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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과 마음으로 본 풍경- 홍은앙

김종근


클로드 모네는 그림을 그리는 화가들에게 '베껴야 한다면 가장 위대한 것을 베껴야 한다. 베껴야 한다면 언제나 변하는 것을 베껴야 한다. 그것은 자연 뿐이다.' 라고 강조했다. 홍은앙 작가의 초기 작품에서 현재까지의 작품을 보면서 모네가 왜 젊은 화가들에게 그러한 충고를 하였는가를 깨닫게 된다. 홍은앙이 바라다 본 자연은 그 위대한 풍경들을 시시각각으로 변한 모습들을 너무나 아름답게 표현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동서고금의 많은 예술가들이 그들의 예술적 영혼을 자연에서 시작, 자연에 닻을 내리려 했는지도 새삼 공감한다, 


우리가 여기서 흥미롭게 구별해야 할 것은 모네와 홍은앙의 자연을 보는 시각이 같지 않다는 사실이다. 모네가 평온하고 감성적인 풍경들을 눈으로 담아냈다면, 홍은앙은 작품 속 자연을 부드럽고 따뜻하게 만지고 싶을 정도로 러블리하게 다독거린다. 그녀의 화퐁 속에는 익숙한 자연을 화사한 필치로 실물보다 더 회화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사람들은 모네가 가진 것은 눈밖에 없다고 하면서, 이 얼마나 위대한 눈인가! 라고 감탄 했던 것처럼 홍은앙의 작품에는 대지의 풍요로운 정경들을 환상적인 색채로 버무리고 아우르는 그만의 눈과 마음을 보여준다. 이번 국제비즈니스센터의 아시안 갤러리에서 열리는 특별전은 그의 이런 특징들을 일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이 갤러리는 중국상하이국제개발 유한공사가 새롭게 설립한 4층 규모에 200여 평의 공간에 4개의 전시실이 준비된 거대한 공간으로 홍은앙의 대표적이며 중요한 100여점의 작품이 소개 된다 


이 전시장은 앞으로 초대전은 물론 상설전, 기획전 등 다양한 전시를 계획하고 있으며, 신진작가 발굴 및 후원을 목적으로 대중과 호흡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초기 작품에서 최근작까지, 즉 2008년도부터 시작한 청포도나 적포도 , 맨드라미 그리고 전원에 펼쳐진 들꽃이 함께 어우러진 인상파풍의 작품들이 망라되는 것이다. 이 그림들은 샤르댕이 보여준 정물화 보다 더 먹음직스럽고, 오딜롱 르동이 그려준 꽃이 있는 정물화처럼 환상적인 모습으로 표현된다. 


게다가 작품들은 환상적인 추상성을 유지하면서 밤 풍경이 주는 멜랑꼴리한 향수까지 풍긴다. 이러한 노스탤지어아적 향수는 섬세한 감성과 감각적 색채를 바탕으로 풍경과 야경을 만들어 내고 있다.  이 그림들은 화려한 빛의 도시 야경을 사실적 흐름에 반추상을 가미한 성격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이미 첫 개인전서부터 구체적인 형상성의 묘사로 독자성을 구축한 홍은앙 작품의 특성은 기본적으로는 서정적이면서도 생동감 넘치고, 우아하면서도 화려함을 드러내며 , 온화한 붓터치로 보는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물론 특별히 화폭에 서정적 스토리를 담아내는 것도 그녀의 빠뜨릴 수없는 매력이다. 그것은 다름 아닌 그리움, 사랑, 행복, 희망, 고독, 배반 등 인간의 감정을 이야기 속에 녹여 낸다는 것인데 그가 만난 도시의 야경들을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풀어낸 심상을 풀어낸 것이라는 말이다. 그래서 그의 작품 세계를 <고독한 인간의 삶에서 행복을 추구하는 작가 > 이자 <내면의 울림을 빛의 멜로디로 치환> 하는 작가로 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처럼 그에게 포도나 맨드라미 도시의 야경까지도 사실은 작가의 감정을 전이 시키는 감정이입의 대상들로 차용된다.
 포도, 꽃, 홍콩 야경, 파도, 여명 등 소재의 배경도 매우 자유롭고 풍부하다. 또한 기법도 마음과 손이 가는대로 구상에서 비구상, 추상에서 반추상을 넘나드는 여유로움과 자유로움을 가지고 있다. 아마도 이것은 작가가 “그릴 수 있는 모든 걸 다 그리고 싶다는 지칠 줄 모르는 열정과 욕망” 때문일 것이다. 그 욕망이란 예술을 통해 삶의 진실이 무엇인가를 깨닫고 가치관을 느끼는 행복한 자아를 찾아가는 홍은앙에게는 하나의 발견이다. 그리하여 홍은앙의 예술은 자연을 통해 삶의 진리를 찾아가는 수행자에 비견할 수 있지 않을까 ? 


 2008년 열린 제1회 서울미술관미술대전 서양화 대상을 수상하면서 작가로서의 이름을 알린 그녀는 그가 체류했던 유럽 도시의 야경에서 경험한 인간의 근원적인 쓸쓸함과 고독한 삶의 흔적들을 담백하게   표현하기 시작했다. 홍은앙 작가의 화폭에 출렁이는 서정적인 전원풍경과 생동감 넘치는 자연의 색채들은 모두 그녀가 바라보는 자연에 대한 시선이 얼마나 뜨거운가를 잘 말해준다. 초창기 작업에서 부터 일관되게 지켜온 다듬어진 자연의 친화적인 시각들, 그 평안함과 안락함에서 그녀의 작품은 사람들의 시선을 충분히 끌어 모은 것이다. 그녀의 작품 가운데 또 하나 주목할 만한 요소는 사람들이 흥미롭게 바라보는 화폭에 스며있는 스토리적 감성이다. 이야기적인 느낌을 적극적으로 표출하면서 작품에서의 새로운 회화성과 의미를 연결하려는 강렬한 의지를 보여준다.


나는 지난 그녀의 전시 평문에서 “홍은앙은 눈으로 그리는 것이 아니라, 직접 눈과 마음으로 본 유럽 도시의 기억과 인상을 독자적 시각으로 표출하고 있으며, 그 풍경들은 마치 오케스트라 교향곡처럼 풍부한 음계의 높낮이를 보여주고 있다. 때로는 거침없는 붓놀림이 하얀 불빛으로 가득한 도시를 희미하게 혹은 어슴푸레하게 드러내 도시만의 특징적인 인상을 포착해 밤의 풍경을 아주 잘 드러냈다. 고 평한 적이 있다. 그만큼 작가는 회화의 치열함을 마치 “그림은 삶의 또 하나의 긴 여정이다”라고 한 고백 할 정도로 그녀는 위대한 자연을 내면의 울림으로 쉬지 않고 그려 내겠다는 열정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해석된다. 자연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그 안에서 미의 새로운 감성을 탐색하여 마침내 예술적 표현으로 도달하여 환희를 얻는 것이 그녀가 존재하는 가장 큰 존재의 이유처럼 말이다. 이런 예술적 본질의 바탕 위에서 그녀의 또 다른 매력은 그림을 그리면서 어려운 이웃과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지금까지 봉사를 마다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아마도 그의 그림 속에 찬란함의 가치가 빛난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자연의 발견이며 자연을 향한 그녀의 눈과 마음이 하나가 되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임에는 이견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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