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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승연/그림 속의 그로테스크, 미장아빔 그리고 파워

김종근

허승연 그림 속의 그로테스크, 미장아빔 그리고 파워

쟝-샤를르 장봉 (예술철학. 파리 8대학 박사)

이어지는 짧은 텍스트로 아티스트 허승연의 풍부하고 다양한 그림을 이해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 나는 이 작품의 일부를 특징 짓기 위해 그로테스크, 미장아빔, 파워라는 세 가지 용어를 주목한다.

처음에 어떤 이미지들은 당황스러울 수 있거나, 작품에서 그로테스크를 볼 수 있기 때문에 후퇴의 움직임을 부추길 수도 있는데, 그로테스크는 여기서 « 너와 나는 하나의 몸, 2017 »과 « Lover’s kiss, 2013 » 이라는 제목의 그림에서 보여주듯이 걱정을 불러일으키는 왜곡, 한계의 위반으로 이해된다.
그 그림 둘 다, 한편으로는 일상적으로 보이는 얼굴, 다른 한편으로는 일상적으로 숨기는 언어와 섹스가 서로 섞여 있다. 이 기묘한 융합은 동시에 공포의 기록이기도 하지만 만화 같기도 하고, 그로테스크의 또 다른 특징이지만 생각건대 우리의 동시대적 그로테스크이며, 르네상스 그림의 그로테스크가 아니고, 텍스 에이버리 (1908-1980)의 애니메이션 영화 속의 작품에서 볼 수 있는 그로테스크다.

보여주려는 시도에서 발견되는 많은 인물화와 자화상들의 허승연 작품은, 더 정확하게 말하면 show/hide 게임 중에, 자신이 그려지고 있거나 자신을 그리는 작품인 « 솔직한 대화 (1) (2), 2019 »가 있다. 그러므로 미술에서 유명한 표현인 « 미장아빔 »이 있으며, 미셸 푸코는 « 단어와 사물 »(1966) 책 서문에서 « 마치 화가가 자신을 표현한 화폭에서 동시에 보일 수 없고, 어떤 것을 표현하는데 사용한 것을 볼 수 없듯이 »1라고 당당하게 분석했다. 작품이 수행 중인 것을 보여주려는 이 시도로부터, 작가 폴 발레리처럼 « 제작이 작품보다 훨씬 재미있다 » 라고 생각해야 하는가 ?2

이 물음에 답하려면, 쟝-끌로드 므와노가 « 이미지를 사용하는 모드의 이미지가 나타내는 것과 색인 모드의 이미지가 나타내는 것이 일치할 수 없다 »라고 우리를 상기시키기 때문에, 이미지에 대한 모든 견해에서 표시, 즉 이미지를 생성하는 행위와 시연을 잘 구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시 말해 혼합된 그 생성 과정의 이미지가 표시하는 것과 전체 이미지가 보여주는 것 사이에 일치가 있을 수 없다. « 우리가 대부분의 이미지의 생성 과정을 읽을 수 있다면, 어떤 이미지도 이 과정을 상세하게 완전히 재구성할 수 없으므로 », 모든 이미지는 인덱스 모드에서 생성과정과 제작 조건, 물질적이면서 동시에 비물질적, 그림 행위에 대한 시각보다 더 수동적, 단편적인 시간적 과정을 나타낸다고 말할 수 있다. 자크 데리다가 지적하듯이, 인덱스의 혼란, 소멸이 있다.

여하튼, 남아있는 유일한 리얼리티는 철학자 끌레망 로쎄가 단일성에 의한 리얼은 이미지가 없다고 믿기 때문에, 남아있는 유일한 리얼리티는 그려진 캔버스의 리얼리티, « 모든 것에 앞서 보여지고 동시에 보여주며 감추고, 드러내고, 나타내고 보호하는 » 이미지의 리얼리티다; 이 시연은 제시(presentation)의 순서가 아니고 표현(representation)의 순서다.3

과시와 과도로 보이며, 숨겨져 있기도 한, 아주 현실적인 허승연의 화폭들은 작업의 세 번째 특성, 즉 파워를 나타낸다. 질 들뢰즈는 이 용어를 권력의 그것과 반대로 철학적 개념으로 사용한다. 그는 스피노자에 대한 강의에서 « 기쁨-열정으로부터 나는 올라갈 수 있다, 정확하게 말하면, 기쁨-열정이 내 힘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올라갈 수 있으며, 외부 물체와 나 사이의 복합적인 관계인 공통된 것에 대한 이러한 이해로 말미암아 일종의 내달리기, 도약에 의해 올라갈 수 있으며, 올라가는 순간 모든 것이 변하고 나는 파워를 소유한다 »4 라고 말한다. 나는 이 파워, 삶의 감정이 아티스트 허승연의 작품에서 작동하고 있다고 믿는다.



 






1 미셸 푸코, 단어와 사물, 갈리마르 출판사, 파리, 1966
2 폴 발레리, 시각, 타블르 롱드 출판사, 1993
3 쟝-끌로드 므와노, 이미지 강의, 파리 대학, 1984-1985년도 – JC 므와노, « 이미지가 보여주는 것 », 미발간 텍스트 (1986)
4 온라인 질 들뢰즈 목소리 – 81/02/03 스피노자 강의 8 (2), 파리 8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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