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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어떻게 감상할 것인가?

김종근



그림 어떻게 감상할 것인가?


김종근 | 미술평론가.한국미협 평론분과 위원장



도대체 그림을 어떻게 보고, 감상하고, 평가할 것인가? 어떤 것이 좋은 그림이고 나쁜 그림의 기준은 또 무엇인가? 이러한 물음은 작가나 화상, 평론가 사이에서조차도 의견이 분분하다. 
19세기 인상파 시대의 그림들은 보는 것만으로도 이해가 되지만 특히 현대미술은 더욱 난해하여 알아먹을 수가 없다. 조사나 연구를 하지 않으면 알아먹기가 힘든 작품들이 도처에 널려 있다.
모든 작품에는 창작하는 예술가의 영혼이 남김없이 담겨 있다.
그렇다면 작가나 그림에 대한 공부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죽하면 피카소는 그림을 어떻게 보아야 하느냐는 질문에 먼저 “공부를 해라”고 일갈했다.

영어를 배우기 위해 A,B,C,D를 익혀야 하듯이 왜 미술은 공부를 안 하고 공짜로 보려고만 하느냐는 항의인 것이다. 
여기 팔대산인 (朱耷 1626~1705)의 작품이 있다.
명나라 왕족의 후손으로 11살부터 그림을 그린 그는 청나라 세상을 평생 원망하며 산속에서 30년을 승려와 화가로 살았던 기인이다. 독특하고 기이한 화풍으로 문인화를 혁신한 그는 화폭에 등장하는 물고기와 오리 눈을 모두 원형으로 변형해서 그렸다. 그림 속 물고기와 오리, 새, 학은 흥미롭게도 모두 눈을 위로 치켜뜨거나, 그림 밖 사람들을 흘겨보는 모습, 눈을 부라린 모습, 냉담한 모습으로 자신의 분노하는 감정을 그림으로 쏟아냈다.
<팔팔조도>란 그림은 작품은 나뭇가지 위에 새 한 마리가 고개를 숙이고 있는 모습이 전부다
어쩌면 새 한 마리가 나뭇가지 위에서 그냥 졸고 있는 모습을 그렸구나 하겠지만, 작가는 눈앞에 보이는 현실이
너무나 꼴 보기 싫어서 고개를 땅바닥을 향해 처박고 조는 새처럼 표현한 것이다 
한 폭의 그림 안에 다양한 기법과 오브제로 자신의 사상, 의도,감정을 나타내기도 어렵지만 동시에 그걸 해석해내는 것 역시 어려운 일이다. 

보통 사람들로는 거의 이해가 어려운 마크 로스크의 작품은 더욱 그렇다.
그림 속에 아무런 형상도 표정도 없다. 그러나 그림이 걸려있는 예배당에는 2-30%의 많은 사람이 울고 간다고 한다. 그리고 방명록에는 “마음에 든다. 마음에 안 든다” “이 그림들은 모두 똑같다” 아물어 형상이 없어 “형상과 형태를 찾느라 둥둥 떠다니는 면들 속에서 길을 잃었다”는 후기가 넘친다고 한다.
“나는 색이나 형태 등 그런 것의 관계는 관계에 관심이 없다. 나는 비극 아이러니 황홀 운명 등 인간의 기본적인 감정을 표현하는 데에만 관심을 가지고 있다”라는 로스코는 “내 그림 앞에서 눈물 흘리는 사람은 내가 그림을 그리면서 겪은 종교적 체험을 똑같이 하고 있는 것이다” 라고 고백했다.

그렇다. 미술은 결국 아는 것만큼 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림을 그리는데 형태와 정신을 겸비해야 한다. 너무 닮게 그려서도 안 되니, 너무 닮으면 독창성을 잃는다. 또 너무 닮지 않게 그려서도 안 되니, 닮지 않으면 터무니없게 된다”는 이 명언을 구별하는 방법, 중국 최고의 화가 제백석의 말이 정답 같다.



 

1차 출처: 고대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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