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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개의 빛나는 별 ”

김종근

“ 6개의 빛나는 별 ”

여기 6개의 별들이 모였다. 이 별들은 하나 부족한 북두칠성처럼 지금도 서울 밤하늘에 빛나고 있다. 그리고 그 별들은 저마다의 밝기와 빛남으로 밤하늘을 은하수처럼 수놓듯 여전히 우리 화단을 비추는 소중한 별들이다.
우리는 그 별들이 어떻게 얼마나 훌륭하게 얼마만큼의 빛남으로 반짝이는지 잘 알고 있다.
그 별들의 이름은 왕열, 정우범, 남녀주, 한상윤, 박진우, 우병출 모두 6개의 별들이다.
이 여섯 개의 별들이 우리에게 흥미로운 것은 이들 모두가 정말 신기하게도 같은 종류, 같은 테마, 같은 기법을 그리는 작가가 하나도 없는 별들이란 사실이다. 

일찍이 왕열작가는 독자적인 적색의 수묵 채색으로 붉은 수묵산수를 해마다 발표하는 열정과 지명도가 높은 중견작가이다. 최근에는 지난해 중국 후난성 문화관 대규모 초대전에서 ‘퓨전 산수풍경’으로 아세아로 부는 바람이란 대형 작품 40여 점으로 그 독창성을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왕열 작가는 이렇게 전통 동양정신의 개념을 현대적인 시각으로 재해석하는 퓨전풍의 작품으로 자연 회귀주의적인 인식을 보여주었다.
특히 적색의 농담과 번짐 ,필묵의 수려한 기술로 현실에서 이상향을 향한 상상 속 무릉도원의 세계를 
실존하는 공간으로 형상 해온 것이다.  
재료도 기존의 산수풍경과 달리 한지 대신 천을 사용하면서 전통 먹뿐만 아니라 아크릴,금분, 은분등  다양한 혼합재료로 동양 산수의 전통성을 모던한 감각의 번짐으로 왕열식 퓨전스타일 산수를 이룩했다.

정우범 작가 또한 화단의 입지전적인 모습으로 독창적인 작업을 하는 작가 중 한사람이다. 
그는 화단에 결코 흔치 않는 수채화가지만 전통적인 수채화 기법보다는 연필 스케치 후  수채 물감으로 투명하게 칠하지 않고 수채화의 투명함과 가벼움을 극복한 작가이다.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두드리는 기법(Stroke)의 화법을 창안하면서 정우범은 그만의 화풍을 완성했다.
당연히 종이도 잘 찢어지지 않고 캔버스 보다 질긴 프랑스 산 아르슈(Arches) 종이를 쓰고 있다. 붓도 또한 수채화 붓이 아닌 유화 붓으로 거칠게 사용하면서 그만의 거친 '갈필 붓'을 사용하는 독창적 기법이 그것이다. 
이 기법으로 작가는 이전에 즐겨 다루던  꽃이나 풍경에 집중하기 보다는 형태를 해체 조립한 반추상의 풍경화 작품을 제작했다.
거기다가 최근에는 화폭에 여백을 살려 새로운 문자로 '행복, 소망, 사랑을 먹물로 모필 붓으로 넣는 문자작품의 시도를 단행 했다. 이것은 재미와 함께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하는 열정으로 이해된다.
그의 작품은 이렇게 수채화와 아크릴의 혼합으로 풍경과 꽃밭이 어우러지는 축제풍의 작업을 완결했다.

이런 축제적인 분위기에 비해 남여주의 작품은 훨씬 정적이고 동양적이며 명상적이다.
일찍이 작가는 물의 투명성에 깊은 관심을 가지며 빛이 투과하는 물에 부유하고 있는 여러 이미지나  꽃 형상을 담아 중첩의 표현양식으로 작업을 지속적으로 발표 해왔다.
종종 빗살무늬 토기나 달 항아리 같은 전통적인 도기 속에 자신의 의지를 담아놓는 그 물의 세계는 작가의 정체성과 세계관을 넌지시 드러내는 주요한 소통의 도구가 되고 있다. 
그래서 남여주 작가의 근작은 투명한 물에 잠긴 듯 명상적인 관조의 시선에서 출발한다. 그 시선은 
특히 물의 흐름이나 바람의 흐름, 구상이나 반추상 형태로 나뭇잎, 꽃, 물고기, 새, 그릇을 다양한 생명체 이미지와 흔적들을 자유롭게 화면에 배치하는데 집중되어 있다. 
기법 상으로도 캔버스 위에 아크릴, 레진(resin), 비즈(beads)를 활용한 그만의 독자적인 방법론은 우리에게 작가가 내민 사색의 공간으로 우리를 산책하게 하는 매력을 준다.

우병출은 남다르고 고집스럽게 서울의 도시 풍경, 남산이나 바닷가 풍경 등 해지는 뉴욕의 풍경들을 커다란 화면에 꼼꼼하게 묘사 한다. 주제와 부제를 동일한 선으로 표현하면서 그림의 실제적 풍경이나 이미지보다 선의 치밀하고 날카로움에 중심을 둔다.
근경같은 원경, 원경같은 근경, 단순한듯하지만 복잡함을 섬세한 감정으로 사물을 바라보는 또 다른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으로 산과 강, 도시와 아파트 주변을 산수풍경 모습처럼 생동감 있고 리얼리티 있게 묘사한다. 
이것은 마치 서울의 실경산수처럼 촘촘한 화면으로 마치 우리가 산위에서 직접 현장을 내려 보거나 위를 나는 것 같은 생동감을 새의 눈처럼 한눈에 포착한다. 
그의 화면은 단일한 수묵화처럼 모노톤의 지배적인 푸른 숲의 모습은 실경을 옮겨 놓은 듯 그려 깊은 밀도와 정밀한 묘사로 사진과 드로잉의 경계를 넘어서고 있다.
특히 작가의 충실한 기법과 수묵풍의 새로운 감각 즉 디지털 이미지를 아날로그적 감성으로 풀어내는 우병출의 작업이 한국화단에 또 다른 별로 떠오를 것을 기대하게 한다.

박진우는 늘 비구상과 추상까지 아우르는 폭 넓은 작업으로 보기 드문 작가이다.
기본적으로는 비구상적인 세계와 구상성을 합치면서 강렬한 화풍을 종합적으로 결합 하는 비교적 자유스러운 작가인 그는 색채 사용에 타고난 재능과 감각을 소유하고 있다.  
화면을 다루는데 있어서나, 탄탄한 형태구성과 조형미로 박진감 있는 화폭의 그는 색채화가로 불릴 만큼 다양한 컬러로 대상을 담아내는 세련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해체하고 변형하고 구성화 하는 내공과 역량을 거의 전 작품에서 언제나 보여주는 박진우는 화단에 멀티 플레이어 같은 전천후 작가임이 틀림없다.
특히 구상과 비구상을 결합하는 세련미와 색채의 원숙함은 그의 가장 빠뜨릴 수 없는 큰 장점이다. 
그래서 이제는 집중과 선택이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한상윤은 '황금돼지 시리즈'로 팝 아트적인 주제를 이끌어온 한국 화가이다. 
일찍이 명품가방과 황금돼지의 콜라보로 젊은 작가로서 팝아트 작가로 매스컴의 주목을 받은 그는 만화를 전공하면서 회화로 돌아선 특이한 경우의 작가로 분류된다.
한상윤은 수묵채색과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면서 명품과 돼지를 통한 패러디의 세계를 끊임없는 창작으로 펼쳐내며 인기를 얻었다.
작가는 특히 순발력과 경쾌한 감각으로 수묵에서 수묵채색까지 폭 넓게 주제를 러블리한 테마에서 돼지의 풍부한 형상으로 화폭을 넓혀가며 다양한 스토리의 돼지 표현을 그려냈다.
꽃이면 꽃 , 닭이면 닭 ,골프를 치는 돼지의 코믹하고 유머러스한 그의 돼지는 힘찬 메시지와 웃음이 나는 여러 동물의 표정에서 그의 발랄함과 유머러스한 익살미도 지켜 볼만 하다, 

이렇게 6개의 별들은 저마다 독특한 예술적 이념과 감성으로 부지런히 모든 열정으로 빛을 발하고 있다.
그리고 여전히 이들 6개의 별들은 찬란하고 화려하게 빛날 것이다.
다만 별들이 모여 있다고 빛이 스스로 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담론을 만들고 , 서로 토론하고, 위로하며, 서로 빛을 나눌 때 그 별들은 오래 찬란하게 빛날 것이다. 
그 첫 번째 빛남을 기대한다.

김종근 (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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