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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면과 색채, 그리고 컴포지션의 하모니

김종근


 100-300호 대작들로 채워진 이번 송인헌의 전시는 한국미술에 있어 색면회화의 한 전형성을 보여주고 그 가능성을 제시 하였다는 점에서 충분히 주목 할만 한 전시로 꼽힌다. 90년대 송인헌의 회화적 출발은 일상적 풍경과 정물을 조합하는 곳에서 출발했다. 더 구체적으로는 프랑스 화가 캬틀랭의 정물화에 영향을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주었다. 초기의 그런 영향은 정물화에서 나타났으나 이내 캬틀랭의 색면분할을 송인헌만의 스타일로 전환하는데 그녀는 완벽하게 성공했다. 그 증명을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매력적으로 보여주었다.  



 그간 송인헌의 작품세계는 회화가 갖는 주제와 면구성에 일관 되게 평면회화의 질서와 색채의 배합을 탐색 해왔다. 초기 창가에서 바라다본 풍경 속에 꽃과 정물을 담아내는 구도와 형식을 가졌지만 그녀는 2010년을 전후하여 추상적인 구성을 바탕으로 한 평면으로 시점과 무게를 옮기면서 작가는 색면의 컴포지션에 몰입했다. 그녀의 구성법은 위에 화면은 정면에서 바라다본 모습이고 ,아래 하단의 풍경은 위에서 내려다 본 풍경을 화면에 병치시키는 구성으로 일종의 동양화에서 종종 보이는 부감법에 적용이었다. 이 독특한 그만의 구성법에 머물지 않고 그녀는 색면의 대조와 면 분할을 시도하며 회화의 본질적 가치 회복에 가장 깊은 고뇌를 드러냈다. 우리가 그의 회화에 테마인 풍경과 정물의 이상적인 표현에서 간과 할 수 없는 중요한 원칙과 특징을 발견하는데 ,바로 그가 절대적으로 지키는 절제된 색채와 단순미를 극대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근작에서 강하게 나타나는 화폭에 치기나 흐트러짐 없이 치밀하게 짜여진 색채의 그라데이션 변화와 공간의 분할 등은 중요하게 자리한다. 그녀의 작품에는 부분적으로 우리 전통조각보의 컴포지션에 영향도 살짝 보이는데 그 위에 수없이 덧칠해진 물감의 포개진 층에 깊이감은 마크 로스코 회화의 숭고함이 묻어난다. <추억이 있는 정물> 이나 <추억이 있는 풍경>에서 그는 이렇게 단순성이 가져다주는 미적 요소를 아우르는 치열함과 열정으로 우리가 간과 했던 색면회화의 맛을 더욱 느끼게 해준다. 그가 선택한 블루와 레드 그리고 핑크의 색상 등은 그리스의 산토리니 쪽빛바다가 보여주는 환상적인 추억의 화폭에 색과 형태가 만나는 절정의 순간을 바슐라르에 상상력의 시처럼 풀어낸다. 비록 이 작품들이 온전하게 추상적 형태로만 꾸며진 위대한 드라마적 추상회화의 완성은 아니지만 송인헌만의 추상적 풍경을 탄생 시키고 있는 것은 아주 분명해 보인다. 그것은 아마도 이지적인 색면 회화와 시적이고 서정적인 색채의 빛남이 극적으로 교차하고 있거나 아니면 니꼴라 드 스탈이 보여준 풍경에 추상성을 덮어씌운 색면 회화의 반짝이며 떨리는 전율을 감추고 있기 때문이다.  



 유감스럽게도 아직은 어렴픗한 구상과 추상이 존재감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이 형식들이 좀 더 추상 공간으로 다시 태어난다면 송인헌의 지적이고 서정적인 추상적 풍경화는 우리들에게 단순함의 극치를 넘어 커다란 시각적 즐거움으로의 회화의 기능을 다 할 것으로  기대한다.  우리가 그의 그림을 보면서 그의 고백을 기억하는 것도 그 이유 때문이다.

그가 작품 속에서 주체 할 수 없는 에너지를 얻고 색면구성의 생명력 있는 이미지를 획득한다면 그의  고집스러운 말 걸기의 시도는 언제나 행복하고 한없는 축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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