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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새삼스럽게 그림 값인가 ?

김종근

우리는 이번에 그림 값을 조사하기로 했다. 다른 특별한 이유는 없다. 너무 궁금한 부분인데 아직 정리 되지 않은 부분이 있기 때문인데 그것이 바로 그림 값이기 때문이다. 무명작가 혹은 신진, 청년작가들에는 미술계의 이런 그림 값 문제나 화두가 그 무슨 팔리지도 않는 그림 값이냐고 투덜거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림이란 이제 엄연히 하나의 상품적 존재 가치를 지닌 대상이기에 그렇다. 그런 이상 미술작품에 있어 가격이란 바로 그 작품의 절대적 예술 가치는 아니라 하더라도 상업적 가치의 바로미터가 가격이란 형태로 설정 되는 것이다.

그럼 우리 미술계에 그림 값 어디에 문제가 있다는 것인가 ?
근래 우리의 미술 시장은 거의 고사 지경을 넘나드는데 IMF 보다 더 어렵다고 한다. 쉽게 말하면 전시를 기획해도 팔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문제가 이정도로 심각하니 그러면 이문제와 그림 값과 어떤 관계가 있을 것인가. 어쨌든 미술시장의 위기와 그림 값과는 불가분의 관계를 가지고 있다.

어떻게 이중가가 형성 되는가 ?
그러나 문제는 모든 작품들이 이렇게만 유통되는 것이 아니다. 예를 들면 작가가 화랑을 통하지 않고 판매하는 경우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정상적으로 작가가 화랑과 거래가 이루어지는 관계라면 문제가 없지만 작가가 일상적으로 거래하는 화랑이 없을 때 작가는 부득이 개인적인 거래를 하게 된다. 우리는 그러한 미술시장의 구조에 젖어있다. 그런데 작가들의 그림 값 기준이 마땅하게 없다. 화랑에서 정상적인 거래를 한다면 그는 화랑의 마진율 이 있는데 화랑을 거치지 않고 직접 고객과 거래하는 경우 그는 30프로 혹은 40프로를 할인해서 거래하게 된다. 이럴 경우 이미 그는 정상적인 화랑을 통한 그림 값 개인적으로 거래한 그림 값의 차이를 가져오게 되는데 이것이 이중가격이 형성되는 이유이다. 거기다 작가가 만약 개인적인 사정으로 작품을 무더기로 싸게 개인 혹은 중개상에게 팔게 될 경우 이러한 겨우 작가의 호당가격은 완전히 파괴되어 극심한 가격의 편차를 가져오게 된다. 실제 이러한 사례는 너무나 많다.

그래서 작가는 호당 가격을 고집하지만 시장에서는 전혀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작가의 작품이 거래 된다. 아직 호당가격이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는 전통적인 방법으로 미술품의 호당가격을 택하고 있다. 아니 택한다기보다는 마땅히 다른 대안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이런 호당가격제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우리는 그러한 관습으로 지금까지 그림 값을 결정하는 주된 요소가 작품의 질이나 가치가 아니라 작품의 질은 이미 동등하다고 판단하고 가격을 매긴다는 것이다.

그러면 그림의 질이 고려되지 않은 그림가격은 정당한 것일까 ? 이점은 이미 어느 정도의 타당성은 있지만 합리적이지 못하다 하여 유럽에서도 일본에서도 이 방법을 피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나라는 이 방법을 기본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러기에 작품당 가격도 있지만 그것 또한 질적인 것과 상관없이 크기에 의존한다. 누가 그 질적인 것을 일일이 값을 매길 것인가? 그러기에 경매는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이렇게 경매는 철저하게 구입하고자 하는 구매자의 욕구와 경쟁관계에 의해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가장 합리적인 제도라고 볼 수 는 없지만 오랜 역사를 가지고 진행되어온 미술품 거래 주요한 방법 중 하나이다.

지금 우리나라 작가들의 그림가격이 외국과 비교하여 상당히 높게 책정이 되어 있다는 시각도 있다. 그러한 이유 중에 하나는 경기가 좋던 시절에 인기작가 중심으로 편성된 그림가격이 그대로 많은 작가들의 그림가격으로 이어지고 형성되면서 그림 값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어쨌든 작가들의 그림가격은 호당으로 가격이 매겨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작품의 질과 가치에 의해서 만이 결정 되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는 그러지 못해 딜렘마에 빠져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어떤 경우는 인기 작가와의 나이를 빌미삼아 그림 값을 그 작가와 동등하게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기현상도 있다.

그래서 어떤 대표적인 화랑대표는 원로 중진 작가의 작품전을 열고 싶어도 호당가격이 높아 전시를 할 수 없다고 하소연할 정도이다. 문제는 고객들이 그림을 살 때 정찰가격이 없으니 늘 고민하고 불신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싼 것인지 비싼 것인지 잘사는 것인지 끊임없이 궁금하기 때문이다. 혹시 이 그림 값 조사에 화랑이나 작가들의 오해가 없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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