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컬럼


  • 트위터
  • 인스타그램1604
  • 유튜브20240110

연재컬럼

인쇄 스크랩 URL 트위터 페이스북 목록

사랑과 평화의 메신저 러브. 그리고 꽃 -김세정

김종근


 위대한 예술가들은 모두 “예술이 인류를 구원할 수는 없지만 다만 예술이 인간을 위로할 수는 있다” 고 했다. 아틀리에를 꽉 채운 김세정 작가의 작업을 둘러보는 내내 나는 그림이 주는 행복한 즐거움에 빠져 있었다. “그림이란 모든 것을 아름답게 둔갑 시킬 수 있을 만큼 아름다운 이미지를 안겨 주는것”이라고 고백 한 것처럼 김세정은 철저하게 탐미주의적인 화가이다. 이것은 그의 화폭에 펼쳐진 단순하며 간결한 주제가 이를 잘 말해준다. 


 그의 작품은 전반적으로 대략 두 가지 테마로 요약 된다. 하나는 LOVE 이며 다른 하나는 꽃이다. 러브는 세상에 많은 화가들이 너무나도 많이 그리고 즐겨 사용하여 오히려 흔해빠진 단어처럼 들리나 모든 사람들이 가장 애용하는 단어이다. 가깝게는 팝 아티스트인 제프 쿤스는 엄청난 크기의 하트모양으로 사랑을 형태화 하여 상징화 시켰고, 키에스 헤링은 사랑의 문양과 붉은 색만으로 완벽한 미술작품의 아이콘을 만들어 냈다. 조각가 로버트 인디애나 역시 LOVE 라는 단어로 수없이 많은 다양한 컬러의 버전을 만들어 내며 세계적인 러브전용 작가로 사랑받고 있다. 이들 모두가 사랑이라는 단어와 언어에 온전하게 빚을 지고 있는 작가들이다. 이런 측면에서 김세정도 이들과 같은 흐름에 속한다. 무수히 많은 하트의 문양으로 글씨를 만들어 내고 , 하트의 문양으로 꽃이 만들어지고, 하트의 결합으로 음악적 ,인간의 형상도, 사랑스런 어머니의 형상도 만들어 낸다. 그의 하트는 무지개처럼 아름답고 , 꼬리가 달린 하트에 움직이는 하트, 반쪽이 만나 하나가 되는 기발한 하트 등 하트의 천국에 방문한 느낌이다.


 그가 펼쳐놓은 아름답고 상쾌한 하트의 형상으로 인해, 문득 하트로 모든 것을 다 그려낼 수 있고 표현이 다 가능 할 수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마치 세상의 모든 일이 사랑, 러브라는 것으로 가능한 것처럼 말이다. 이렇게 작가는 다양한 하트의 변형과 조합으로 평면 작업은 물론 입체 케이스 까지도 실제 만들어 냄으로서 하트는 김세정 만의 독자적인 브랜드의 하트 스타일을 구축하고 있다. 이러한 예술적인 완성은 그가 사랑이라는 심장 소리 같은 떨림에 얼마나 전율하며 열정을 바쳤는가를 확인하는 단서가 된다. 그에게 사랑이란 곧 예술의 모든 것이며, 처음이자 마지막 알파와 오메가 같은 것이다. 추한 것을 아름다운 것으로 바꾸어 주는 것, 아름답지 못한 사회의 모든 상처들을 덮어주고 용서하고 보듬고 안아주는 일이 사랑이다. 어쩌면 인간 김세정은 그런 것을 실천하는 일을 숙명처럼 가지고 태어난 선택받은 예술가임이 분명하다. 그러기에 그의 하트, 러브는 어디서나 숭고하고 자애롭고 따뜻하고 아름다우며 사랑스럽다. 


 예술은 종교처럼 숭고하다고 한 철학자 헤겔처럼 그의 빨강 색으로 뒤덮은 하트작품들은 언제나 뜨겁고 순결하다. 그의 작품이 시각적으로는 예술의 차원에 기울기보다 사랑을 전하는 메시지 편에 더 가까이 있다는 인상을 받기도 하지만 그는 사랑을 표현하고 전하기 위해 이 땅에 내려온 예술가란 생각을 하면 그의 예술가적 사명은 충분하다. 그의 이런 하트 속에 담겨진 생명의 고귀함, 그것을 화폭에 끊임없이 전하려는 작가의 그칠 줄 모르는 영혼의 메시지는 그 어느것 보다도 아름답지 않은가 ? 그는 이 사랑에 꽃을 더 올린다. 꽃, 김세정 화백의 그림에는 늘 꽃이 화폭 가득 등장한다. 그가 고백하듯이 전하는 말처럼 “세상의 모든 색을 모아서 땅 위에 뿌리 내려 먼 하늘의 별들의 이야기를 전해주는 꽃을 그리기 시작했다.” 이처럼 그는 꽃이 너무 좋아 그림을 그리는 화가이다. 어쩌면 르누아르가 여인의 아름다운 가슴이 없었더라면 그림을 그리지 않았을 것이라 한 것처럼 그도 꽃이 없으면 그림을 안 그렸을 것이다. 그의 작품에 사랑의 상징 하트와 더불어 가장 많이 등장하고 보이는 것이 바로 꽃그림이다. 마치 꽃을 좋아하고, 꽃에 살고 ,꽃을 그리며, 꽃에 묻혀, 일생을 꽃같이 살고자하는 꽃 작가 이다. 그는 우리 인간의 인생을 꽃에 비유 한다. 초봄에 피는 꽃, 눈 속에 피는 꽃, 계절에만 피는 꽃등 모든 꽃들이 아름다움의 상징처럼 말이다.


 그래서인지 그의 꽃들은 르동의 꽃처럼 향기롭기 보다는 마티스의 꽃처럼 상쾌하며 산뜻하며 때로는 생략되고 절제되어 꽃잎처럼 단순하고 간결하기 까지 하다. 그러나 그 줄기와 꽃에는 자연과 생명의 법칙과 진리 같은 것이 내재되어 있다. 즉 신이 인간에게 선물한 자연, 그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꽃을 사람들에게 전함으로서 우리들에게 행복한 마음을 전해준 것처럼 변하지 않는 축복 같은 것 말이다. 김세정의 하트가 크리스마스트리에 장식되어 매우 독창적이며 장식적인 그만의 하트가 형성된 것처럼 꽃들도 결코 꽃처럼 보이기 위한 꽃은 없다. 그렇다고 그가 이 두 가지 하트와 꽃만으로 그의 예술세계를 완결하지는 않는다. 독실한 카톨릭 신자답게 작품 속에는 성스런 하나님의 메시지도 담아낸다. 예를 들면 다시는 물로 인간을 심판하지 않겠다는 노아와 하나님의 언약인 무지개가 등장하여 화면의 다양성을 주고 있으며, 무지개 문양들이 어울려 새로운 형태의 사랑과 평화를 기원하는 작품들로 화폭 속에 나타난다. 별 모양을 한 스타의 형태들도 그러한 차원에서 보면 하나같이 작가가 사랑하는 화폭속의 아이콘들이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이 모든 형상들이 온전하게 자연이 인간에게 준 선물들이라는 것이다. 작가는 이 모든 자연이 준 선물을 결코 소유하려 하지 않는다. 그가 많은 작품들을 홀로 가지려 하지 않고 어려운 환경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 백여 점의 작품을 선뚯 기증하는 등의 아름다운 선행도 그의 하트가 실천하는 사랑의 하트임을 증명해준다. 결국 김세정에게 그림은 운명 그 자체로 보여진다. 인체를 꽃으로 형상화하고 표현하면서 날로 생명력이 번져나가길 바라는 작가의 마음에는 언제나 꽃에서 인생의 모든 것을 보고 있음이 드러난다.


 세계 만국의 공통어인 하트로 '사랑과 평화'를 노래하고 그 예술 안에서 위대한 사랑을 발견하려는 그의 열정을 보면 작가는 결코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니고, 더욱이 나누는 사랑을 노래하는 예술가는 하늘이 내려주는 것임을 확인하게 된다. 그가 인터뷰에 남긴 “그림은 손으로 그리는 게 아니라, 마음으로 그리는 겁니다”  ' 사랑은 원천적으로 마르지 않는 감정이고 가슴 떨리는 감동' 이라는 작가의 발언이 그가 왜 쉼 없이 사랑을 위한 노래를 멈추지 않는지를 진정으로 이해하게 된다. 작가는 “아름다운 세상을 위해서  인생이라는 강을 붓을 타고 건너왔다”라고 가슴 떨리는 고백을 했다. 이제는 우리가 그녀의 고백에 응답 할 차례이다. 우리는“당신 때문에 행복했다,”고 그리고 “오래도록 당신의 그림을 잊지 않고 사랑하겠노라고 ”. 






하단 정보

FAMILY SITE

03015 서울 종로구 홍지문1길 4 (홍지동44) 김달진미술연구소 T +82.2.730.6214 F +82.2.730.9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