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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우리만의 도시인가 ?

김종근

얼마전 프랑스 자유구상의 대표적 화가이자 조각가인 디로자가 화랑 초청으로 서울을 방문했다. 5년 전 그 칙칙했던 고가도로 밑을 지나며 그가 보았던 서울. 그리고 5년후 물이 흐르는 모습의 청계천을 보고는 몇 번이고 놀라워 했다. 예쁘게 변한 모습이 놀라 한국 축구처럼 믿을 수 없다는 이야기를 몇 번인가 했다. 나는 여기에 세계적인 조각가 올덴버그의 스프링, 다슬기처럼 생긴 조형물이 들어설 예정이라고 했다. 우리는 그때 한 그룹의 전위적인 예술가들이 깃발과 피켓을 들고 벌이는 퍼포먼스를 보았다. 올덴버그 조각 설치를 반대하는 일련의 행위 예술이었다.

나는 침묵 했고 그는 고개를 갸우뚱 했지만 눈치로 뭔가를 아는 듯 했다. 디로자의 조국은 프랑스지만 지금 미국에서 활동하며 프랑스와 멕시코에 개인 미술관이 있다. 게다가 서울을 오기 전 그는 중국 샹하이에서 6미터짜리 대형 조각물을 설치하고 오는 중이었다.  물론 그는 알고 있다. 전통과 자존심을 중시하는 중국, 북경의 자금성, 세계에서 가장 큰 고대 궁전 건축물이다. 이곳은 중국시민의 휴식과 문화장소 이며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이다. 바로 그 정원에 중국작가가 아닌 프랑스 작가 장 피에로 레이노의 황금화분이 놓여있다.

이처럼 지금 세계의 모든 국가들은 그들의 도시를 알리기 위해 세계적 예술가들의 브랜드와 가치를 활용하고 있다. 약 3200억을 투자한 루브르의 피라미드 공사도 중국계 미국인 아이오밍 페이에게 맡김으로서 초기에는 논란이 되었지만 피라미드는 루브르 역사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 일본 동경의 모리미술관 개관전과 롯폰기 힐 공원 조형물로 화제를 모았던 우리나라 젊은 설치작가 최정화가 있다. 그의 작품은 요코하마공원에 설치되어 있고 최근에는 일본 미술교과서에 까지 작품이 실렸다. 그러나 한번도 최정화가 한국작가라는 사실 때문에 문제가 된 적은 없다.

친구 디로자는 한국을 떠나기 전 한국을 그리기 위해 한국의 대표적인 조형물을 보고 싶다고 했다. 난감했다. 사실 서울시내에는 450여개 이상의 크고 작은 조형물이 곳곳에 널려있지만 유감스럽게도 그 어느 것하나 세계적인 조형물로 선정 , 주목받은 것이 없다, 부끄럽게도 . 번번히 설치때마다 작품수준과 일부작가 독식이라는 문제로 분란을 일으켰던 것이 사실이다. 이제 국제적인 도시 서울에 우리나라 작가들 작품은 충분하지 않은가 생각한다. 세계경제 12위의 오이시디 회원국인 우리가 이제는 세계적인 올덴버그의 조각작품을 설치하는 것이 정말 우리에겐 사치한 일일까? 

프랑스는 8백여 명이 넘는 43개국의 외국작가들이 공공미술 설치에 참여한다. 그중 80%가 국제적으로 이미 유명한 작가들이고 20%는 40세 미만의 젊은 작가들이다. 세계적인 건축의 보물창고라 불리는 파리, 라데팡스의 광장에 있는  호앙미로 , 칼더 이들은 모두 세계적인 작가들이지만 프랑스 작가는 아니다. 퐁피두 미술관의 퐁피두 대통령 초상조차도 그것을 만든 이는 베네주엘라 출신의 소토이다. 예술가에게 조국은 없다. 국적만 있을 뿐이다. 서울의 상징탑으로 인해 세계적인 놀덴버그가 더 유명해진다면 그것은 대한민국 서울의 문화이지 스웨덴의 것이아니다.

나는 더 이상 올덴버그의 조형물이 구스타프 에펠의 에펠탑처럼 시달려서는 안된다. 실제 우리는 백남준을 빼면 그만한 조각가 한명도 아직 없기 때문이다. 만약 스웨덴 시청에 한국작가의 작품 설치가 결정되었는데 외국작가라는 이유로 반대를 한다면 과연 우리는 스웨덴 대사관 앞으로 갈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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