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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호의 니키드적인 에로스의 색채조각

김종근

따뜻한 인간애를 바탕으로 자유로운 상상의 세계를 페미니즘적인 시각으로 펼친 작가가 있었다. 그녀의 이름은 니키드 생 팔. 금세기 세계적인 여류조각가로 꼽히는 니키드 생 팔(1930~2002)의 부모는 니키드 생 팔을 수도원 학교에 보내는 등 전통적인 관습에 순응하는 아이로 키우고자 했으나 자유로운 본성과 부딪치면서 전학과 자퇴를 되풀이하는 불행한 성장기를 겪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큰 상처와 불행은 13세 때 아버지에게 당한 성폭행은 평생을 통해 그녀에게 지울 수 없는 문신 같은 생채기가 되어 정신적 상처로 남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나나’ 연작, ‘혼’, ‘타로공원’ 등의 주옥같은 작품들을 통해 상처를 생명과 아름다운 삶의 환상적인 노래로 승화 시켰다. 윤기호의 작품을 보면서 그녀를 떠올리는 이유는 스토리는 다르지만 우울한 표정에서 빛과 광장의 세계로 뛰어나와 새로운 삶의 스토리를 승화 한 것이 윤기호 작품세계의 중심을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윤기호 작품의 첫 인상에서 우리는 아 니키드 셍 팔 작품이 아닌가 할 정도로 철저하게 니키드 적이다. 오랫동안 작업을 하면서 그는 그녀의 영향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물론 영향을 너무 많이 받은 것은 아닌가? 우려가 되지만 그는 니키드 작품에 대한 탐닉의 열정을 숨기지 않는다. 윤기호 작품 속에 보이는 니키드 쎙 팔의 작품에 대한 경외감은 테마와 화려한 색채 조각에서 돋보인다. 니키드가 “나나”의 연작으로 유명해 진 것처럼, 윤기호는 행복한 표정의 가족 , 그리고 꿈과 행복, 기다림등 니키드 보다는 훨씬 가정적인 성격의 사랑이 스며든 행복하고 희망적인 메시지들로 가득하다. 그러한 테마 안에서 윤기호는 예쁘고 아름다운 가족 간의 정과 삶의 환희를 엮어낸다.



윤기호는 니키드의 불행한 시절보다는 후기에 환상적이고 아름다운 여인과 일상적인 표정들에 크게 주목했다. 그래서 그에게는 어두운 표정의 작품들이 없다.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아이들이 중심적인 테마로 있으면서 즐거움이 가득한 행복이 충만한 환한 모습이 주류를 이룬다. 모두가 그의 작품 속에 들어가면 아름답고 행복하다. 홀로 있는 기다림의 여인 ,꿈을 향한 외출 ,남녀 간의 사랑과 한 여인의 독자적인 표정과 뱀의 형상과의 조화로운 만남이다.
윤기호는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변형된 포오즈, 부풀어 오른 가슴과 엉덩이를 화려한 색채의 패턴으로 정형화 한 작품에도 니키드 보다 더욱 극적이고 드라마틱하게 행복감이 충만해있다. 물론 작가는 니키드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구체적인 표정으로 코믹한 감성으로 제스처를 만들어 낸다. 거침없이 펴진 팔과 유려한 동작들이 그의 작품 속에 이야기처럼 연결되어 있다. 또한 여인의 생동감 있는 율동과 몸매에는 에로틱한 자세로 여인이 뱀 형상들과 어우러져 함께 하는 여인의 일상적 삶에 욕망의 농도를 더해준다.

어쩌면 그가 즐겨 사용하는 뱀의 모티브는 바로 여자의 욕망으로 비쳐지지만 그 자신의 내면의 욕망을 드러내는 하나의 상징적인 형식과 내밀하게 연결되어 보인다. 그러면서 동시에 윤기호는 여성의 웃음을 자아내는 재미있는 몸짓과 풍만한 몸매로 행복한 미소를 짓게 하는 위트가 그의 작품에 활력을 가져다준다. 이처럼 윤기호는 자신의 작품 마다 자신이 희망하는 메시지와 감정을 다양한 컬러로 생생하게 집어낸다.
그 표현의 형식은 쉬르 리얼리즘적인 구성이 있는가 하면 대담하게 생략된 형태로 스토리를 구성하면서 결합시키는 형식을 선택하고 있다. 색채를 절제하기보다는 감출 수 없는 현란함속에 에로틱을 가미하는 사치한 모습의 아줌마 모습이 그대로 조각 만들어진다. 그는 이렇게 창작의 중심을 화목과 행복의 지평에 두고 있다. 그것은 꿈과 기다림을 통해 연상 되는 환상적인 즐거움의 스토리를 그의 손으로 아름답게 만드는 것이야 말로 니키드와 그와 다른 부분이며 특징들이다. 행복한 감정만을 주고 싶은 순간들을 재미있게 때로는 과장 된 방식으로 풀어내는 윤기호의 어법이 이제 그의 모습으로 정착되어 가고 있다.

니키드 쎙 팔이 “내 작품은 언제나 내 문제를 표현한 후 그것을 극복하는 방식이었다.”라고 했다면 , 윤기호는 언제나 아름다운 순간들을 화려하고 행복한 감정에 묻어두고 싶어 하는 고백에서 그의 작품이 출발한다. 어쨌든 작가처럼 그가 가진 행복을 숨김없이 경쾌하게 드러낸 작가도 드물 정도로 그의 어법이 환상적인 것은 틀림없다.

윤기호의 작품들은 일관되게 자신의 생각을 완벽하게 옮기기 보다는 작가 자신이 보다 자유롭고, 아름다운 순간들을 상징적으로 옮기고 싶어 한다. 그의 작품들이 다양한 정경들을 보여주면서 동시에 부드러운 느낌을 주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침묵적이고 무거운 언어보다는 화려한 색채조각을 즐겨 만드는 작가는 이렇듯 자신의 유년기 기억과 즐거움을 우리들에게 감추지 않고 보여준다. 그리하여 윤기호는 행복과 화목한 가족의 이미지와 삶의 스토리를 동시에 추구하는 두 얼굴의 화해시킨다. 만드는 작품마다 오색 빛의 풍요로운 생명력과 환상적 희열의 사이를 넘나들듯 윤기호의 넘치는 가족들의 삶의 표정은 새롭게 가족의 이미지를 창조해 내고 있다.

환상적인 천국에서 볼 수 있는 생기 넘치는 건강한 모습과 밝은 오색들이 주는 기쁨과 쾌활함은 분명 호안 미로 그리고 니키드 쎙 팔로 이어지는 흐름에 윤기호가 서 있음을 명백히 한다. 그러나 윤기호가 설정한 여성들의 이미지는 다소 과장되고 파격적이라는 측면에서 상투적인 이미지를 배격한다. 날씬한 몸매도 없고 , 조신한 자세나 우아한 취향 보다는 정말 우스꽝스럽게 부풀어 오른 가슴과 엉덩이를 가진 풍만한 몸매의 여성으로 묘사된다. 이것으로 볼 때 윤기호는 어린 시절 그가 꿈꾸고 기억했던 상상했던 여성의 모습을 바탕으로 그만의 아이콘을 창조한 유쾌한 형상이다. 그의 형상이나 기법 등에서 우리는 아름다움과 우아함, 에로틱한 여인이 가진 욕망을 읽어 낼 수 있다.

윤기호는 그의 전편에 흐르는 작품을 통하여 언제나 아름답고 위트 있는 여성성을 드러내며 풍요로운 생명의 에너지를 발산한다. 기존의 딱딱하고 고전적인 조각을 버리고 그가 택한 모던한 세계에서 밝고 쾌활한 생성, 생명의 세계로의 승화는 그래서 그에게나 우리에게나 조각의 만지는 즐거움에서 보는 즐거움을 배가 시켜준다. 경쾌함과 화사한 사람들이 축제처럼 모인 윤기호의 <행복한 가족 > 연작들은 우리들을 절 대 우울하게 만들지 않고 아름다운 상상력의 세계로 안내한다. 거대한 나나가 배가 부른 채 등을 대고 누워서 다리를 벌리고 있는 것처럼 윤기호는 에로틱하면서도 유머러스한 여인의 풍만함으로 우리가 잊고 있는 여성성의 매력을 다시금 일깨워 주기도 한다. 그것이 윤기호의 화려한 색채 조각의 피할 수 없는 매력이기도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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