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컬럼


  • 트위터
  • 인스타그램1604
  • 유튜브20240110

연재컬럼

인쇄 스크랩 URL 트위터 페이스북 목록

“천재화가들의 조건, 요절”

김종근

“천재화가들의 조건, 요절”


김종근(미술평론가)


“그래, 나의 그림, 그것을 위해 나는 나의 목숨을 걸었고 이성까지도 반쯤 파묻었다 - 고흐”

에곤 쉴레 28, 반 고흐 33세 ,모딜리아니 36 ,라파엘로 37. 이것은 세기의 미술사를 수놓았던 화가들이 살다간 그들의 짧았던 생애이다. 그들 중 모딜리아니는 간절히 이렇게 희망했다. ' 나는 내 인생이 즐겁게 흘러가는 풍요로운 강물이 되기를 바란다네. 난 지금 내 자신에게서 끝없는 창작의 가능성을 느끼고 있어, 작품을 그리고 싶은 욕구가 솟아오르고 있네. “ 그러나 그의 희망은 끝내 이루어지지 않았다. 삶은 예술가들의 인생을 그대로 풍요롭게 흐르는 것을 놓아두지 않았다.
단연 천재화가로 손꼽히는 반 고흐는 동생 테오와의 편지에서 “삶은 이런 식으로 지나가 버리고 흘러간 시간은 되돌아오지 않는다. 일할 수 있는 기회도 한 번 가면 되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맹렬히 작업하고 있다. 나의 경우 더 심한 발작이 일어난다면 그림 그리는 능력이 파괴되어버릴지도 모른다. 발작의 고통이 나를 덮칠 때 겁이 난다.
.... 과거에 정신병원 철창을 통해 밭에서 수확하는 사람을 내다보면서 느꼈던 고독과 고통을 그리워하는 나 자신. 그건 불길한 예감이다. 성공하려면, 그리고 계속되는 행운을 즐기려면, 나와는 다른 기질을 타고나야 할 것 같다” 라고 자신의 운명을 내다보았다.
꼭 천재적인 예술가들은 대부분 그 인생이 짧아야 되는가 아니면 숙명적으로 그 불행과 비극을 타고 나는가 ?이들은 대부분 마치 인생을 예술에 대한 천재성과 맞바꾼 것처럼 응집된 치열함과 뜨거움을 그들의 작품 속에서 보여준다. 때로는 매우 서두르거나 죽음이나 자살을 예견한 작품들과 어록을 남기기도 한다. 그리하여 이들 요절작가들에게는 실제 작품 가치 이상의 신비화가 그들의 작품을 보는데 방해가 되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는 이런 천재화가들의 요절에 지나치게 현혹 돼서는 안 된다. 우리는 그 요절이라는 단어에 눈이 멀어 정작 우리가 정확하게 재평가해야 할 작가들이 화장 때문에 그냥 넘어 가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나라 사람들의 평균 연령도 70대로 늘어났다. 그리고 꼭 위대한 화가는 요절하지 않아도 탄생 된다. 샤갈이나 파블로 피카소를 보아라 .무려 피카소는 92살이란 경이적인 장수 인생을 살지 않았는가?

언제나 중요한 것은 우리가 작품을 보는 일이지 그 작품 뒤에 작가의 삶만을 바라보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 무엇보다 제대로 평가를 받기 위해 예술가들은 그림으로 이야기하여야 한다. 특히 살아생전에. 작가는 오로지 그림으로 말할 뿐이기 때문이다. 판사는 판결문으로 망해야 하듯이 말이다.

하단 정보

FAMILY SITE

03015 서울 종로구 홍지문1길 4 (홍지동44) 김달진미술연구소 T +82.2.730.6214 F +82.2.730.9218