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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헬레나 / 컬렉터와 작가사이, 헬레나의 컬렉션

김종근

나는 작가이다. 정확하게는 에그 아티스트다, 나는 작업을 한다.
동시에 나는 또한 그림을 사는 컬렉터이다. 그러나 나는 그림을 팔지 않는다.
다만 컬렉션 할 뿐이다. 그림이 나에게 주는 최고의 감동과 즐거움은 컬렉션이다.
내가 진정한 컬렉터인지 모르지만, 이것이 내가 그림을 사는 가장 큰 이유이다.


주 헬레나님 오랜만입니다. 그간 서울에 안계셨나요? 뵈올 수가 없어서 궁금했습니다. 뉴질랜드에 계셨다고요, 거기서 어떻게 지내셨는지요. 오래전 강의 끝나고 같이 식사 하고는 오랜 시간 못 뵈었지요. 어떻게 작업하시게 되었는지 그리고 전시는요 ?
- 네 그간 뉴질랜드에 가 있었습니다. 열심히 작업하면서 사회에 봉사하고 또 전시회 하고 나름 그곳에서 바쁘게 지냈습니다.
원래 제가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는데 나중에 에그 아트를 하게 되어 작품을 상당히 많이 했거든요, 93년도 가족끼리 미국 여행을 갔을 때였어요. 라스베이거스에 갔을 때에 진열장에 이런 비슷한 작품들이 있었는데, 그걸 보고하고 싶어서 에그 아트를 한 거예요.
순수한 알에다가 하는 것을 보고 동기부여가 되었죠. 그러고 나서 일본에 가서 그때가 아마 우리나라 에그 아트 초창기였을 거예요. 그 때, 에그 아트를 하는 멤버들이 몇 명 있긴 있었는데, 이제는 프로입니다. 그래서 장기적으로 미술관 하나 만들었으면 합니다. 근데 뭐 한국처럼 그렇게 크게는 말고 작고 예쁘게 말입니다.

그러셨군요. 참, 그림을 어떻게 컬렉션하게 되었는지요? 처음 그림 산 기분이 어땠나요?
- 네, 아는 분 소개로 재불 작가인 조 모작가의 작품을 처음 소개 받아서 샀어요. 그러다가 점점 작품 숫자도 늘리고 그랬지요.
첫 작품 이었으니깐 상당히 좋았지요. 뭐 나름대로 깊이가 있는 작품이다 생각도 했었고. 그래서 그 이후에도 그 작가의 작품을 많이 구입 했지요. 내가 지금 갖고 있는 게 한 일곱 점 정도입니다.
그 후 작가와는 프랑스 파리에서도 만났고, 한국에 왔을 때에도 제가 만나고 밥도 같이 먹고 그랬습니다. 상당히 좋은 분이에요. 그림세계도 좋고.

작가를 만나보니깐 어떠세요? 그림을 가지고 있을 때하고 만난 것과, 작가를 모르고 그림을 샀을 때 하고 다르든가요?
-네, 만나고 나서 그 분하고 참 많은 얘기를 했어요. 그림에 대한 이야기, 그 분이 여태까지 인생을 살면서 자신의 여러 가지 변화되는 속에서 그림이 바뀌어 가는 것도 보았고. 그리고 요즘에 와서는 그분도 거의 연세가 70이 다 되어가다 보니깐, 그림이 굉장히 밝아졌더라고요.
그런데 사실 컬렉팅 하는 입장에서 보게 되면, 그림의 깊이와 무게가 다르게 느껴져요.

말씀하시는 스타일이나 이런 것으로 보아 상당히 그림의 깊이를 느끼는 선수 컬렉터라는 느낌이 드는데요? 말씀 중에 일상적으로 그림을 사는 분들하고는 조금 다르게, 혹시 공부도 많이 하고 애정을 많이 가지고 계신 편인가요?
- 애정을 너무 너무 많이 갖고 있죠. 처음 컬렉터로서 아주 작은 꿈이 샤갈의 그림을 하나 갖는 것이었어요. 그런데 제가 프랑스에 갔을 때에 저에게 그림을 소개해준 사람 집에 샤갈 그림이 있어가지고 사실 그림에 몰입하기 시작 한거죠.

소개해준 사람은 ? 컬렉션에 어떤 곡절이 있었군요. 그게 어떤일이었는지?
- 이야기가 좀 길어요. 사실 완성도가 썩 좋은 작품은 아니었는데, 한 10호정도 되는 유화였죠. 색은 그렇게 예쁜 색깔은 아니었어요. 무채색 비슷한 아마 샤갈의 초기적인 작품이었던 것 같은데 뭐 어쨌든 그 샤갈이라는 이미지 그 자체가 너무나 와 닿았던 거죠. 그래서 사고 싶어 했었죠.
그 때는 그렇게 크게 비싸게 얘기 안했었어요. 한 1억 정도에서 2억 정도?
그렇게 자기가 갖고 있는 그림이니깐. 근데 이게 가짜지요. 지금 생각 하니 최소한 10억 정도는 가야 되겠죠. 어이구 진짜, 그거 샀으면 정말 나중에 데미지가 컸을 거예요. 그럴 수도 있겠지요.(웃음)

마음의 위로를 삼으세요. 정말. 그거 속병 나요. 그 사람 때문에 작품을 사기 시작 했군요?
네, 맞아요. 그런데 이건 뭐. 좀 사적인 이야기인데. 그 친구가 사놓은 그림을 가지고 있어요. 작년 초에 이제 그림을 못주겠다고 그래 가지고 파리에 갔었잖아요, 제가 그래서 결국은 찾아오긴 했는데...끝까지 그 친구가 그림을 못 주겠다는 거예요.
갤러리에 바셀리츠 작품도 있었어요. 한 300호 정도 되는 작품 그거를 찾아오느라고 엄청 힘들었죠. 그 사무실에까지 쫓아가서 받아오긴 했는데... 지금은 그림들을 뉴질랜드에 가지고 있죠.
지긋지긋 해요. 사실 저는 컬렉터로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요. 이런 사기꾼 같은 사람이 미술계에 있으니 안 되는 거예요. 그림을 사준다고 해 놓고 사서 주지도 않고 정말 비인간적인 사람입니다..

컬렉션 이야기로 돌아가서요, 작품 얘기인데 그 때에 조돈영 작품 사고, 그 다음에 구입했던 작품이 무엇이었나요?
-사실 많이 샀어요. 프랑스가 자랑하는 로베르 콩바스 작품도, 독일의 게르하르트 리히터 작품도 그리고 파스텔화도 있습니다. 조각 작품이 한 서너 점 될 거구요 그 다음에 이브 클라인 작품도 있었고 조각으로 본다면 아르망 다섯 개, 바이올린 같은 것. 참 니키드 생팔 작품도 있어요.
큰 작품은 아니고 자잘한 작품들이지만.

그럼 이 작품들은 초이스는 누가 하나요? 취향이 같은가요?
- 네, 저도 보고 남편도 보고 그래요. 주로 제가 사는데 좋아하는 작품은 남편이 구입하기도 하죠.
음. 저는 니키드 생팔 같은 화려한 작품을 많이 좋아하죠. 일단 직감적으로, 즉각적으로 우리 눈에 와 닿는 시각적인 작품들을 주로 좋아하고, 남편은 주로 신표현주의 작품 바셀리츠 작품 같은 것을 좋아 하지요.

그러면 지금 대략 지금 토탈 몇 점 정도 소장하고 있나요? 그 가운데 애착이 가는 작품은?
- 대략 합치면 한 120점 정도 될 거예요. 애착이 가는 것은 지금 있는 리히터 작품이지요. 그거 아마 북경 비엔날레에서 상 받았던 작품입니다. 아 그리고 언젠가 어는 옥션에서 광고하면서 냈던 것 있잖아요, 그겁니다.

아 그림 저 나는 이거 사겠다, 사모님은 이거 사겠다. 뭐 이랬던 것들도 있었습니까?
- 아 저 특별하게 그런 건 없는 것 같아요 뭐. 사지 말랬던 것은 많이 있었죠.
아. 유리꺼프인가 저기. 알루미늄 판 위에다가 그림을 부식시켜가지고 그림을 그리는 거거든요. 보니까, 처음에는 감성적으로 그림이 와 닿아서 샀는데, 너무 좀 입체주의에 가까운 그런 그림이고 그런 느낌이었어요. 작품은 한두 점 갖고 있는데, 물론 뭐 비싸게 산 게 아니니깐 뭐. 큰 투자는 아닌데, 별로 좋아하는 그림은 아니니까 남편은 싫어했죠. 본인 취향이 아니라고.

그 가운데 가장 아끼시는 건 어떤 작품인가요?
아르망의 바이올린 좋아한답니다. 아까 말씀드렸던 것 그 바이올린 작품이거든요.
그거 팔지는 않았는데, 좀 보여 달라 그래 가지고 어느 전시장에서 한번 전시 한 적 있었어요. 사겠다고 계속 그랬는데 제가 팔지는 않았죠. 크기는 한 1미터정도 사이즈, 바이올린 해체시켜 놓은 거였어요.

부모가 컬렉션을 하고 그림을 가까이 하니 애들도 그림을 좋아하나요?
아이요, 그래요. 요번에 호주에 의대 진학 하는데 그림을 굉장히 좋아해요. 그래서 예전에 베트남에 여행 갔을 때에 하노이에 가면 가짜 그림들 많이 그려서 팔잖아요? 그걸 보고 제가 로히 리히텐슈타인 그림을 많이 좋아하니깐. 그걸 보고 짝퉁을 하나 사 왔어요.
스스로가 로이 리히텐슈타인 작품을 워낙 좋아하니까...
그래 가지고 그 친구가 자기가 돈 많이 벌면 오리지널 작품을 아빠를 사 주겠대요. 아마 너무 비싸서 못 사겠지만.

컬렉션하면서 겪은 가슴 아픈 일들 때문에 컬렉션에 정이 떨어졌지요?
사실 그래요. 그런 내용도 인터뷰에 좀 쓰셨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해서 미술계에서 물을 흐리는. 소위 전문가라고 하면서 그렇게 나쁜 짓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라는 경각심을 주고 싶습니다.
미술 작품에 대해서 정말 보호해야 하거나 ,그런 문제를 진지하고 가치 있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요. 그래서 파리에 사는 H 씨 같은 사람들 때문에 그림 컬렉션에 대해서 더 정이 떨어졌지요.
뭐 이런 이야기 하기는 좀 뭐하지만, 요즘 가끔 그 사람 생각 하면, 어느 날 정말 속된 말로 모든 그림을 불 태우고 싶은 심정입니다.
정말, 우리는 로맨틱하게 사는 사람인데, 뭐 음악 듣는거 좋아하고. 예술 좋아하고 그러잖아요.
하늘의 무지개를 바라보면 가슴이 뛰는데 살아있는 동안 누구나 다 가슴이 뛰죠.
하지만 내가 정말 심장박동이 뛰고 있구나를 느끼고 살고 작은 것에도 즐거움과 아름다움을 가지고 살았는데... 그 일 이후로는 모든 게 다 사라졌어요. 사람에 대한 인간적인 배려, 아름다움, 그런 것들. 뭐 모차르트 음악을 죽음이라고 했는데, 이제는 그것조차도 아름답게 들리지가 않아요.

미술에 애정을 많이 가졌는데 배신감을 느끼시는 군요?
- 그것 때문에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회복 안 될 상태로 받긴 했는데, 많이 아쉽습니다. 상당히 그림도 좋아하고 정말. 국내에 나온 모든 그림책을 통틀어 다 읽었어요.
몇 개월 사이에 나름대로 그림이라는 것을 정리를 했고, 특히 현대미술에 있어서 왜 바스키아가 저렇게 싸구려 그림처럼 보이는지, 그라피티 같은 저런 작품들을 보고 내가 왜 아름답다고 느껴야 하는지 등등 작업을 하면서 미술에 대한 공부를 진지하게 열심히 했어요.

그 이후에 전혀 그림을 안 샀습니까, 아니면 그 이후에도?
- 이후에 산적도 없죠. 미술관도 가 본 적도 없고. 그림을 많이 좋아해서 프랑스를 참 여러 번, 수십 번을 다녔지만 사실 에펠탑을 올라가 본 적이 거의 없어요. 거의 다 그림 보러 다니고. 노르망디부터 저 밑에 깐느까지 세잔의 프로방스까지 다 가봤는데도 사실은 그런 것만 보고 다니고 좋아했는데 이젠 정이 없어요.

참, 나중에 에그아트를 하는 작가이신데 ,만드신 작품을 안파는 것 같던데... 뭐하시려고요?
- 여태까지 한 번도 안 팔았어요. 사고자 하는 사람은 많았는데, 전시 때마다 많았는데 한 번도 안 팔았어요. 나중에 그건 뮤지엄을 할 생각입니다. 지금 현재 디스플레이 되어 있는 게 약 백여 점 정도 되고요, 사실은 더 많은데.지금도 그런 테마로 유명 스포츠인사들이 제작을 의뢰해오고 잇어요.

주헬레나 선생님, 미술계에 있는 사람으로 대신 미안하구요. 너무 가슴 아파하지 마시고 좋은 작품 하시고 서울서 전시 기회가 되면 잡지에 소개해 드리기로하고 그림과 더 가까워지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인터뷰 김종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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