 수채)를 내놓았습니다. 작가는 학부 시절부터 회화 매체의 내용과 형식간의 긴밀하면서도 갈등적인 요소에 주목해 왔으며 회화 장르 안에서 공간과 시간의 문제를 비롯해, 복제와 반복이라는 기술적 이미지, 그리고 다매체 간의 경계, 실재와 가상의 구분 등의 실험을 통해 인간과 세계간의 관계를 이해하는 방식을 꾸준히 확장해 온 작가라는 점이 인정되었습니다. 작가의 작업은 결국 전통적 장르로서 회화의 매체적인 특성에 대한 이해와 숙달의 과정을 거치며 동시대 시각문화에서 던져지는 중요한 질문들을 진지하게 다루고 있어 앞으로 평면 예술의 전개 가능성을 보여주며 미래 지향적인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 모든 심사위원들에게 높게 평가되었습니다. 여러 캔버스가 모여 하나의 대형 이미지를 구성하는 작가의 회화 설치 작업은 ‘그림과 지도의 개념을 새롭게 조합하여 고정된 합리성의 영역 밖에서 살아 움직이는 유기체로 해석하고 있다’는 점도 평가에 유효하게 인정되었습니다.  

안국미술상이 선택한 수상자들이 우리나라의 현대미술의 현주소를 가늠케 하고 미래 비전을 이끌어갈 인재로 성장하길 바라며, 제2회 안국미술상 수상자 전현선 작가에게 축하와 격려의 마음을 전합니다. 

1차 게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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