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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 아름다움과 정직성 - 안효숙의 모티브

김종근


꽃의 아름다움과 정직성 - 안효숙의 모티브

“예술이란 모든 양식과 단계에 있어서 생명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주장한 자연주의 화가들의 생각 속에는 기본적으로 탐미주의가 내포 있었다. 그들이 이미 아름다운 자연이나 풍경, 꽃을 그리는 이유가 그러한 감정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느 철학자는 아름다운 것은 그 자체로서 이미 아름답다 라고 했던 것처럼 아름다움을 본질로 하고 있는 미술에는 언제나 자유로운 미의 표현이 중심이 되고 있다.

안효숙의 꽃을 테마로 한 작품들을 보면서 우리는 이미 충분히 아름다운 미의 욕구를 다시 한 번 화폭에서 발견한다.
이외에도 그는 바닷가 풍경, 산 속 계곡 풍경이나 그리고 정물 등으로 회화적 주제에서 다분히 서정성과 자연주의 시각을 보여주었다.

이전의 많은 자연주의 화가들이 걸어왔던 것처럼 그의 화풍은 대상을 비교적 충실하게 묘사하는 사실적 단계에서 자연을 바라본 것들이다. 그가 요즘 푹 빠져 있는 꽃 그림들을 보자 , 그림의 주제는 꽃처럼 아름답고 정직한 리얼리티를 느끼게 해준다.

외적인 형식상으로 볼 때 사실주의 미술의 범주에 놓여있는 그 그림의 특징은 정직하고 꼼꼼한 붓터치를 바탕으로 자연이 주는 풍부한 색감으로 꽃의 진정한 멋을 이끌어 낸다.
자연주의 화풍이 자연이 가지고 있는 본연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드러내는 기술이라고 볼 때 안효숙의 독자성은 우선 그 리얼리티와 섬세함에서 자연주의 성향을 드러낸다.

여류작가 이미지를 떠올리는 많은 꽃 그림들은 생명성 만큼이나 정말 사진처럼 매혹적이고 탐미적인 향기가 넘쳐난다. 있는 그대로의 예쁜 색채 속에는 이미 뜨거움과 꽃에 대한 무한한 아름다움이 화폭에서 되살아난다.

초기부터 대상을 충실하게 재현하는 이런 방법과 태도는 회화의 시작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요구되는 필연적 사항이다. 회화의 정통성을 갖기 위해 일관된 형식으로 작업을 이끌어 온 안효숙은 산의 풍경에서 정물, 꽃에 이르기 까지 그의 그림은 단순한 풍경 보다는 숨 쉬는 자연의 생명을 표현하는 열정을 느끼게 한다. 자세히 보면 그의 배경들은 거실이나 정물이 아닌 자연 그대로의 어우러진 풍경 속에 꽃들이 그러한 것을 말해준다.

그 점에서 안효숙은 전통적인 작가들이 지나오는 절제된 표현과 사물의 색채에 충실한 감성으로 그림의 즐거움을 전해 주는 작가로 분류된다. 미술사에서 언제나 정물화나 풍경화 속의 가장 중요한 모티브는 꽃이었다. 작가가 이런 대상을 선택했다는 것은 자연이 우리에게 준 가장 아름다운 선물을 다시 우리들에게 선사하는 일이다. 그 꽃에 대한 현재의 절대적인 관심이 안효숙이 갖는 회화의 유일한 테마이다.

그녀가 꽃을 그린다는 것은 꽃이라는 대상에 대한 어떠한 의미 때문이지만, 자연에 대한 찬미와 꽃이 주는 아름다움에 대한 찬사이기도 하다. 작가는 그 다양한 아름다운 꽃의 정밀하고 세밀한 묘사를 통하여 자연의 진리와 생명성을 부여한다. 또한 그 꽃들을 통하여 자연의 위대함을 화가로서 다시 경험한다.

마치 모든 화가들이 그들의 그림에 원천을 자연에서 찾았듯이 말이다. 그래서 안효숙 예술의 원천 그 중심에는 항상 꽃이 놓여 있다. 두말할 필요도 없이 꽃의 세계에는 향기의 그윽한 매혹과 형태의 경이로움, 그들이 만들어 내는 아름다움의 극치가 그대로 담겨있다.

작가는 그 아름다운 세계를 일상에 바쁜 우리들에게 다시 한 번 이 아름다움의 향기를 발견하라고 일깨워 준다.
그러기에 우리는 아직 그에게 오키프의 꽃처럼 꽃의 상징적 이미지의 의미나 르동의 신비주의 정물을 주장하기에는 너무 이르다. 다만 꽃이 가진 아름다움이나 장식적인 유혹에 빠지면 우리는 어쩌면 다른 많은 화가들이나 사진작가들이 만들어 놓은 흔한 이미지의 변별성에서 그만의 가치를 발견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

그러기에 안효숙은 그 꽃의 표현을 통하여 작가만의 고유한 이미지를 만들어 내고 그만의 독창적인 아름다움과 미의 세계를 구축해야 할 필요성도 있다. 아름답고 정열적인 꽃이 가지고 있는 외형의 유혹에 빠지면 더 이상 회화의 가치를 발견하기란 쉽지 않다. 그는 이미 꽃 자체로서 충분히 아름다운 꽃을 모티브로 하여 그 표현력과 묘사력을 인정받았다.

이제는 그 만이 느낄 수 있는 섬세함과 리얼리티로 ,그만이 가진 색채나 형태로 집중 된 어떤 독창성을 만들어 가며 풀어 낼 때이다. 안효숙 작품의 전반적인 특징은 아니지만 화면전체에 공간 분할이라든가 적절한 구도, 꽃의 형상이 주는 자연스러움 등은 그의 충분한 장점이 되고 있다.

예를 들면 연꽃이 주는 충실한 구성과 밀도 있는 표현, 장미가 주는 부드러움 , 철쭉꽃이 주는 자유스러운 구도, 목련이 주는 우아함과 여백들은 그러한 특질을 잘 드러낸 것으로 판단된다.

그래서 나는 종종 작가들에 독창성을 주장 할 때마다 '사람들은 왜 풍경화에서 사물들을 실제보다 작게 그리느냐고 묻지는 않으면서, 나에게는 꽃을 실제보다 크게 그리는 것에 대하여 질문을 하는가 ? 하는 오키프 질문의 진정한 의미를 이제 그에게도 들려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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